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 채빛나 (제주정착이주민, 목장& 성산 소재 우유카페 운영)

●연출 : 안지예 기자

●진행 : 이병철 기자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코너명 : 집중인터뷰

[앵커멘트]

제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등 다양한 관심사를 보다 심층적으로 알아보는 ‘집중인터뷰’ 코너입니다. 제주로 제주로 향하던 발길이 줄면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제주로 유입되는 사람들보다 제주를 떠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데요. 제주살이의 허와 실을 살펴야한다는 목소리들이 높아진 가운데 묵묵히 제주살이의 의미를 찾고 자리를 잡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오늘 집중인터뷰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하는데요, 의기투합으로 제주에서 새 삶을 꾸려가는 자매들 이야기입니다. 첫째 인 채빛나씨를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까요?

[채빛나]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 입도 4년차 제주 목장과 카페, 공장을 자매들과 운영하고 있는 채빛나입니다.

[이병철] 자매들과 함께 하고 계시다구요, 제주에 오신지 얼마나 되셨고 또 어떻게 오게 됐는지 그 과정도 궁금합니다.

[채빛나] 저희는 어릴 때부터 목장집 딸들로 자라왔구요.그래서 어릴 때부터 봐왔던 풍경이기도 한데 저희 아버지께서 육지에서 목장을 하셨을 때 꿈이 있었어요. 뉴질랜드나 유럽 방목국가들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소들을 풀어놓고 풀을 자유롭게 먹이면서 키울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싶다라는 건데, 그래서 선택한 곳이 제주였구요. 아버지께서 혼자 하실 수 없기 때문에, 딸 셋이 뭉쳐서 목장이랑 유가공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기 목장은 세 자매끼리만 운영하고 있어요.

[이병철] 자매들끼리만 제주도에 내려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요.

[채빛나] 처음에는 둘째동생이 먼저 내려왔어요. 원래는 유가공을 목적으로 내려왔는데 어쩌다보니 목장을 맡게 되었고 목장일 하면서 고생도 많이 했겠지만 그러다보니 애정이 생겨서 성산에 있는 목장까지 맡게 되었고요.거기서 생산되는 우유를 조금 더 우리 것으로 브랜드화 시켜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도 내려오게 되었고 셋째 동생도 내려와서 저희만의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병철] 원래는 자매들이 각자 다른 직업을 가졌었잖아요. 채빛나씨는 드라마업계에서 일을했다고 들었는데요, 그런데 어떻게 목장을 하게 되셨을까 궁금하네요.

[채빛나] 어릴때는 소도 타고 놀고, 풀 뭉치도 타고 놀기도 했죠. 부모님께서 얼마나 힘들게 목장을 운영하셨는지 보고 자랐기 때문에 사실 어릴때부터 저는 목장은 절대 하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드라마 현장에서 재밌게 일을 했었죠.

[이병철] 그렇게 하게 된 드라마 일을 하다가 갑자기 낙농을 하겠다고 했을 땐 결심이 컸을 것 같은데요.

[채빛나] 간혹 어떤 사람들이 저한테 물어보거든요, 자기 아들은 이런걸 안하려고 하는데 너는 어ᄄᅠ떻게 하게 되었냐 라고요. 그때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깨닫는 날이 올 거라고 라고 만만치 않음을 알게되는 날이 올 거다 라고 말씀드리는데요, 그런것도 있었고 드라마 현장이 만만치 않은것도 있었고.. 하다보니 어느순간 욕심이 나더라고요. 저희 부모님이 평생 일구어 온 목장이잖아요. 이걸 또 동생이 하고 있는 상황이었고요. 한번은 동생이랑 뉴질랜드를 다녀온적이 있었는데 많은 힘을 들이지않고도 방목 목장을 하면서 알아서 소들도 자라고 착유시간과 소밥시간만 챙겨주는데 우유 퀄리티도 좋게 나오고  훌륭한 유제품을 만들어 내는걸 보면서 우리도 할 수 있겠다 하며 관심을 갖게 되었고요 그 이후로는 해봐야겠다 하고 오게되었습니다.

