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BBS 라디오 아침세상-파워인터뷰] "신뢰관계 형성되어야만 성장과 결실 기대할 수 있어“

김원술 대구 능인고등학교 교장

■ 출연 : 김원술 능인고등학교 교장

■ 방송 : BBS 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2020년 5월 15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 진행 : 박명한 기자

▷ 박명한 : 오늘은 5월 15일 스승의 날입니다. 하지만 최근 학교 현장의 여러 문제들로 인해 스승의 날을 맞는 교사들의 마음은 편치 않을 것 같습니다. 파워인터뷰, 오늘은 조계종 종립학교인 능인고등학교 김원술 교장 모시고,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교장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 김원술 : 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박명한 : 오늘이 스승의 날인데요. 스승의 날을 맞는 소감이 어떠신지요?

▶ 김원술 : 매년 스승의 날을 맞을 때 마다, 학생들이나 학부모님, 일반시민들은 오늘날 학교나 선생님들에 대해서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는 마음 때문에 편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빨리 이 날이 지나갔으면 하는 어색한 마음으로 보내왔습니다.

그러나 금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40여일간의 휴업기간을 거치고 아직까지 학생들이 학교로 등교하지 못하는 온라인 개학 중에 스승의 날을 맞으니, 학생들이 보고 싶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는 마음이면서 등교개학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설레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 박명한 : 스승의 날이라도 예전처럼 사제지간에 선물을 주고 받는 것도 법으로 금지돼 있는데요. 요즘 학교현장에서 스승의 날 어떻게 기념하고 있습니까?

▶ 김원술 : 과거에 비하면 매우 차분하게 선생님을 공경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면서 기념하고 있습니다. 학생 개인적으로 준비하진 않지만 학생들이 카네이션 꽃을 선생님들께 달아 드리고, 약간의 다과 등을 준비하거나 선생님과 학생대표간의 축구경기 등을 통해 사제간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사제동행 행복시간’을 가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학교는 5월 15일이 개교기념일이라서 학교장 재량휴업일로 운영합니다. 따라서 전날인 5월14일의 개교기념식을 스승의 날 행사와 겸하여 ‘스승의 은혜’ 노래 및 연주, 댄스 등의 축하공연으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 박명한 : 오랫동안 교직생활을 해오면서 어려움도 많으셨지만 보람도 컸을 것 같습니다. 가장 보람된 기억을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김원술 : 교직생활의 보람은 역시 제자의 성장과 변화, 사회적 역할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학창시절의 추억과 삶에 대한 서로의 소회를 공유하고 때로는 조언도 보탤 수 있는 신뢰관계를 확인할 때인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에 저의 말 몇마디와 교육철학이나 방법 등에 큰 용기와 자신감을 얻었다는 제자들의 말이 가장 큰 보람으로 기억됩니다. 힘들 때, ‘너를 믿는다’는 고3 시절의 담임 말에 자신감을 얻어 법조인의 꿈을 이루었다는 제자나 학창시절의 주말숙제나 등교시간기록부 운영 등을 시도해 보고 자진포기했다는 동료교사가 된 제자 등이 특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 박명한 : 그런데 요즘 교권추락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학생이 교사를 폭행했다는 뉴스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데요.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김원술 : 교권추락의 기본적 원인은 2가지에 있다고 봅니다. 그 하나는 가정과 사회의 ‘학교와 선생님의 역할’에 대한 관점이 변화되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과거에는 학교와 선생님의 역할에서 인성이나 기본생활 습관 지도 등도 매우 중요하다고 기대하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오로지 학습지도, 특히 진로‧진학지도의 역할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가정의 ‘교육적 기능’ 약화에 있다고 봅니다. 가정의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웃어른에 대한 예절이나 친구 및 이웃간의 도리 등과 같은 인간성, 도덕성이 길러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정에서는 오로지 자녀를 공부와 성적으로만 내몰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 박명한 : 학교 폭력도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교장선생님께서는 어떤 시각을 갖고 계십니까?

