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인 부산대 총장

*금요인터뷰

● 출 연 : 차정인 부산대 총장
● 진 행 : 김상진 BBS 부산 보도팀장

(앵커멘트) 부산대학교 차정인 신임 총장이 취임하면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소위 힘 있는 총장이 오셨다는 분위기도 있고요. 앞으로 4년 동안, 지역 대학의 위기를 거점 국립대학 총장으로써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많은 분들의 시선이 모여 있기도 합니다. 부산대학이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토대가 되어야 한다고도 강조하고 있는데요. 관련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차정인 총장님 안녕하십니까?

차정인 부산대 총장

질문1) 취임 이후 학내 주요 현안 파악에 몰두하셨죠. 어떻게 취임 초반을 보내셨나요?

-네, 우선 부산불교방송을 통해 시민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저는 올해 2월 총장선거 이후 총장직수행준비위원회를 꾸리고 지역의 광역단체장이나 교육감등 주요 인사를 만나 국가거점국립대학인 부산대가 할 일이 무엇인지 의논을 나누었습니다.

또 대학의 양대기능이 교육과 연구인데요. 이 두 기능을 고도로 수행하기 위하여 연구처와 교육혁신처를 신설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고요, 이를 위해 학내 구성원들과 협의하고 의사소통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예년보다 취임식을 늦춰서 지난 7월 7일에 조촐한 취임식을 개최하고 저의 대학운영의 비전과 정책, 포부를 밝히고 제21대 부산대학교 총장으로서의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습니다. 

질문2) 소위 현 정권과 코드가 맞는 총장이신데요.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습니까?

-(하하)...저에 대한 주변의 평가가 그렇습니까?

국립대 총장으로 선출되는 분들은 저 뿐 아니라 누구나 정부가 신임할 만할 겁니다. 대학총장의 업무수행은 정치성향과는 별 관계가 없고, 학교발전정책을 얼마나 정확하게 수립하느냐, 학문공동체인 대학조직을 얼마나 지지를 받으면서 운영하느냐에 좌우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저도 사실 대학 구성원들의 기대가 높아서 부담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걸 어깨가 무겁다고 표현하지요.

그런데 대학사회에는 어떤 정책을 앞두고 이것이 옳은가, 타당한 가 등을 판단을 지식이나 지혜를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총장은 대학사회가 이미 가지고 있는 이러한 지식과 지혜를 잘 결집시켜내기만 하면 훌륭한 행정을 펼칠 수 있습니다.

공정과 합리, 협력과 상호존중이라는 4대원칙으로 대학을 운영하면서, 대학의 집단지성이 발현되게 할 생각입니다. 

질문3) 총장 취임 일성으로 국가균형발전 문제를 꺼냈습니다. 지역대학이 그 해법이라고 강조를 하셨는데요. 문재인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의지에 대해 의문 부호를 다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동안 어떻게 지켜보셨습니까?

-사실, 우리나라는 올해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오히려 세계를 선도할 만한, 정부와 국민의 역량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국민적 역량이 궁극적으로 국가의 도약으로 이어지려면, 정부 차원에서 '국가균형발전 시대'를 좀 더 힘 있게 열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갈수록 더 심각해지는 기형적인 수도권 초집중의 온갖 부작용을 잘 알고 있습니다. 수도권은 사람으로 치면 이미 고도비만 상태입니다. 집값 폭등과 청년의 절망, 합계출산율 0.7의 초저출산과 지방침체의 원인입니다.

지난달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보다 많아졌습니다. 우리나라 면적의 약 12%밖에 안 되는 수도권 인구수가 2,596만 명으로, 비수도권 인구(2,582만 명)를 추월했습니다.

인구의 수도권 집중이 시작되는 첫 단계가 대학진학입니다.

저는,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목표제'가 지역인재들을 지역에 남게 하는 강력한 장치가 되도록 지역대학 총장님들과 함께 추진하겠습니다. 비수도권전체 적용단위를 추가로 신설하고, 채용목표 전체 비율은 50%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선호하는 의학계열 등의 학과에는 부·울·경 지역 고등학생들을 위한, '지역인재 전형' 비율을 대폭 높이겠습니다.

그리하여 지금보다 더 많은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이 서울로 가지 않고 지역대학에 진학하는 입시환경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질문4) 지역명문대학이 국가균형발전의 해법이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어떤 것들이 있다고 보십니까?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볼 때, 지역명문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교육이 도시를 살릴 수 있습니다. 명문대학은 도시의 매력이며, 지역의 미래입니다. 지역대학들이 최고인재들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합니다. 서울로 떠난 인재들은 지역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인재들이 떠나면 기업도 떠나고 기업이 떠나면 수도권집중은 더욱 가속화하는 악순환입니다.