[이병철] 그래도 이렇게 일을 해보시니 어떠세요, 아무래도 쉽지는 않을텐데. 목장의 하루를 소개한다면요.

[채빛나] 보통 우유는 12시간마다 하루에 두 번쌔 착유를 해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한시간 반정도 우유 짜고 청소하고 사료주고요. 저희 착유소들은 11시에 방목시키거든요. 그때부터 네시까지 풀밭에 풀어놓고 휴식 취하게 하고 4시에 오후 착유를합니다. 그 이후에 축사에서 쉬게 하고 밤 8시에 문을 열어줘요. 그럼 나가서 풀 먹으면서 놀아요, 방목을 하면 좋은점은 소들이 나가서 놀면 축사가 깨끗하게 유지가 되요 자연스럽게 손이 덜 가요, 냄새도 덜 하고요.

[이병철] 가공하고 판매도 하시는 일도 있잖아요?

[채빛나] 둘째동생이 목장 맡아서 하고 있고, 저랑 셋째동생이 가공 판매를 하고 있어요. 5시에 둘째동생이 우유를 짜러 오면 저희가 우유차에 실어서 가져가서 가공을 하기 시작해요. 치즈, 요구르트, 우유, 아이스크림까지 저희가 직접 만들고 판매하고 있어요.

[이병철] 어떻게 판매하고 있죠?

[채빛나] 목장근처에 매장이 두 곳있는데 이곳에서 판매를 하고있고요. 인터넷으로 주문받아서 택배배송하고 있구요.

[이병철] 사실 우리가 시작할 때 제주를 찾는 사람들보다 이제 돌아서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이야기를 했거든요. 하지만 채빛나시는 지금까지 살아남으셨잖아요? 그 비결은 뭘까요?

[채빛나] 저는 제주에 살고있지만 제주에 산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어요. 어쨌든 생업이 달려있는 문제고 목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밤낮없이 일을 했어요. 저는 우도를 한번도 가본적이 없어요. 가까운데도요. 사람들은 우도 가려고 제주도에 오기도 한다는데 한번도 그렇게 한눈팔면서 살아보지 못했어요. 제주를 제주답게 느껴본적이 없어요. 어디 한라산을 가야겠다 시간 내서 그럴 여유조차 없었고요. 온통 일에 매달려 있었어요.

[이병철] 그랬군요. 또 제주분들하고 문화적 정서라든지 부딪혀서 힘든 점은 없었는지요?

[채빛나] 저희는 목장을 운영하다보니 주민들하고 잘 지내지 않으면 굉장히 힘들어져요. 물론 목장이 마을안에 있는 건 아니지만 오며 가며 농사짓는 분들이 많으니까 그럴때마다 저희 요거트 나눠드리고요. 잔치있다고하면 요거트 만들어서 드리고 그러죠. 그래서 그런지 되게 많이 챙겨주세요. 귤도 가져다 주시고, 이걸로 만들어봐라 하시면서 키위같은거 지원받기도 하고요.

[이병철] 아마 제주를 떠나는 분들에게도 현실의 벽이 높게 작용했을텐데요. 그런 의미에서 그 벽을 뛰어넘었다 볼 수 있겠습니다. 과연 어떻게 가능한지, 비법이나 마음가짐이 궁금합니다.

[채빛나] 다시 돌아가시는 분들은 처음에 환상을 가지고 와서 이지 않을까 싶어요. 바다에 자주 갈 수 있을거다. 서핑을 하면서 일을 할 수 있을거다. 여유가 있을거다 라고 생각하면 분명히 벽에 부딪힐 것 같아요. 여기도 어쩄든 사는 곳이잖아요.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거의 제 생활의 90프로가 목장, 카페, 공장, 판매에 신경쓰고 있거든요. 그러다  너무 힘들 때는 주변을 둘러보거든요. 거기서 위로받는게 굉장히 많아요. 자연환경이라든지 노을지는 풍경이라든지 잠깐 걸어나가면 보이는 바다라든지 이런 제주가 주는 위로를 받고 있는데 노하우라면 그런걸까요.