▶ 김원술 : 입시위주의 교육풍토와 경쟁적 분위기, 합리성과 효율성만을 강조하면서 정서와 감성이 메말라 가고 이해, 포용, 겸손, 우정, 인내 등의 가치가 경시되면서 학교폭력도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기본적 질서와 학습 분위기 조성을 위해 교칙이나 상벌점제 등을 시행하고 적용하고 있으나 한계성이 있어서, 생활선도위원회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효과가 미미하여 학교 폭력은 단위학교 차원에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이제는 교육청 차원에서 대책기구를 운영하고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저는 이러한 학폭문제의 실마리는 학교교육의 본래적 목적과 기능을 회복하는데 있다고 봅니다. 시급히 학생 개개인의 꿈과 끼를 실현하도록 돕는 교육활동을 확대하여 저마다의 소질을 존중받고 역량을 기를 수 있는 학교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안 마련과 학생회 중심의 ‘학생 자치문화’ 형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 박명한 : 학교현장에서 교사의 자질을 높이고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능인고에서는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 김원술 : 본교는 불교종립학교로서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가르침을 건학이념과 교훈으로 삼아 모든 교육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교사의 자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3회의 아침예불과 학기별 교직원 워크숍이나 교직원수련회, 상시적인 교사불자회 활동 등을 통해 교육자로서의 ‘사랑과 봉사’의 책무를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해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체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나 불자학생으로 구성된 ‘주춧돌 리더활동’, 또한 복지시설 및 농촌 봉사활동 또는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 등을 매년 실시하면서 부처님의 자리이타의 심성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정의 생활교육 약화로 인한 인사예절, 언어예절, 두발, 복장지도 등의 기본생활 습관 지도를 우선하여 강조하고 있습니다. 학력신장도 바른 생활습관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 박명한 : 모든 문제를 학교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도 문제인데요. 교장 선생님께서 학부모님들께 당부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 김원술 : 스승의 날을 맞아 학부모님께 특히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학교와 선생님에 대한 믿음’을 가져달라는 당부입니다. 학교와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우리 학생들의 꿈과 미래를 준비하도록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학생과 선생님간의 신뢰관계가 형성되어야만 교육적 성장과 결실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진정으로 자녀의 올바른 성장을 원하신다면 자녀들에게 학교와 선생님들이 부정적 인식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매우 유의하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자주 강조하는 명구 중에, ‘欲知未來(면) 先察已然(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뜻은 ‘미래를 알고 싶으면 먼저 이미 그러한 상태, 즉 현재상태를 먼저 살펴라’는 것입니다. 꿈과 목표만을 위해 우리 학생들을 다그칠 것이 아니라, 현재 내 자녀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고, 어떤 꿈을 꾸고 있으며, 또 어떤 어려움을 갖고 있는지? 등에 관심 가져 주시길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 박명한 : 정부나 교육당국에서 ‘이런 부분을 좀더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 김원술 : 앞서 언급된 면이 있었던 것처럼 현재 학교교육의 많은 문제와 어려움이 ‘입시 위주의 교육현실’에 기인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정부나 교육당국은 시급히 ‘학업성적 위주의 입시정책이나 제도의 개선이나 보완’을 통해 사교육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공교육 본래의 기능과 역할을 회복할 수 있도록 고심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 박명한 : 김원술 교장선생님께서는 대구교사불자회 회장도 맡고 계시는데요. 대구교사불자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시고, 또 활성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는지요?

▶ 김원술 : 교사불자회는 불자교사로서 개인적 신행활동 뿐만 아니라, 대구 파라미타와 유기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청소년 포교 지도자로 활동하는 ‘청소년 포교단체’입니다.

대구교사불자회는 1998년에 창립하여 현재는 260여명의 회원을 중심으로 ‘분기별 성지순례’와 대구지역 교직원들의 ‘가족과 함께하는 템플스테이’실시, 전국교사불자회와 함께 추진하는 ‘여름 직무연수’, ‘겨울수련회’ 등의 행사를 봉행하거나 참여하면서 전국에서도 가장 모범적인 지부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습니다.

▷ 박명한 : 교육자로서 남은 꿈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 김원술 : 먼저 학생들과 좀 더 거리감이 없는 관계, 즉 친숙하고 믿음이 있는 관계를 퇴직하는 그 날까지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평소 저는 학생들에게 ‘아주 작은 반복의 힘’을 믿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유일한 길은 작은 일의 반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단순하고, 가장 쉬운 것부터 시작하여 끝까지 계속하게 만드는 ‘아주 작은 반복의 힘’은 특히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 교육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기간에 더욱 학생들과 친숙하고 믿음있는 관계를 만들어 가면서, 아주 작은 반복의 힘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 박명한 : 앞으로도 교육현장에서 학생들 잘 이끌어주시길 바라고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원술 : 네 감사합니다.

▷ 박명한 : 파워인터뷰, 오늘은 스승의 날을 맞아 능인고등학교 김원술 교장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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