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 뜨지 않는경우 여기를 클릭하여주세요.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으로 꼽히는 제주4·3 사건으로 스님 16명이 희생되는 등 불교계의 피해도 적지 않았는데요.

4.3의 사건의 진상과 불교계의 피해 실태 등을 사진과 예술작품 등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첫 전시회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전시회가 4·3당시 불교계 피해 실상을 널리 알리고 당시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와 상생의 세상을 열어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제주BBS 이병철 기자가 전합니다.

 

조선시대였던 1702년 당시 한 목사의 훼불 행위로 200여년 동안  무불 시대를 겪었던 제주 불교는 4·3 사건이 발발하면서 또다시 불교의 저변이 뿌리 채 뽑히는 제2의 무불시대를 맞습니다.

당시 무장대와 토벌대간에 치열한 격전이 펼쳐진 가운데 토벌대는 중산간 지역의 사찰과 스님들을 폭도로 몰아 무차별 학살을 자행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37개 제주지역 사찰이 훼손되고, 16명의 스님이 입적하는 등 제주불교는 4.3 사건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습니다.

4.3 당시 비극적인 현장과 불교계의 피해 실상을 사진과 예술 작품 등을 통해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습니다.

‘제주불교, 동백으로 화현하다’라는 제목의 전시회는 한국 불교의 중심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나무 갤러리에서 개막됐습니다.

불교계는 이 자리에서 제주불교 4.3 피해의 진실이 하루빨리 밝혀지길 기원했습니다.

[금곡 스님 /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

“제주 4.3은 72주년이 지나고 지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사건의 진실은 묻혀 있습니다. 수많은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 또한 더디기만 합니다. 불교의 사찰 피해, 희생당하신 스님의 진실도 어느 하나 밝혀지지 않습니다.”

또 전시회 개막식에는 불교계를 비롯해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등 이웃종교 성직자들까지 참여해 4·3당시 종교 간 아픔과 갈등을 해소하는 화해와 치유의 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홍정 목사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제주4.3의 시공에서 수난당하며 제2의 무불시대를 겪어야만 했던 우리의 이웃 종교인 불교의 도반들에게 통회(痛悔)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 전시회는 제주4.3범국민위원회와 대한불교 조계종 사회부 등이 공동 주최했고 지난해 11월 불교계의 4.3 피해 현장을 순례한 기록과 생존자와 관계자들의 증언을 생생하게 전하는 40여 작품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4.3 당시 제주의 주요 재배작물이었던 보리를 활용한 공예 작품으로 4·3을 형상화한 이수진 작가와 불교계 4·3피해 현장을 발로 누비며 앵글에 담아온 김계호 사진작가가 전시회에 참여했습니다.

[이수진 / 보리공예 작가]

“이번 전시회에서 심혈을 기울인 작품은 모두가 부처인 ‘부처님’ 인데요. 이는 보리줄기를 이용한 만든 작품인데 제주4.3 역사의 현장에서 제주 보리를 채취해서 만든 거고요. 부처님의 연좌에 보면 동그란 것을 동백꽃으로 제주4.3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스님들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바다 건너 서울에서 처음 열린 이번 전시회는 오는 17일까지 이곳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나무 갤러리에서 열립니다.

[스텐딩]

이번 전시회가 제주와 불교라는 지리적, 정서적 한계를 뛰어넘어 4.3의 실상을 전국에 알리고 국민 화합과 상생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는 게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BBS뉴스 이병철입니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