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 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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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김종열 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

■ 진행 : 신두식 경제산업부장

 

신두식 : 앞서 말씀드린 대로 오늘은 한의학연구원의 김종열 원장님 모셨습니다.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김종열 : 네 안녕하세요?

신두식 : 한의학연구원이 대전에 있는 거죠?

김종열 : 그렇습니다. 대덕연구단지에 있습니다.

신두식 : 멀리까지 오셨는데,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한의학연구원이 어떤 곳이지 소개를 먼저 해주시죠.

김종열 : 우리 국민 여러분께서 한의학을 좋아하고 사랑하시는 분도 계시고 또는 한의학이 조금 현대 과학적으로는 그렇지 않느냐, 이런 분도 계실 텐데 바로 그 문제, 한의학을 현대의학하고 접목시켜서 발전시키고 또 한의원에 가보면 가는 데마다 체질도 다르게 본다, 이런 진단의 표준화 문제를 제기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텐데 역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을 통해서 한의원, 한방병원의 진단이 같은 프로토콜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표준화, 과학화 연구를 하고 있는 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의 25개 출연연 중에 하나고요. 역사가 26년 됐고, 한의사부터 의사, 수의사, 약사, 한약사, 또 물리학자, 화학자, 생물학자, 컴퓨터공학자, 기계공학자까지 다양한 학자들이 모여서 융합 연구를 하고 있는 연구기관입니다.

신두식 : 연구원 구성원들은 몇 명이나 됩니까?

김종열 : 정규직은 331명인데요. 포닥도 있고 학생도 있고 해서 한 400명 정도 됩니다.

신두식 : 연구인력들이 한 400명 정도다, 이렇게 생각하면 되겠네요. 거기에 의사도 있고 한의사도 있고 수의사도 있고 약사, 한의사도 다 있고. 그런 분들이 몇 명 정도씩 있나요?

김종열 : 상당히 분포가 균등한 편입니다. 제일 많기는 한의사가 제일 많기는 하지만 10여 %밖에 안 되고요.

신두식 : 한의사 분이 몇 분 정도 계세요?

김종열 : 끊임없이 늘었다 줄었다하는데 지금 한 40명 정도 넘을 것 같습니다.

 

신두식 : 그러면 26년 동안 한의학 연구를 수행한 기관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되겠는데 26년 동안 어떤 성과를 이뤘는지 잠시 소개해주시죠.

김종열 : 저희가 역사는 26년인데 저희 쪽 연구비가 크게 늘어난지는 그렇게 오래 안 됐습니다.

신두식 : 언제부터 좀 늘어났습니까?

김종열 : 한 15년 정도 됐다고 봐야할 것 같아요. 그런 과정에서도 예를 들면 국민들께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침을 맞았는데 아픈 게 사라졌다, 이게 왜 사라졌느냐. 우리가 하버드 의대하고 공동연구를 해서 뇌 MRI 영상을 찍어보니까 마치 진통제를 줬을 때하고 유사한 뇌에서 기전이 일어나더라, 그러한 연구라든지. 또 있다가 혹시 제 사상 이야기를 하게 되면 할 수도 있겠지만 체질진단을 객관하고 표준화하는 연구를 많이 해냈고요. 그 외에 맥진기라든지 설진기라든지 이런 다양한 한약적인 진단기기 개발도. 또 한약재 연구를 해서 한약재에 새로운 효능이 있다든지 또는 어떻게 조합을 하면 좀 더 좋은 효능이 나타난다든지. 또 한약 안전성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시잖아요? 저희는 병원에서 양약과 한약을 같이 복용하는 환자 1,000명을 추적조사를 해서 한약을 먹었을 때 간 손상 비율이 얼마큼인지를 조사해서 그것이 양약의 절반밖에 안 된다는 연구를 세계독성학회지에 내기도 하고. 국민들이 한약에 대해서 원하는 그런 내용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해왔죠.

 

신두식 : 올해 초부터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우리의 생활방식, 삶의 방식을 바꿔놓고 있다, 이렇게 말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한의학계에서는 코로나 19에 어떤 영향을 받고 있습니까?

김종열 : 코로나 19야 말로 우리 한의학이 치료 과정에서 좀 더 기여를 많이 할 수 있는 질병입니다.

신두식 : 어떤 면에서 그렇습니까?

