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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고려시대 불교미술의 정수를 꼽는다면 단연 고려불화 '수월관음도'를 들 수 있는데요.

운명처럼 불화에 이끌려 심신을 다해 관세음보살을 그리는 화가가 있습니다.

불교 미술의 백미를 보여주는 수월관음도의 세계를 김호준 기자가 안내합니다.

양류관음도 앞에 선 조이락 작가
 

< 기자 >

관세음보살이 은은한 미소로 편안함을 안겨줍니다.

꼼지락거리는 듯한 선재동자의 손과 발가락은 생동감이 넘쳐납니다.

원작보다 얼굴 선과 눈매를 둥글고 부드럽게 다듬어 여성성이 돋보입니다.

일본 경신사에 있는 수월관음도를 전통기법으로 재현한 작품입니다.

떨릴까봐 숨을 참고 그린 물방울 선은 유려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넓은 여백은 사유의 공간으로 남겨놨습니다.

역시 일본에 있는 우아한 자태의 양류관음도를 모사했습니다.

20년전 수월관음도를 본 뒤 전공을 바꿔 불교미술에 입문한 조이락 작가의 작품입니다.

[조이락 작가] "제가 서양화를 하다가 우연히 고려불화도록에 수월관음도를 보고 그 영상이 계속 제 눈에 아른거려갖고 도저히 벗어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다음 생에 해야지'하고 결심했는데 저도 모르는 사이 3년이 지나니까 제가 붓을 들고 그리고 있더라고요."

준비 과정이나 그리는 자세가 힘들기도 하지만 불화의 화려한 색깔과 문양에 매료돼 지금까지 이어왔습니다.

작품을 완성하는데 보통 여섯달에서 1년은 걸리는데 한번 집중하면 끼니도 거른채 붓을 잡습니다.

[조이락 작가] "몸이 접히기 때문에 혈액순환이 잘 안돼요 앉아서 하는게 왜 노동일까 생각하는데 ... 시간이 하루가 금방 지나가요 이렇게 매력적인 장르는 처음 봤어요."

만오천명의 부처님을 그리는 정교하고 세밀한 작업에는 지극한 불심이 뒷받침됐습니다.

매일 아침 경전 읽기는 필수.

작품 하나에 삶을 걸 정도의 절실함까지 더해져 우리 전통 회화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조이락 작가] "항상 아침에 금강경 관세음보살 보문품 두 경전을 읽고 시작하거든요 ... 저는 이 그림이 마지막 그림이라고 생각하고 그려요. 특히 만오천불도 할 때는 이거라도 완성하고 마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의 감각과 시선을 더해 고려불화의 아름다움을 생생히 되살린 작품이 새로운 안목으로 초대합니다.

BBS NEWS 김호준입니다. 

영상 취재 남창오

영상 편집 최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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