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    연 : 고홍자 소장(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여성상담소)
●연    출 : 안지예 기자
●진    행 : 이병철 기자
●일    시 : 2020년 7월 22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방송시간 : 아침 8시 30분~ 9시
●장    소 : BBS제주불교방송 / 제주시 임항로 14(덕산빌딩 4층)
●코 너 명 : 오늘의 이슈


[앵커멘트]

젠더이슈로 각종 미디어가 분주한 요즘입니다. 이슈가 부각될수록 우리 사회 현실을 돌아보고
점검하는 움직임도 이어질 텐데요, 관련해서 최근 우리 제주에서는 1인 여성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여성안심 3종 세트가 제공된다는 소식입니다. 오늘의 이슈에서는 그 내용과 배경 등을 살펴보려고 하는데요.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여성상담소의 고홍자 소장 만나봅니다.
안녕하십니까.

[고홍자] 네, 안녕하세요.


[이병철] 우선 인권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여성의 권리에 관한 이야기도 많습니다. 때문에 생겨난 곳일 텐데요, 제주여성인권연대 어떤 곳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홍자] 제주여성인권연대는 2006년에 창립하여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등 여성에 대한 폭력을 근절하고 여성인권향상을 위한 제반 활동을 통해 개인의 존엄과 가치가 보호되며, 일상적인 평화와 성 평등한 사회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면 우리사회의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 의식변화와 제도개선, 여성정책 개발, 빈곤여성자활지원 등을 통해 여성과 소수자의 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평등 의식과 성적 의사결정 능력 향상을 위한 성교육, 여성폭력예방교육, 미디어 교육 등의 활동을 통해 평등하고 건강한 성문화 확산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여성과 소수자가 자유롭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일상의 평화를 위한 비폭력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병철] 이곳에서 어떤 어떤 일들이 이뤄지고 있는지도 궁금한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 진행 중인 구체적인 활동들을 안내해주신다면.

[고홍자] 제주여성상담소는 1995년 개소를 하여 성폭력, 가정폭력 등 폭력피해에 대해 전문적으로 상담을 하고 있는 기관입니다. 폭력피해자분들의 상담과 지원을 비롯하여 여성폭력 추방을 위한 캠페인, 찾아가는 학교에서의 성인권 교육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올해 첫 시행사업으로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여성안심 3종세트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주현장상담센터 ‘해냄’은 성매매피해 여성들의 탈성매매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선불금 등 문제해결을 위해 법률지원, 의료지원, 필요에 따라 타지방 연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성매매에 대한 시민의 인식개선 캠페인 및 예방교육활동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주여성자활지원센터는 상담소, 쉼터 등 관련기관의 추천을 받은 여성들과 함께 자립자활을 위한 일자리 지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일자리지원사업으로는 수공예품을 제작 판매하는 공방과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격증 취득, 기술훈련, 진학지원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여 여성이 당당하고 주체적인 삶을 꿈꾸며 인생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도록 함께 나아가고 있습니다.

제주여성의 쉼터 불턱은 2003년 문을 열 고 그동안 약500여명의 성매매위험에 노출된 여성들을 보호해왔습니다. 주요지원은 의료지원, 진학과 직업훈련, 치료회복, 주거보호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병철] 물론 일부입니다만, 또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여성인권을 이야기하기를 어려워하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는 합니다. 어쩌면 이해의 부재가 아닌가 합니다만 이 부분 정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고홍자] 여성인권활동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 사회활동에서 배제되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사회공동체가 함께 문제의식을 가지고 일상의 평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전반적인 활동입니다. 일부에서는 ‘여성상위의 시대’가 아니냐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고용전반에서부터 가정생활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경제·사회 참여를 가로 막는 차별이 존재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현상만 가지고 이해한다면 여성인권에대해 평생을 가도 이해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제가 수치를 가지고 왔는데 여성고용률은 2006년 48.8%에서 2016년 56.2% 증가하였습니다. 그러나 여성과 남성의 임금격차는 36.3%의 격차가 있습니다. 또한 성별 직종 분리 현상은 여전하며 서비스직 여성비율 64.3%, 판매종사 여성비율 50.8%, 단순노무 여성비율 51.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은 2006년 54.8%에서 2016년 58.4%증가하였습니다. 그러나 비정규직중 여성비율은 남성보다 15%높게 나타났습니다.


앞에서는 사회적인 것에서도 겉으로 보이는 것과 그 안을 들여다 보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이런 현상은 나타납니다. 가사분담은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2008년 21.4%에서 2016년 40.5%로 높게 나왔으나 실제로는 여성가사노동시간이 남성의 5~8배를 더 하고 있으며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생각이 아직도 많이 가지고 있으며 남성 육아휴직자는 2009년대비 2016년 10배이상 증가하였으나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은 8.5%에 불과 합니다.

[이병철] 최근 1인 여성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여성안심 3종 세트 보급이 화제가 됐습니다. 사업 내용부터 좀 살펴주시죠.