김종열 : 현대의학이 결정적으로 신뢰를 얻게 된 것이 항생제가 개발되고 나서죠. 페스트, 콜레라 이런 세균성, 박테리아성 질병에 대해서 그런 항생제를 마법의 총알이라고 했어요. 쏘면 다 죽어버리는 거예요. 그러나 지금 코로나는 바이러스잖아요? 바이러스성 질병은 그런 총알이 없습니다. 어떤 항생제와 같이 바이러스를 확 죽일 수 있는 그런 양약이 있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현재 의학에서는 열이 나면 해열제, 기침을 하면 진해거담제, 그리고 허파가 손상돼서 산소 공급이 어려우니까 에크모와 같이 산소 공급하는 이런 정도가 할 수 있는 최선이거든요. 그런데 한의학은 옛날부터 바이러스성 질병을 많이 치료했어요. 한의학의 최고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상한론>이라는 책이 당시 독감으로 무지하게 많은 사람이 죽었을 적에 그 사람의 땀이나 대소변 특징을 보고 그 사람 체질에 맞게 서로 다른 약을 써서 치료한 기록을 남긴 책이에요. 그게 무려 2,000년 전 책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중세 유럽이 페스트, 콜레라로 다 죽어갈 때 중국에도 그 병이 새로 수입이 된 것이거든요? 그러면 중국도 그만큼 죽었어야 됐는데 중국, 한국, 일본에서는 그렇게 많이 죽지 않았어요. 거기에는 분명히 그러한 질병에도 한의학으로 자기 면역 체계를 강화시켜서 치료하는 그런 것이 효과를 많이 봤다고 추정해볼 수 있죠.

 

신두식 : 세균 질병 같은 경우에는 그것을 저격할 수 있는, 치료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할 수가 있는데 바이러스성 질환은 어려운데 면역을 강화할 수 있는 그런 기전을 가지고 있는 한의학에서 쓰고 있는 약들이 꽤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되겠네요.

김종열 : 그렇습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그래서 이런 바이러스성 코로나 질병은 다 양방, 거기서는 중의라고 하죠, 중의 치료를 같이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그렇군요. 연구원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서 인공지능 한의사 개발사업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사업입니까?

김종열 : 현재 인공지능 의사를 의사들이 별로 썩 반기지 않는 것 같지만 저는 결국 앞으로는 모든 의사들이 인공지능 의사를 옆에 하나 놓고 진료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의학은 사람과 사람의 대면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의사가 없어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오진할 수도 있잖아요? 인공지능 의사 리포트를 옆에 놓고 진료를 함으로서 훨씬 더 정확하고 깊이 있는 진료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시대에 한의학은 그런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이게 없으니까 인공지능 한의사를 만들 수가 없죠. 그때 가서 한의학이 과연 지금처럼 존재할 수 있을까. 그래서 제가 원장 취임한 후에 인공지능 한의사를 위한 데이터 플랫폼을 만들어야 된다고 해서 저희가 빠르게 작년까지 그걸 만들었고 올해부터 데이터 수집을 시작합니다.

 

신두식 : 그러면 지금도 인공지능 한의사 개발이 돼서 계속 딥 러닝이라고 하나요, 그런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되나요?

김종열 : 아니요. 딥 러닝까지도 못 갔고요. 딥 러닝을 가기 위해서 쓰여진, 딥 러닝에 쓰여지는 데이터, 데이터를 생산하기 시작하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신두식 : 정확하게 저는 이해는 안 됩니다만 일단은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은 됐다, 이렇게 생각하면 되겠네요.

김종열 : 예, 사업이 시작은 됐습니다. 그러니까 좋은 분석 결과가 나오려면 분석 자료가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 분석 자료가 양방에는 많아요. 분석에 쓸 자료가. 많은데 잘 내놓질 않아요. 이게 문제인데 우리는 아예 없어요.

 

신두식 : 한의학 쪽에는 자료가 좀 빈약하다?

김종열 : 그렇죠. 그 자료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구조를 지금 만들었다.

신두식 : 그렇군요. 요즘에 코로나 19로 인해서 원격진료, 원격의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시대적 요구사항도 있는 것 같고요. 그런데 반면에 대면진료와 달리 원격진료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것이 현실인데요. 인공지능 한의사에 대해서 한의학계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또 인공지능 한의사가 상용화된다면 진료환경이 어떻게 달라지게 되는 건지 좀 말씀해주시죠.

