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리 불화작가, 유색 옻칠과 수십만개 자개로 표현...오는 10월 마산 정법사 봉안
국내 처음으로 법당내 봉안될 '유색 옻칠 자개 수월관음도'가 조성되고 있어 주목됩니다.
기존 불화 조성방식을 넘어, 색다른 재료로 현대적 기법을 가미해 스토리텔링이 있는 작품을 추구해온 불화작가 김규리씨가 조성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조성을 시작한 '옻칠 자개 수월관음도'는 폭 1.8m, 높이 2.8m 규모입니다.
옻칠로 표현한 30여가지 색과 자개 특유의 색을 조합해, 오묘한 색들로 수월관음도를 표현했습니다.
[인서트/김규리/불화작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러한 (탱화는) 한지를 배접하고, 그림을 그리고, 색칠하고, 석재라는 안료가 있다시피, 그렇게 하는 건데, 옛날 방식대로 물론 내려오는 것도 좋지만, 지금 현 시대에 여러가지의 재료가 조합해서 탱화가 나올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기 위해서, 제가 이것을 시작한 계기도 되고...
수월관음도는 달빛 아래 바닷가 바위에 앉아 있는 관음보살을 형상화한 겁니다.
관음보살의 자비가 물에 비친 달처럼 멀리 퍼져나가 중생들에게 깨우침을 준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또한, 김규리 불화작가는 수월관음도와 같은 방식으로 '남순동자'와 '해상용왕도'도 함께 조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남순동자' 불화에는 영축총림 통도사 마산포교당 정법사 초대 주지 경봉스님이 관음보살을 찬탄한 글씨를 탁본해 새겼고, '해상용왕도'는 바다와 접한 지역주민들의 정서를 반영해 더했습니다.
[인서트/김규리/불화작가]
고성, 통영, 이쪽으로는 옛날부터 우리나라 자개가 유명해요, 나전칠기가 유명하듯이, 그것이 마산까지 오면, 지금은 자개가 많이 사장이 돼서, 꼭 농장에만 들어가는 이런 형태가 아니고 이게 그림으로 표현이 될 수 있수 있다는 것을 저는 표현을 하고 싶었어요. 현 시대에 맞게, 그 다음에 그 지역의 특성에 맞게...
'수월관음도'와 '남순동자', '해상용왕도' 등 관음삼존도에 들어가는 자개 수만 1mm짜리 작은 것부터 20cm의 큰 것까지 수십만개에 이릅니다.
이번 작품을 위해 김 작가는 목판에 배접을 하고, 황토와 옷칠, 풀을 먹인 뒤, 다시 옻칠과 사포로 10여 차례 바탕을 정리하는 작업을 두달여간 했습니다.
이후, 바탕에 불화의 초를 뜨고, 형형색색의 자개를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들은 오는 10월 조성이 완료될 예정입니다.
조성이 완료되면, 오는 10월 10일 마산 정법사에서 점안의식을 거쳐 불자들을 만납니다.
김 작가는 지난 2012년 입적한 중요무형문화재 제118호 불화장 기능보유자 석정스님에게서 3년간 불화과정을 이수했습니다.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으로부터는 옻칠을 배웠고, 이후 정법사 주지 도문스님이 지역의 특색을 살려 자개와 옻을 접목한 탱화 조성을 제안하면서, 김 작가는 이번 작품을 구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의 불화와 옻칠, 자개의 만남이 새로운 시도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이유입니다.
앞서, 김 작가는 100만개 구슬로 조성한 '비즈관세음보살'과 불자들의 헌옷 조각들로 만든 '퀄트아미타불', 사찰 안팎에서 볼 수 있는 '귀면', 사찰 연단의 문양을 우산에 그려넣은 작품 등을 선보이며, 불교미술에 대한 남다른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