[고홍자] 네, 본 상담소에서 이번에 여성 1인가구의 안전한 주거생활을 위해 제주도와 호신물품 3종 세트를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급 물품에는 무선동작감지센서, 호신벨, 창문열림 경보기 3종입니다.
동작감지센터는 집주인 외출시 집안에 외부인이 침입하면 휴대폰 앱으로 알려주며 창문열림 경보기는 현관문이나 창문 등 무단 개폐시 경보음을 내 위험을 알립니다. 호신벨을 누르면 사용자가 관련 앱을 통해 사전에 등록한 가족과 지인에게 집 위치와 당시 상황이 녹음된 파일을 전송해 위험에 적극 대처할 수 있게 합니다.


주민등록상 제주도에 혼자 거주하는 여성으로 8월12일까지 신청서를 받습니다. 접수 후 현장점검 등을 통해 200가구 선정이 이루어집니다.
신청서는 제주여성인권연대 홈페이지(www.jwr.or.kr)에서 다운받아 이메일
(novawij@hanmail.net) 또는 팩스 752-8297로 신청해 주시면 됩니다.

[이병철] 사업의 추진에는 분명 배경이 있을 텐데요, 관련해서 도내 여성 1인 가구의 현황과 추이도 살펴봐야겠습니다.

[고홍자] 통계청 인구주택 총조사에 의하면  전국의 여성1인가구는 2015년(2,610,477가구) 대비 2018년(2,942,274가구) 12.7%증가 하였으며  그 중 여성공무원 증가에 따른 세종시 다음으로 제주지역 여성1인 가구가 2015년(29,500가구) 대비 2018년(35,643가구) 20.8% 증가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20대 여성1인 가구증가율이 2015년 대비 2018년 34.2%로 60대 이상 여성1인 가구 증가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경찰청 국감자료에 따르면 5년(2014부터 2018년)간 제주도내에서 발생한 주거침입 성범죄는 모두 78건으로 이는 2018년 인구대비 성범죄발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2019 제주 사회조사 및 사회지표의 안전분야를 보면 폭력범죄(60.6%)와 성범죄(60.0%)에 대한 불안감이 다른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상황별로 「밤에 집에 혼자 있을 때」 두렵다 14.9%, 「동네 골목길을 걸을 때」 27.5%로 나타났으며 일상생활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정도를 조사한 결과 ‘두렵다’는 응답이 2017년 대비 증가하였습니다.
이처럼 도내 여성 1인 가구 증가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주거침입, 도난, 성폭력 등의 범죄 노출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으며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가장 안전해야 할 주거공간에서 조차 불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병철] 실제로 상담소를 찾는 분들이 처한 상황들도 녹록치 않겠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을 하시고, 도내 여성인권의 현실,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고홍자] 예부터 ‘제주여성’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강인함이며 이는 사회적으로 요구되어져 온 것들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스스로 헤쳐 나가고자 하는 자립심과 독립심이 강한 만큼 집안일을 비롯하여 생계까지 책임을 져야하지만 당연시 하여 모든 책임을 여성에게만 부여해온 문제도 있습니다. 성폭력피해인 경우 제주라는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 한사람 건너면 누구집 딸이라고 소문이 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아 적극적으로 피해를 호소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2018년 ‘미투’를 거치면서 피해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제주여성상담소의 상담건수 추이를 보면 2015년(729건)대비 2018년(1,277건) 75%증가하였습니다. 이는 피해자분들이 자신의 피해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수반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만큼 언론사회면에 계속 나오는 성폭행사건을 보더라도 우리사회는 이를 따라 가지 못하는 것도 현실입니다.

[이병철] 이런 상황을 개선하려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고 또한 여성계의 힘만 있어서도 곤란하겠습니다. 누구에 의해 어떤 대책들이 마련되어야 할까요?

[고홍자]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우리사회의 변화는 어느 한 단체나 기관의 힘만으로는 변화를 한순간에 가져오기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배의 선배들로부터 이어온 활동들을 계속하고 있고 더디지만 변화는 진행되고 있다고 보입니다. 이로 인해 여성폭력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많은 공론화가 이루지고 있고 성인지적 감수성을 갖고 사건을 바라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가해지지 않도록 사회구성원 모두가 노력해야 하며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를 당당히 말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지금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하여야 합니다. 각자 위치에서 젠더 감수성을 가지고 입법, 행정, 사법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가령 언론보도인 경우 피해사건을 다룸에 있어서 자극적인 보도는 안하는 것인 실천이며 성인적 감수성을 가지고  피해를 바라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주지 않고 피해자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병철] 마지막으로 방송을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제주여성상담소는 언제든지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있으며 항상 이곳에 있겠습니다. 지금 고민하고 계신분이 계시다면 힘드시겠지만, 포기하지 마시고 용기를 내시어 전화 755-1366으로 전화주시거나 방문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그 누구보다도 소중하신 분들이며 저희 제주여성인권연대는 여러분들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이병철] 오늘은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여성상담소 고홍자 소장님 모시고 도내 여성 인권 현실과 개선 노력 등을 살폈습니다.

[고홍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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