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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최근 ‘검언유착 의혹’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수사권 지휘를 둘러싸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의 불교 용어인 ‘파사현정’이라는 말이, 때 아닌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파사현정의 불교적 의미와 이를 통해 본 갈등의 해법을 배재수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최근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사의 독립성을 요구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지휘권을 발동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배후설이 제기됐고, 이에 추 장관은 “파사현정‘의 자세로 지휘권을 사용했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그릇됨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의 불교 용어 ’파사현정‘은 추 장관이 검찰 개혁을 거론할 때면 반복해온 말입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6월25일 ‘공수처 설립 방향 공청회’ 인사말 중에서) 현장음.
“파사현정, 그릇됨을 깨고 바름을 세운다는 그런 정신에 부합하는 올바른 공정한 검찰권의 행사가 있었던가를 우리는 반성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추 장관과 갈등을 빚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도 ‘파사현정’은 낯선 문구가 아닙니다.

지난해 취임 후, 당시 국회의장인 문희상 의장을 찾았을 때 문 의장은 적폐 수사를 당부하며 친필로 쓴 ‘파사현정’ 족자를 윤 총장에게 선물했습니다.

사실, 파사현정(破邪顯正)은 본래 중국의 뛰어난 고승 길장스님이 저술한 ‘삼론현의(三論玄義)’에 나오는 용어입니다. 

지금은 정의를 바로잡는다는 의미로 통용되지만, 원래는 불교의 근본사상인 ‘중도(中道)’를 바로세운다는 의미로 사용됐습니다. 

황순일(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인터뷰.
“파사현정했을 때 그 정(正)자 쓰잖아요. 이 정자는 원래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쓰듯이 정의가 드러난다 이런 개념이 아니라 불교에서는 중도(中道)가 드러나...바르다 그르다 있다 없다 이게 전부다 양극단입니다. 양극단을 버리고 중을 드러내고”

단순히 상대방 비방이나 진영논리가 아니라, 양극단에 치우쳐있는 마음을 버려 ‘중도’를 실현하라는 더 큰 의미가 담겨 있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불교에서는 원효스님의 ‘화쟁사상’을 이루기 위한 선결 과제로 ‘파사현정’을 꼽고 있습니다. 
 
배종찬(인사이트케이 소장, 7월8일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중에서) 인터뷰

“이게 이렇게 충돌할 일이 아니라, 검찰개혁이라고하는 더 큰 과제가 있잖아요. 또 검경 수사권 조정, 그걸 위해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양쪽이 다 좋은 거죠. 윈윈하는 거죠.”

<클로징스탠딩>
수사권 지휘로 표면화된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 이를 소통과 화해로 이끌기 위한 ‘파사현정’의 역사 시계가 결국 어느 편으로 향할지 주목됩니다.

대검찰청에서 BBS 뉴스 배재수입니다.


[영상취재=강인호]
[영상편집=장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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