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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인 올해,  불교계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오월영령을 추모하고 있는데요.

전통 사경(寫經)의 맥을 잇고 있는 정향자 작가가 5·18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대형 작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BBS 김종범 기자가 정향자 작가를 만나봤습니다.
 

 

 

< 기자 >

 
20년 간 전통사경의 한길을 걷고 있는 정향자 작가.

정 작가는 4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그 참혹했던 장면들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다섯살 막내아들을 업고 금남로 소아과에 들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계엄군의 무참한 진압에 피흘리며 쓰러져가는 젊은이들을 목격하고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그때 기억은 그후로도 오랫동안 마음의 빚으로 남았고, 사경작가로 활동하면서 오월영령들을 기리는 작품제작에 나섰습니다.



[정향자 / 전통 사경작가]
"5.18의 참상들을 너무 많이 봤어요... 마음이 너무 아프고 나중해 생각하니까 (5.18희생자)그분들은 천명을 다하지 못하고 갔잖습니까? 그래서 그분들을 천도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고...세월이 지나도 계속 마음속에 남아 있는거에요."

2년여에 걸친 작업끝에 완성된 초대형 감지금니(紺紙金泥) 장엄경.

가로와 세로 2미터에 달하는 대형 감지(紺紙)에는 5.18당시 숨진 희생자 7백여 명의 이름이 빼곡이 새겨졌습니다. 오월영령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의미로 이름 주변에는 변상도를 그려넣었습니다.


[정향자 / 전통 사경작가]
"금사경은 감지금니사경은 수백년, 수천년이 가도 변하지 않는 최고의 예술작품이기 때문에 여기에다 그분들의 이름을 써서 길이 보전하고 또 우리 후손들에게도 작품을 물려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 제가 이 작품을 하게 됐습니다."

서예가로 활동하던 작가는 지난 2006년, 국가무형문화재 사경장인 김경호 선생의 권유로 전통 사경에 입문했습니다. 

전통 감지금니사경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지난 2017년에는 난원사경연구원을 개설해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전통 사경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고 전통 사경문화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정향자 / 전통 사경작가]
"이 작품을 표구를 해서 시민들이 많이 접하고 민주화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 희생하신 분들에게 기도하고 천도하고 복을 빌어주고 하는 것이 우리 남은 자의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BBS뉴스 김종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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