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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소외된 어르신의 한 끼 식사를 책임져온 서울 원각사 무료 급식소가 지난 2월부터 급식을 중단했는데요.

원각사 무료급식소가 다시 문을 열고 코로나19로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는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선물했습니다.

권송희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서울 탑골공원 근처에 자리 잡은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봉사자들의 손놀림이 분주합니다.

점심때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한참전부터 좁은 돌담길을 따라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이유자 (서울시 성동구): “여기 아침 6시까지 왔어요. 우리가 지금 나이 먹어서 갈 데도 없고, 집에 있으면 답답한데 여기 종로에 와서 보니까 이런 데가 있더라고요. 감사하게 생각하고 고맙죠.”

지난 2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우려해 문을 닫았던 원각사 무료 급식소가 3개월 만에 다시 어르신들을 위해 밥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생활속 거리 두기 기간이지만, 한끼 식사조차 해결하기 쉽지 않은 어르신들의 호소를 계속 외면할 수 없어 고민 끝에 문을 열었습니다.

석달여만에 다시 준비한 급식은 따뜻한 밤에 볶은 김치와 고사리, 콩나물을 넣은 비빔밥입니다.

여기에 시원한 오이냉국까지 곁들여 초여름 무더위도 잠시 잊게 합니다.

이영미 (자원봉사자): “(대체식으로) 빵하고 음료로 이제까지 드린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저희도 3개월 만에 (봉사)와서 기쁜 마음으로, 여기 오시는 분들이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하고”

원각사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식당에 개인 칸막이를 설치했습니다.

어르신들의 마스크 착용을 확인하고, 손 소독제 사용과 발열 체크도 빠짐없이 진행했습니다.

급식소는 어르신 250명분의 식사를 준비했지만 1시간여 만에 소진됐고, 추가로 준비한 빵은 빈손으로 발길을 돌리는 어르신의 마음을 달랬습니다.

원각사 무료급식소는 소외된 어르신들을 위해 지난 27년간 매일 따뜻한 식사 한 끼를 책임져왔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후원이 평소보다 줄면서 운영에 어려움이 적지 않지만, 급식소를 이끄는 원경 스님은 “생명의 힘은 늘 희망을 안고 있다”는 신념으로 이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원경스님 (사회복지법인 원각 대표, 심곡암 주지): “(어르신들이) 그동안 차가운 대체식을 하셨기 때문에 굉장히 안타까움이 많았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따뜻한 급식을 하게 돼서 참 기쁩니다. 배고픔에는 휴일이 없지 않습니까. 그렇듯이 연중 365일 어떤 상황이 되었건 어려운 분들과 함께할 각오로 정진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밥 한 공기를 받아든 어르신들은 모처럼 환한 웃음을 지으며, 코로나 19로 인한 힘든 시간이 하루빨리 지나가기를 소망했습니다.

서울 탑골공원에서 BBS뉴스 권송희입니다.

(영상 취재=강인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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