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 뜨지 않는경우 여기를 클릭하여주세요.

 

6.15 남북공동선언이 오늘로 20주년을 맞았습니다.

남북 정상이 처음 만나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방향을 제시한 공동선언이 있은 뒤 남북 관계는 진전과 후퇴를 거듭하며 부침을 겪어오고 있는데요. 

이와 더불어 민족화합의 상징으로 남북교류의 한 부분을 담당해 온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도 올해로 꼭 20주년을 맞았습니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획으로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진단해보고, 불교계의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봤습니다. 

김연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출처 ㅣ 대통령기록관

 

지난 2000년 6월, 남북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 손을 맞잡았습니다. 

두 정상은 한반도 평화시대를 약속하며 6.15 남북공동선언을 채택했고, 

[김대중 / 전 대통령 (2000년 북한방문성과 보고연설)]

["55년 분단과 적대에 종지부를 찍고 민족사에 새 전기를 열 수 있는 그런 시점에 이른 것 같습니다."]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 개성공단 조성 등 전례없이 활발한 교류가 이뤄졌습니다.

20년 전 당시 화합의 분위기를 타고 불교계에서도 조계종 민족공동체 추진본부가 탄생했습니다.  

척박했던 불교계 통일운동 여건을 딛고 남북불교도동시법회와 금강산 신계사 복원 불사 등 성과를 내며 남북관계가 단절되는 난관마다 교류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원택 스님 /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

 ["남북 불교사에서 신계사를 완성했다는 것은 정말 지금 생각해도 우리 불교로 봐서는 문수의 큰 지혜였다고 생각합니다."]

이같은 분위기는 2007년 10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사이에 2차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돼 10.4 선언으로 이어지면서 남북 화해의 시대가 공고화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2008년 보수진영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남북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습니다. 
 
2008년 7월 박왕자 씨 피살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자 북한은 금강산 부동산 동결과 몰수로 대응했고, 북한의 도발과 5.24조치, 개성공단 폐쇄로 남북은 돌이킬 수 없는 냉전의 시대로 접어들게 됐습니다.  

그러다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요청에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로 화답하면서 대화의 물꼬를 다시 트기 시작했고, 남북 정상회담이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견인하면서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비핵화 협상에 이르러서는 상호 신뢰의 깊이가 민낯을 드러냈고, 하노이 회담이 노딜로 끝난 이후 북미, 남북 관계 진전의 동력은 상실되고야 말았습니다. 

대북제재에 대한 불만이 쌓여온 북한이 최근들어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며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은 올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은 다시 고조되는 지경에 이르게 됐습니다. 

이처럼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관계는 진전되는 듯하다가도 동력을 상실해 원점으로 돌아가는 일이 되풀이 돼 왔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상황에서 다시 남북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남북정상이 합의한 내용을 적극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종석 / 전 통일부 장관] 
 "(4.27 판문점 선언과 9.19 공동 선언에서 한) 합의를 정확히 이행하고 일관된 메시지 전달해야만 거기서 부터 우리가 뭔가 새로운 성과와 미래의 전진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불안한 한반도 정세 속 남북 불교 교류 역시 중단될 수 밖에 없었지만, 이번에도 불교계가 적극 나서서 단절된 교류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원택 스님 /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

 "(남북 관계가 어려운 이 시기에) 종단 차원에서 마음을 합해서, 이제는 남북불교 교류 협력에 대한 불사에 전력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6.15 공동선언 이후 20년간 수많은 굴곡을 거쳐온 남북 관계 한편에는 남북 불교 교류의 역사도 쓰여있습니다.

남북관계가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시시각각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불교계도 묵묵히 남북 교류의 교두보 역할을 담당해 나아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BBS NEWS 김연교입니다. 

영상 취재 / 편집 : 허영국 기자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