지역 인재의 유출을 막고 지역대학과 지역명문대학을 육성하면 선순환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부산대학교도 대한민국 제2권역의 국가거점 국립대로서 전국 최고 명문으로,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질문5) 부울경 정치 지도자들이 메가시티 비전을 제시하고 있지 않습니까? 현재 부산대는 밀양캠퍼스, 양산캠퍼스 등 부산과 경남 지역을 아우르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데요. 각 캠퍼스마다의 전략이라고 할까요? 어떤 새로운 부분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인구 800만인 부·울·경 동남권을 메가시티로 키워 수도권에 집중된 압력을 분산하는 것이, 수도권 초집중 현상을 극복하고 정상적인 균형발전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해법입니다. 지방 대도시권을 키워, 수도권에 산업과 인구를 빼앗기지 않을 수 있는, 힘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지방 대도시권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우수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지역명문대학이 필수적입니다. 부산대는 국가거점국립대로서 그 역할을 해야 합니다. 국가균형발전의 중심에 사람의 문제가 있습니다. 우수한 인재들이 맹목적으로 서울로 가지 않고 지역에 정주하며 지역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해야 균형발전이 완성됩니다.

저는,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좀 더 초광역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산 따로, 경남 따로, 울산 따로, 이런 칸막이를 치는 사고방식으로는 지방대도시권을 만들어갈 수 없습니다.

연담도시, 덩어리도시를 만들어야 하고, 또 따로논다는 표현을 쓰는데, 수도권과 따로 놀 수 있는 자족적 대도시권을 만들어야 합니다.

부산대학은 부산캠퍼스와 밀양, 양산, 아미의, 멀티캠퍼스의 장점을 살리고 균형발전에 힘쓰겠습니다. 밀양캠퍼스는 정부예산 800억원 규모의 스마트 농업 연구에 들어갔습니다. 그 외에도 밀양켐퍼스에서 제안한 발전계획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양산캠퍼스는 최근 국가사업인 영남권역 감염병전문병원을 유치했습니다. 또 양산부산대학병원은 장기이식 분야 전국 5위 병원입니다. 앞으로 장기이식연구원과 같은 세계적 수준의 최첨단연구원을 유치하는 등으로 양산의생명특화단지를 조성해나가겠습니다. 

질문6) 감염병 관리 지역 거점 병원 등 의료계의 변화도 많을 것을 보입니다. 부경대학교는 방사선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하고 있고요. 부산대학교 의과대학의 변화도 준비되고 있습니까? 어떤가요?

-원 헬스(하나의 헬스)라는 개념이 학계에 좀 알려지고 있는데, 이런 겁니다. 요즘 세계적으로 환경오염, 기후변화의 문제가 심각하고, 인구증가, 도시의 팽창, 동식물서식지의 파괴 등으로 인한 인수공통병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도 그런 거 아닙니까?

사람들만 별도로 건강하게 살 수는 없다는 깨달음입니다. 환경의 병, 동물의 병, 인간의 병을 따로따로 공부할 것이 아니라, 큰 전체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비교의학이라든지, 수의대, 의대 그리고 환경 분야의 연구가 융합되어야 합니다.

부산대에는 의대, 치대, 한의대, 간호대, 정보의생명공학대학 등 의생명관련 대학이 있고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데, 동물의 질병을 연구하는 수의대가 없어요. 그런 큰 전체적 관점에서, 수의대를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의대가 생기게 된다면 바로 그, 원 헬스의 관점에서 우리 인간과 동물의 질병을 연구하는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수의대 유치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양산부산대학교병원이 이번에 감염병전문병원을 유치했는데 여기에 감염병연구소도 같이 설립을 하게 되면, 공공보건에 기여하는 바가 훨씬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질문7) 코로나시대, 대학들도 적응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비대면 수업 등 체질 변화도 필요해 보이는데요. 이와 관련해 교수님들이나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도 있을 것 같아요. 총장님?

-네,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4차산업혁명시대에 진입하는 사회적 변화의 시기에, 코로나19 사태는 사회적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변화에 따라 대학교육에 대한 깊은 고민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부산대학교는 온라인수업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과정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학기 급히 전면 온라인수업을 가동하였습니다.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온라인수업 방식에 빠르게 적응하였으며 비대면 수업 방식에 대한 인식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여전히 대면 수업의 가치는 중요합니다. 특히 실험, 실습, 실기수업은 대면 수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대면수업과 온라인수업을 적절하게 계획하고 혼합하여 효과적으로 지식이 전달되고 교수와 학생들과 상호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학본부는 철저한 방역과 함께 강의실을 효율적으로 공유하기 위한 지원을 하며, 온라인 교육을 위한 강의실 개선과 온라인수업플랫폼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입니다. 