김종열 : 원격진료도 그렇고 인공지능도 그렇고 의사나 한의사나 다 걱정을 많이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 걱정은 병원을 벗어난다는 걱정도 있고요. 또 실제 대면하지 않고 정말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겠느냐, 이런 의사로서의 책임감어린 걱정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문명의 발전 방향을 의사나 한의사가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어차피 될 거다. 된다면 얼마나 우리가 시스템을 잘 만들 것이냐, 그렇게 말씀드리고. 지금은 한의계에서는 인공지능 한의사에 대해서 걱정보다는 격려와 환영을 많이 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원격진료에 대해서도 의사협회는 공식 반대했잖아요? 최근에 한의사회장님은 찬성하셨잖아요. 그리고 지난번 코로나 19 때 전화상담을 좀 해달라고 복지부가 의협에 요청했거든요? 의협은 그것도 원격진료의 일환이니까 거부했지만 한의계는 자체적으로 팀을 꾸려서 전화상담을 했어요. 한의계가 조금 더 그런 점에서는 열려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신두식 : 한의학도 보면 진단할 때 맥을 짚기도 하고 사람의 얼굴을 보고서 또는 대화하면서 얻어내는 진료정보들도 있잖아요? 원격진료를 할 때 그런 것이 좀 미흡하지 않나요?

김종열 : 당연히 부족하죠.

신두식 : 그러면 어떻게 보충을 하게 됩니까?

김종열 : 장기적으로는 지금 저희들이 기술개발을 해서 기술이전을 해놓은 맥진기나 여러 한의학적 진단기기가 일정한 장소에 세팅이 돼서, 아니면 지금 드라이브 스루 방식 같이 찾아가서 검사를 하고 그 결과를 원격으로 리포트를 해주는 자료를 가지고 보완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원격진료는 상담인데, 한의학은 질문하고 대답하는 걸 문진이라고 합니다, 문진 과정이 굉장히 세련되게 되어 있어요. 예를 들어서 저 병원에 가서 설사한다고 하면 설사에 대해서 자세히 물어보나요? 하루 몇 번 하나요, 정도는 물어볼까요? 저희는 설사를 안 해도 횟수, 모양, 냄새 이런 걸 자세히 물어보게 되어 있어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저 같이 특히 사상체질을 하는 사람은 땀이 많은 체질인지 안 나는 체질인지, 또 땀이 나더라도 가슴에서 나는지 머리에서 나는지 손, 발바닥에서 나는지에 따라서 처방이 달라집니다. 그렇게 세련된 문진방식이기 때문에 전화상담을 통해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좀 더 많다고 보죠.

 

신두식 : 말씀하시는 중에 제가 궁금해서 여쭤보는데요. 맥 짚는 것을 맥진기라고 하는 모양인데 맥진기는 원리가 어떻게 되는 거예요? 손목에 감아놓으면 되는 건가요?

김종열 : 우리가 맥은 제일 잘 뛰는 데가 심장이잖아요? 심장이 전체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파동이 전해지는 과정에서 그 파동이 느껴지는 데가 여러 군데 있어요. 대표적으로 눈과 귀 사이에 쏙 들어간 데를 누르면 느껴지고, 또 복사뼈 옆에도 느껴지거든요. 그 중에서 가장 맥이 잘 짚어지는 데가 손목이에요. 그래서 심장에서 여기까지 전해지는 파동, 심장의 상태에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고 팔까지 오는 사이에 전신의 혈관 상태를 반영을 합니다. 이걸 저희는 공학적으로, 유체역학적으로 연구합니다. 왜 그렇게 되는지. 그래서 그 반응에서 느껴지는 파동의 패턴을 가지고 이 사람 몸의 이상을 진단하는 거죠. 맥만 갖고는 할 수 없어요. 맥을 참고해서 전체적으로 진단하는 거죠.

신두식 : 조금 전에 질문을 드리기도 했었는데 인공지능 한의사가 상용화되면 진료환경이 좀 달라지게 되는 건가요?

