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감독 차기작은 '아이누' ... 조선 강제징용자 이야기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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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렇다할 뮤지컬 영화가 없는 우리 영화계에 판소리를 소재로 한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가 93년 서편제 이후 최근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우리 민족의 한과 신명나는 흥의 정서를 깊이 녹여 마음을 울리는데요.

영화 귀향으로 위안부 문제를 부각시켰던 조정래 감독이 전통적 가족 복원이라는 의미를 담아 27년전 구상을 실현했습니다. 

김호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소리꾼의 희로애락이 판소리 '심청가'를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효과음] "대신 내달 15일까지 공양미 300석을 몽은사로 시주해주십시오"

조선 영조때 착취와 수탈. 인신매매로 사회가 혼란스럽던 시기.

아내를 찾아나선 심학규의 소리는 민심을 울리고 세상을 바꿉니다. 

[효과음] "눈도 뜨지 못하옵고 자식만 팔아먹은 놈을 살려둬 쓸데있소 당장 이 목숨을 거둬주오 죽여주오" 

1993년 '서편제' 이후 오랜만에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 '소리꾼'이 우리 곁을 찾아왔습니다.

27년전 젊은 영화학도는 서편제를 본 뒤 감독이 되겠다는 마음도 먹고 북치는 법도 배웠습니다.

[조정래 영화감독] "오정해 선배님이 하신 송화라는 캐릭터가 길을 떠나는 장면이 있어요 떠나는데 그 뒷얘기가 너무 궁금한 거에요. 그래서 저 혼자서 '서편제2'라는 시나리오도 써보고 ... 어느새 제가 판소리 고수를 하고 있더라고요 지금은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고법 이수자입니다."

민족의 한과 흥이 서려있는 우리 소리를 영화에 담겠다는 마음은 변치 않았습니다.

[조정래 영화감독] "가락이란게 우리 DNA속에 깊이 있는것 같아요... 또 우리 삶 자체가 불교에서 얘기하듯이 고해의 바다이고 얼마나 고통스런 삶이잖아요."

'소리꾼'은 마냥 판소리를 들려주는데만 그치지 않습니다.

공감과 소통을 원하지만 외롭고 삭막해진 현대 시대에 전통적 가족의 의미를 되살리려 애썼습니다.

[조정래 영화감독] "가족과의 친밀도라든가 가족과의 관계라든가 이런 것들이 전통적인 것이 무조건 나쁜건 아니잖아요.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족이나 이웃이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한 마음을 서로 알고 같이 나눌 수 있는 정서를 영화 속에 담으려고 노력했고."

관객 중에는 4년전 조정래 감독의 '귀향'에 대한 감동을 품은 채 찾는 발걸음이 적지 않았습니다. 

[ 박성영 / 서울 영등포구] "잘하는 감독이 해서 왔어요"

조 감독의 다음 작품은 조선 강제징용자들과 함께 살아온 일본 홋카이도 원주민의 이야기를 다룬 '아이누'. 

상업성보다는 역사와 예술성을 중시하는 조 감독의 도전은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BBS NEWS 김호준입니다.

영상 취재 장준호, 남창오

영상 편집 허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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