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진흥원이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더욱 불안하고 초조해진 현대인들의 본래 마음자리를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강사로 나선 이화여대 철학과 한자경 교수는 감각기관으로 대상만을 쫓지 말고, 고요하지만 깨어있는 본래 마음 즉 '공적영지'에 대한 자각을 강조했습니다.
보도에 홍진호 기자입니다.
대한불교진흥원 화요 열린강좌에서 한자경 교수는 우리들은 자신의 마음 조차 모른체 살아가고 있지 않냐는 '물음'으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이어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이 떠오르는 다양한 감정과 생각들 너머에, 우리들의 ‘마음’을 이미 알고 있는 ‘본래 마음’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자경 교수/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마음이 곧 뇌다. 뇌를 아는 뇌 과학자가 마음을 더 잘 알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죠. 그런데 제가 말씀드리려고 하는 것은 마음은 이미 마음을 알고 있다고 했을 때 그 마음을 아는 자는 남과 아니고 나도 아니고 정신분석자도 아니고 뇌 과학자고 아니고 바로 마음이 안다는 거죠.”
그 '마음'을 한 교수는 '공적영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허공의 ‘공’과 적막의 ‘적’을 합친 ‘공적’에, 신령하게 스스로 아는 ‘영지’를 합친 게 '공적영지'입니다.
어둡고 조용한 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아도, 즉 대상이 없어도 보고 듣는 마음활동은 존재한다는 겁니다.
[한자경 교수/ 이화여대 철학과]
“감각작용과 제6의식을 포함해서 6식의 활동이 대상의식이라면 대상의식보다 더 멀리 대상이 있는데 까지만이 아니라 대상이 없어도 마음으로 활동할 때는 대상, 전체 영역보다 더 멀리 더 깊이 나아가는 마음의 활동이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거죠.”
보조국사 지눌의 ‘수심결’을 인용해서 텅 비어 있어 고요한데 스스로를 아는 그 마음이 곧 부처와 역대조사가 전하고자 한 가르침인 ‘공적영지’라고 강조했습니다.
수행자가 대상을 없애 고요하더라도 ‘혼침’에 빠지지 않고 항상 깨어있을 수 있는 것은 누구나가 이러한 본래면목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한자경 교수/ 이화여대 철학과]
“적적성성을 유지할 수 있는 그런 수행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뭐냐 우리에게 본래 ‘공적영지’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거죠. 공적의 상태에서도 항상 깨어서 스스로를 신령하게 아는 그 마음이 활동이 있는데 그것은 공적영지라고 이야기 하는 거죠.”
[스탠딩] 미래에 대한 불안이 더욱 커지는 코로나19 시대에, 감각기관으로 대상만을 쫓지 않고 고요하게 깨어있는 본래마음에 대한 자각은 더욱 필요해 보입니다.
서울 마포 다보원에서 BBS NEWS 홍진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