김종열 : 저는 훨씬 더 표준화되고 신뢰도 있는 진료가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의계에는 커다란 혁신의 기회가 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신두식 : 원격의료만큼 또 주목되는 부분이 융합치료 부분입니다. 한의학, 또는 서양의학, 양방, 한방의 협진, 지금도 계속 되고는 있는데 이 부분이 더 활성화된다거나 더 융합된다거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종열 : 그것도 저희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는 암에 걸리면 환자들이 큰 병원에 가서 암 치료 받고. 그러나 다 알다시피 암 치료 성공률이 높지는 않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한방병원 중에서 암 치료를 잘한다는 데를 따로 가요. 양쪽 의사는 서로 소통을 안 해요. 이야기하면 한약을 못 먹게 하니까. 이것은 굉장히 문제가 많은 시스템이죠. 국민보고 알아서 선택하라는 거잖아요? 앞으로는 의사와 한의사가 서로 만나서 머리를 맞대고 실제로 한약을 써서 암 치료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이 있으니 그러면 어떤 경우에는 한약을 쓰고 어떤 경우에는 쓰지 말아야 할까, 이런 다양한 의료치료기술을 놓고 논의할 수 있어야죠. 의사들이 결론을 내려줘야죠. 다만 그렇게 하기에 의사들이 보기에는 한의학 쪽의 치료에 따르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지 않느냐, 그렇게 보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면 그런 과학적 근거를 한의학연구원에서 만들어주겠다. 그래서 지금 그런 연구를 하고 있죠.

 

신두식 : 한의학연구원에서도 그런 연구를 하고, 대학에서도 그런 연구는 다 이루어지고 있죠?

김종열 : 그런데 의사와 한의사가 협력하는 연구가 다른 대학에서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아요.

신두식 : 조금 더 협력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인데요. 연구원에서는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서도 다양한 노력들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설명해주시죠.

김종열 : 우리나라 한의학의 임상역량은 제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에 중국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약으로 만든 여러 가지 환이라든지 가루라든지 액체라든지 이런 한약 제제의 산업화는 중국이 훨씬 앞서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는 중의학밖에 안 보입니다. 제가 안타까운 지점이에요. 그래서 특히 우리나라의 한의학은 얼마나 한의사들의 지적 수준이 높습니까? 그리고 저희 연구원처럼, 저희 연구원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학자, 생물학자들이 한의사하고 같이 연구를 하고 있단 말이죠. 그래서 우리 연구원의 과학적 연구 수준이 세계적으로 크게 드러나는 일이 급하다. 한의학연구원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전통의학, 대체의학의 연구기관으로 드러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서 제가 글로벌부를 만들고 글로벌부장님께 CEO처럼 행동하시라, 나는 서포터다, 그렇게 지원을 한 결과 저희 연구원에서 출판하는 영문 저널이 SCI라고 세계적인 학회지로 인정받는, 거기에 선정됐습니다. 그리고 SAR이라든지 ISCMR이라든지 세계 최고의 전통의학회를 저희가 공동 개최하거나 메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를 만들었고요. 그리고 현재 하버드대와 저희가 공동연구를 하고 있고 브뤼셀에 공동연구를 하러 연구자를 파견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과학적 선진국과는 과학하고 한의학의 공동연구를 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반대로 중국이나 베트남이라든지 말레이시아 이런 데는 우리의 앞선 연구 기술을 가지고 그쪽 전통의학의 리더십을 우리가 강화해주는 쪽으로, 학생을 데려다 교육도 시키고 그런 양면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신두식 : 그렇군요, 잠시 쉬어갈까 하는데요. 이 시간에는 출연하신 분이 듣고 싶은 곡을 들려드리는 시간이 있습니다. 명사의 음악시간인데요. 김종열 원장님께서는 어떤 곡을 이 시간에 듣고싶으신가요?

김종열 : 당신이 날 사랑한다면 내 마음은 달나라에 가있는 것 같을 것이다, 이런 뜻인데, 올리비아의 <Fly Me To The Moon>을 듣고 싶습니다.

신두식 : 젊을 때 많이 들으시던 곡 같습니다.

김종열 : 젊을 때보다도 요즘 더 많이 듣습니다.

신두식 : 한의학연구원 김종열 원장님께서 신청하신 곡입니다. 올리비아의 <Fly Me To The Moon> 듣고 계속하겠습니다.

 

원장님 노래 잘 들었습니다. 예전에 광고에서 많이 나오던 곡이네요. 원장님 개인적인 질문을 좀 드릴게요. 원장님께서 프로필을 보니까 특별한 이력을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서울대와 카이스트를 거쳐서 건축학하고 토목학을 전공하시다가 한의대에 입학해서 한의사로서 길을 걷고 계신데요. 전공을 다양하게 하신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김종열 : 건설기술연구원에서 주로 건축 설계 관련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도 재미있게 한참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점심때마다 축구에 빠져서 축구하다가 발목을 삐어서 하루는 한의원에 갔는데 그 원장 선생님이 사상의학에 대해서 써 붙여놓은 것을 보고 제가 물어보고 이야기를 하다가 그때까지 제 지병이 있었어요. 지금으로 치면 과민성 대장 증상인데, 당시에는 의사들도 그 병명을 쓰지 않았습니다. 잘 몰랐고.

