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진관사 '백초월 스님 76주기 추모재' 봉행...계호 스님 "희생과 헌신 결코 헛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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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성. 만해 스님과 함께 불교계를 대표하는 독립운동가로 꼽히는 백초월 스님의 순국 76주기를 맞아 스님의 정신을 기리는 추모 행사가 서울 진관사에서 열렸습니다.

최근 한반도의 긴장국면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백초월 스님의 나라사랑 정신과 민족 화해의 정신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준상 기자입니다. 

 

일장기 위에 태극의 문양과 하늘과 땅,물과 불을 나타내는 4괘를 덧칠한 ‘진관사 태극기’로 뜨거운 항일정신을 후손들에게 전한 백초월 스님. 

백초월 스님의 순국 76주기를 맞아, 평생을 일제 탄압에 맞섰던 스님의 뜻을 기리는 추모재가 진관사에서 봉행됐습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행사 규모는 예년보다 간소화됐지만, 참가자들은 변함없는 추모의 마음을 담아 꽃과 차를 제단에 올렸습니다. 

[계호 스님 / 진관사 주지] 

“비록 선열들께서는 오늘의 자랑스러운 조국을 보시진 못하였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은 초월스님과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추모재에는 백초월 스님의 종손자가 독립운동에 한평생을 바친 스님의 삶을 되짚는 추모사를 낭독해 뜻을 더했습니다. 

[백외식 / 백초월 스님 종손]

“일찍이 항일과 대일의 거성들이 많았어도 불교 유사 이래 그 평생을 조국의 광복운동에 온 몸을 던져 불태우다 가신 분은 오직 유일무이하게 백초월 대선사가 계실 뿐입니다. 그 인품, 그 지조, 그 글씨, 그 웅변, 그 호탕함, 그 반일, 그 사자와 같은 포효. 이제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진관사는 체온측정과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을 철저히 엄수한 가운데, 인터넷으로 추모재를 생중계해 더 많은 이들이 스님의 뜻을 기리고 추모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만해, 용성 스님과 함께 불교계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백초월 스님은 진관사를 거점으로 한 항일비밀결사대를 조직해 일제에 거세게 저항했습니다. 

상해임시정부 군자금 전달과 승려의용군 조직 등을 통해 독립의지를 고취시켰지만, 광복을 1년 앞두고 66세를 일기로 감옥에서 열반에 들었습니다. 

수차례 체포돼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항일운동을 이어갔던 스님의 정신은 ‘진관사 태극기’ 속에 오롯이 담겨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추모재 규모는 축소됐지만 최근 한반도의 긴장 국면속에서 스님의 나라 사랑 정신과 민족 독립의 의지는 오늘날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진관사에서 BBS뉴스 박준상입니다. 

영상취재/편집 - 최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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