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의 공식 요청에 의해 미 국무부가 제공한 5.18 민주화 운동 관련 기밀 문서가 공개됐습니다.

외교부는 오늘 오후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 웹사이트를 통해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5.18 관련 미측 기록물을 공개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총 43건 143쪽 분량으로, 지난해 11월 외교부가 주한 미 대사관에 비밀 해제 검토를 요청한 문서들입니다. 

다만, 5.18 진상 규명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발포 명령자나 지휘 체계 등을 유추할 수 있는 새로운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관련 증언이나 회고록을 통해 이미 알려진 내용"이라며 "미국이 이미 공개한 문서 가운데 가려져 있던 부분이 새롭게 추가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1979년 12월 14일 윌리엄 글라이스틴 당시 주한 미 대사가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면담한 뒤 '정치적 야심이 있지만 드러내지 않는 사람으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한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글라이스틴 대사의 회고록을 통해 알려진 내용이지만, 이처럼 글라이스틴 대사가 당시 미 국무부에 보낸 문서 전문을 통해 확인된 건 처음입니다.  

앞서 1996년 해당 문건이 처음으로 공개될 때 이 부분은 지워져 있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정부가 전향적으로 5.18 관련 기록물 전문을 공개한 건 대단히 의미 있는 조치"라면서 "미측은 한미동맹 협력 정신에 따라 내용을 공개한다고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미 정부에 5.18 관련 기록물을 공식 요청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외교부는 앞으로 추가 공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미측과 적극 협력해 나갈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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