 

신두식 : 그때가 언제인가요?

김종열 : 1985년입니다. 병원에 가도 치료를 할 수 없는, 그냥 혼자서 끙끙 앓고 있던 병인데. 그 한의사로부터 치료를 두 달 받고 나았어요. 너무 놀랐죠. 이런 의학이 있느냐. 그래서 책을 사서 혼자 공부하다가 나중에 나 전공 바꿔야 되겠다. 박사과정을 하러 카이스트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러느니 박사 할 시간에 한의대를 가야겠다고 하고 한의대를 간 거죠.

신두식 : 건축학하고 토목학을 하시면서 카이스트에서 박사를 하셔야 되는 상황에서도 전공을 바꾸셔서 한의학을 하시고. 사상의학을 좀 이야기하셨는데, 사상의학, 사상체질의학이라는 것이 뭔가요? 좀 쉽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김종열 : 제가 최대한 쉽게 설명 드려보겠습니다. 사람이 하는 생리활동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간단히 먹고 싸는 겁니다. 먹는 것, 싸는 것. 입부터 항문까지는 그걸 위해서 존재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것 말고 또 중요한 것이 뭐냐면 그 영양분을 받아들였으면 저장을 해야지 그때그때 다 먹은 걸 쓸 수는 없잖아요? 저장해놨다가 얼마큼 우리 몸에서 에너지로 바꿔서 쓸 것인지가 중요한데. 앞의 것, 저장은 간이 주관하고 영양 쓰는 것은 폐가 주관하겠죠. 그래서 우리 몸의 기능을 크게 네 개로 나누자면 먹고 싼다, 그리고 쓴다 저축한다, 이 네 가지 기능을 관장하는 장이 폐비간신 이렇게 네 개 있는 것이고요. 그런데 그 중에서 당신은 태어날 때부터 어느 기능이 제일 약하냐, 하나씩은 약점이 있거든요? 저는 소화가 잘 안 되는, 먹는데 지장이 있는 소음인이었고요. 또 어떤 분들은 반대로 대변이 잘 막히는 체질도 있고. 또 잘 먹고 잘 싸는데 너무 저장만 잘 하고 쓰는 게 안 돼서, 폐가 약한 태음인이에요, 살이 잘 쪄서 문제가 되는 사람이 있고. 그렇게 질문을 던지면 먹고 싸고 쓰고 저축하는 것 중에 제일 약한.

 

신두식 : 폐비간신이라고 하셨는데 그것은 폐하고, 비는 뭐죠?

김종열 : 짝을 지으면 폐, 간이 쓰고 저장하는 거고, 그 다음에 비, 신이 먹고 싸는 겁니다.

신두식 : 신은 신장을 의미하나요?

김종열 : 그렇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신장뿐만 아니라 방광, 대장까지 묶어서 하나의 그룹으로.

 

신두식 : 비는 비장을?

김종열 : 비는 비위가 좋다는 말을 하잖아요? 비위 이런. 그래서 이 네 개 중에 어떤 것이 약하냐고 물어보면 답이 네 개잖아요? 그래서 사상체질이에요. 좀 쉬우셨나요?

신두식 : 그렇군요. 쉬운데 들어가서 공부를 해봐야지 잘. 어렴풋이 이해는 되는데 그래도 정확하게 알기에는, 의사 분하고는 다르겠죠. 원장님께서는 한의학연구원 원장이 되기 전까지 진단기기 개발도 하셨다는데. 맥진기 같은 경우에 아까 조금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 진단기가 있을 때 어떤 장점이 있습니까?

 

김종열 : 맥을 짚어도 한의원가서 맥이 약하다, 이런 말을 들어보신 분이 계실 거예요. 양방은 그렇게 안하잖아요? 당신이 빈혈이다, 그냥 그렇게만 하고 헤모글로빈 수치가 얼마라고 이야기하죠. 혈압이 얼마라고 이야기하지, 그냥 혈압이 높다고 안 하잖아요? 저는 의학은 정량화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맥의 허한 정도가 얼마다, 이렇게 측정해서 계산해줄 수 있는 맥진기를 개발한 거죠.