질문8) 외국 학생 유치에 있어서도 코로나 시대에 힘든 부분 중에 하나인데요. 글로벌 부산대학교를 위해서도 고민하고 있는 게 많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다행히도 저희대학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있어서는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습니다.

부산대학은 코로나19에 대비하여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우수한 유학생을 유치를, 외국의 영재고등학교 등으로 다변화해서, 원격으로 필기시험과 면접을 진행한 결과 금년 2학기 신입생을 지난 학기보다 36%가 증가한 378명을 선발했습니다.

우리 대학교는 현재, 전 세계 87개국에서 1,992명의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에서 우리나라 1위입니다. 이들 유학생들을 글로벌 우수 인재로 육성을 해서, 자국의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부산대는 전 세계 57개국 533개 학교(단체)와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선진 글로벌 대학과의 실질적인 교류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세계적 우수 석학을 유치해서 연구력을 높이고, 외국인 교수 채용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질문9) 전임 총장은 국립대학이 많은 부산에서 국립대 네트워크를 강화하자고 했습니다. 열악한 재정에서 자원을 공유하자는 의미라고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부산에는 총 4개의 국립대학(부산대, 부경대, 한국해양대, 부산교대)이 있습니다. 작년부터, 부산지역 국립대학 간 협력네트워크(BNU-4 NET)를 구축하여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부산지역 국‧사립대학 간 협력네트워크(BU-22 NET)도 구축하여 국·사립대학의 경계를 넘는 대학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또한 전국 거점국립대학 간 협력네트워크인 KNU-9도 구축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학령인구의 감소, 코로나19, 글로벌경제 불황 등 교육환경의 불확실성 등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 뉴노멀시대에 대학 간 협력을 통하여 위험을 타개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자원(유형, 무형)의 공유는 가장 시급하게 추진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우리 대학은 보유하고 있는 각종 교육·연구시설 및 장비 등 유형자원뿐 아니라 교과 및 비교과 교육프로그램의 공유까지 하면서 대학 간 협업과 지역대학 및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연합대학 추진은 미래 교육환경 등의 제반 상황을 고려하여 신중히 검토할 사항이고요. 현 단계는 연계형의 협력 및 공유가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으로 판단됩니다. 

질문10) 열악한 대학 재정을 보완하기 위해 구상하는 방법들도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궁금한데요?

-정부의 반값 등록금 정책, 대학구조조정에 따른 학생 수 감소로 대학들의 재정이 어렵습니다.

다만, 우리 부산대학교는 국가재정지원사업 수주에서 거점국립대 중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립대육성사업에서는 3년연속 A 평가를 받은 유일한 학교입니다. 교수진의 연구역량을 통해 외부 연구비 수주도 증대되어 2019학년도 산학협력단 회계 거점국립대 중 2위를 기록했습니다. 

추가하자면,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하고 일반회계를 증액해서 대학이 돈을 긴요한 곳에 효과적으로 쓸 수 있도록 재량권을 부여해야 합니다.

대학회계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국립대학의 자산을 매각하면 모두 국고에 편입되는데, 여기에 예외규정을 두어서, 국립대학이 기부 받은 자산이나 자체 재원으로 취득한 자산을 매각하면 그 대학회계에 편입되도록 해야만 국립대학 재정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부산대는 양산캠퍼스 일부 부지가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만, 이 법은 모든 국립대학에 적용될 일반법이므로 전국의 모든 국립대가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질문11) 국립대 총장 선거마다 학내 구성원 투표율 문제가 불거지지 않습니까? 개선책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네, 우선 부산대는 지난번 총장선거를 정책경쟁을 치열하게 하면서도 품위 있게 치러내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총장직선제는 대학총장이 민주적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부산대 총장선거는 교수, 직원, 조교, 학생이 모두 투표권을 가지는 직선제입니다. 이전 정부에서 전국의 모든 국립대학에 직선제를 폐지하라고 압박했지만, 부산대만 유일하게 굴하지 않고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대학자율성을 지켜내었습니다.

다음 총장선거는 학부와 대학원 학생 전원과 강사전원이 투표에 참여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또 학생투표 반영비율이 지금보다 더 높아지기를 바랍니다.

총장선거규정은 교수회에서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어서 만듭니다. 부산대가 가장 좋은 총장선거제도를 가질 수 있도록 총장으로서 협력할 것은 적극적으로 협력할 생각입니다.

질문12) 학내 전체 구성원, 그리고 부산대학교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네, 대학선택을 앞두고 있는 우수한 고등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부산대학교를 선택하시라고 자신 있게 권하고 싶습니다.

부산대 교직원들은 우리 학생들을 잘 성장시키고 사회로 진출시킬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학생성공을 목표로 실력과 인성을 갖춘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배출해나갈 것입니다.

부산대는 우리나라 제2권역인 부울경 지역의 중심대학으로서 최고수준의 명문대학으로 발전해 지역발전과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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