[이병철] 제가 다음에 하고 싶은 질문이었는데요, 제주에서 살기 때문에 누리는 행복, 얻는 부분들도 분명 있을 것 같습니다.

[채빛나] 사실 서울에 살때는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울생각을 전혀 못했었거든요, 그런데 제주에 와보니 동네에 많은 고양이와 강아지가 있는거에요. 이미 저희 목장에도 있었고요. 그런 것들, 동물이라든지 자연이 저에게 주는 것들이 굉장히 큰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또 매장이나 카페에서 일을하거나 공장에서 일을하고 너무 화가나는 일이 있어요. 그럼 일단 차를 타고 나가요 그럼 바로 앞에 바다가 보이고요, 저는 성산일출봉 근처에 있는데 어릴 때는 몰랐어요, 수학여행을 이곳에 매번 와도 여길 대체 왜 오는거야 했는데, 요즘은 출근하면서 보는 성산이 위대해 보이고 그 앞에 있으면 제가 가지고 있는 고민들이 별거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위대한 자연 앞에서 해소가 돼요.

[이병철] 앞으로 제주입도의 실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입도를 꿈꾸는 분들이 살펴야 할 내용들도 분명 있을것이고요, 또 제주도 차원에서 어떤 지원이나 훈련이라고 할까요?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있다면요?

[채빛나] 보통 제 주변에 제주로 이주를 꿈꾸거나 고민을 하는 친구들은 직업적인 고민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은데요. 와서 살아야 하니까요. 그런데 결국 와서 할 수 있는일이 본인들의 경험을 살리거나 전공을 살리는게 아니라, 와서 가장 많이 구할 수 있는게 카페 아르바이트나 식당 아르바이트거든요. 전문적인 일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니까. 그런데 또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 친구들이 해온 일이 만만치 않은 일인 거에요요, 하지만 여기서는 제한이 있거든요. 경력을 펼칠만한 여건이 안되어 있어서 그게 안타까운 것 같아요.

[이병철] 그런 의미에서, 이제 막 입도해서 자리잡으려는 분들이나 제주입도를 꿈꾸는 예비 입도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채빛나] 산다는거 자체가 그런거잖아요, 생업이죠. 살려고 노력을 많이 해야하는거니까요. 먼저 노력을 하고 치열하게 살려고 제주에 올 정도의 각오는 분명히 있어야 하고요. 그렇게 살다보면은 그 이후에 누릴 수 있는 시간이 분명히 오는 것 같아요. 애초에 누릴생각을 하면서 오시는 분들은 많이들 실패하고 가시는 것 같아요.

[이병철] 이야기를 쭉 들어보니까, 세자매의 앞날이 궁금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지, 사업적인 부분이나 생활적인 측면까지 계획들도 좋고요 두루두루 이야기하면서 인사나누면 좋겠습니다.

[채빛나] 저희가 목장을 하고 있는데 제주에 사는 분들은 많이 행복하실 것 같아요. 지나다보면 이렇게 풀밭에서 뛰노는 소들이나 말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여기 이렇게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제주밖에 없는 것 같아요. 직접 키워보니 4계절 내내 날씨가 따뜻하고 풀이 자랄 수 있는 천혜의 환경이라는게 무슨말인지 알겠거든요, 이런것들을 많이 누려주세요. 도내에서 생산되는 유제품에 대해서 관심 많이 가져주시고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병철] 오늘은 식어가는 제주살이 열풍 가운데 자신들의 영역을 만들고 정착해가는 채빛나씨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주에서의 앞날이 계속해서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출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채빛나]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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