신두식 : 한의학하면 한약을 쓰잖아요? 국민들이 믿고 복용할 수 있는 한약을 위해서 한의학연구원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김종열 : 제일 먼저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결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1,000명에 대한 한약의 간에 대한 안전성 문제를 연구해서 양약보다 현저하게 낮다는 결론을 내기도 했지만 그 논문 한 편으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런 결과를 낼 수 있는 여러 개의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고요. 특히 다른 것보다도 한의원에 가면 흔히 드시는 탕약, 달인 탕약, 그 달인 탕약의 성분과 투여했을 때의 간 또는 신장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하는 연구 IND를 최근에 받았습니다. 임상연구가 현재 진행 중입니다. 조금만 더 계시면 걱정 없이 한약을 드실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라 기대합니다.

 

신두식 : 한의학 약재를 구하기가 예전보다 많이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약재에 대한 표준화 이런 것도 연구를 하시나요?

김종열 : 구하기 어렵다기보다 좋은 약재를 구하기가. 그래서 그러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되어야 하는데, 그 약재를 재배하고 가공하는 경로를 우리가 명확히 확인해야 되고요. 국내산은 그게 잘 되어 있습니다. 중국산에 대해서도 확실히 보장을 받을 수 있는 프로세스가 필요하고. 두 번째는 그렇게 해서 쓰게 되는 한약재에 대해서 성분검사를 정확히 해서 문제가 될 수 있는지를 체크하는 것이죠. 그 두 가지 다 시스템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신두식 : 약재로 들여오기도 하지만 식품 쪽으로 들어와서 약재가 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김종열 : 그것은 저희가 구분합니다. 수입할 때 한의원에 들어올 약재용하고 식품용하고. 그래서 사실 의사들이 한약을 먹고 탈이 났다는 논문을 썼다고 하는데 그 논문은 환자한테 물어본 거예요. 환자가 한약을 먹었다, 한의원에서 먹은 건지 어디 가서 식품으로 온 걸 먹은 건지 알 수 없는 그런 논문이죠.

 

신두식 : 한약을 먹을 때도 한의사, 한약사 다 상의해서 처방을 받고 먹어야 한다는 말씀하고 맥이 통하는 것 같습니다.

김종열 : 그렇습니다. 의학이니까요.

신두식 : 한의학연구원에서는 대중과의 소통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시행하는 정책 분야, 소통 분야 공감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소통하고 있으신가요?

 

김종열 : 구체적으로 그 사례는 우리 경혈점을 자극함으로서 혈압이 내려간다는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입니다. 굉장히 흥미롭죠. 만약 이게 가능하다면 상시적 자극 장치를 만든다면 혈압 약을 안 먹고 되느냐, 앞으로 연구를 더 해봐야 합니다. 그렇게 관심 있는 이슈이기도 했지만 저희는 별도로 요즘 SNS를 이용한 홍보를 상당히 잘하고 있습니다. 저희 “쿔TV”라고 유투브 방송을 가지고 있고요. 25개 출연연 중에서 저희가 구독자수 3위입니다. 우리가 제일 작은 연구원이거든요. 그럴 정도로. 우리가 이뤄낸 연구 성과를 국민들께서 아셔야 되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국민들이 이 분야에 많이 관심이 있으시군요.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요. 마지막으로 청취자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한 말씀 해주시고 마무리하겠습니다.

김종열 : 현재 한의학이 국민 여러분께서 보시기에 좀 부족해 보이는 부분이 많이 있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된 과정에는 일제시대부터 우리나라가 건국하고 나서 상당기간까지도 한의학에 대한 국가적 제도를 하나도 만들지 않고 천시했던 그런 어두운 역사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아웃사이더가 되면 아웃사이더의 나쁜 습관들이 생기거든요. 그러나 1993년에 우리 복지부 내에 한의학을 관리하는 부서가 처음 생겼어요. 지금 한의학정책과, 국으로 승격이 되어 있는데, 그게 생기고 나서 한의학연구원이 생기고 부산 한의전이 생기고 이러면서 점점 우리 한의학이 공공성을 띠어가고 과학적 접근이 되고 있습니다. 초기니까 저희들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한의학을 만들어갈 때까지 조금 더 기다리고 사랑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신두식 : 마쳐야할 시간인데요. 앞으로도 국민 건강 증진과 한의학 발전을 위해서 더욱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종열 : 감사합니다.

신두식 : 지금까지 김종열 한의학연구원장님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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