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성폭력 전체 성폭력의 30% 차지... 수직적 상하관계 문제

영상이 뜨지 않는경우 여기를 클릭하여주세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전영신] 전국네트워크 이어가 보겠습니다. 부산으로 가봅니다. 부산BBS 황민호 기자 나와 있죠?

[황민호] 네, 부산입니다.

[전영신] 지난달(4월) 23일이죠. 시청의 여직원을 성추행한 사실을 시인하고 전격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얘기 좀 들어볼께요. 각 여성 단체에서 오 전 시장의 고발이 이어졌는데요.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황민호] 네, 오늘(11일)입니다. 먼저, 부산경찰청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비방하는 댓글을 단 악플러에 대해 수사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오 전 시장과 관련한 기사를 자체적으로 모니터링 한 뒤에 피해자를 비방한 댓글을 게시한 네티즌 여러 명을 상대로 조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경찰은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피해자와 관련한 수사상황에 대해서는 2차 피해 우려로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영신] 오 전 시장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모두 7건의 고발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이 됐죠? 

[황민호] 네, 오거돈 전 시장을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등의 혐의로 최초 고발한 활빈단 측 고발이 모두 4건 있었고,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등 각종 시민단체 등이 제기한 고발도 3건으로 확인됐습니다. 석영미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의 말입니다. 

석영미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

[인서트/석영미/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 
"한국사회의 고용 환경이 상당히 성 차별적 입니다. 여성 같은 경우는 하위직에 비정규직에 노출된 경우가 많구요. 남성들은 그에 반해서 정규직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런 것이 전체적인 조직 문화이고 고용 환경의 문화, 단순히 여성 문제보다는 고용 차별의 문제이고 조직 문화의 문제라고..."

[전영신] 경찰이 사퇴한 오 전 시장에 대한 소환조사나 피해자 측 고소, 진술을 확보하지 못해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인데요. 어떤 입장을 내놓고 있죠? 

[황민호] 경찰은 오 전 시장의 최근 성추행 의혹뿐만 아니라 과거 의혹에 대한 수사까지 진행하고 있다면서 사건의 중요성을 고려해 엄정하고 공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오 전 시장에 대해서는 관련자료 확보 후 소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영신] 사퇴 기자 회견 후 열흘 넘게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던 오거돈 전 시장이 경남 거제의 한 펜션에서 목격됐어요. 이날 오 전 시장이 발견된 후 또 다시 종적을 감췄죠. 

[황민호] 네, 오 전 시장은 사퇴 직후에 부산에서 경남 거제도로 가는 길목인 거가대교 휴게소에서 목격이 됐습니다. 이후 지난 4일 거제도 남부면 해금강 유람선 매표소 인근에 위치한 펜션에서 발견이 됐는데요. 당시 오 전 시장은 펜션 로비에 있는 소파에 누워있었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회색 후드티와 청바지 차림으로 있었습니다. 인기척을 느낀 오 전 시장은 검은색 선캡을 쓴 뒤 펜션 밖으로 나가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사라졌습니다. 
이 펜션은 오 전 시장이 수영구 남천동에 있는 시장 관사에 거주하기 전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 같이 살던 건설사 대표가 소유한 펜션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오 전 시장을 최초 고발했던 활빈단의 홍정식 대표는 펜션을 제공한 혐의로 이 건설사 대표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전영신] 오늘 행정안전부 진영 장관이 오거돈 전 시장의 사퇴로 행정 공백이 우려되는 부산시를 찾았죠? 

부산경찰청을 찾은 행정안전부 진영 장광

[황민호] 네, 진영 장관이 오늘 부산을 찾아 시정 현안을 점검했습니다. 진 장관은 부산시청을 방문해 간부 공무원 20여명을 만나 주요 현안과 건의 사항을 들었고, 이어 부산시의회에서 의장단과 간담회를 갖었습니다. 그리고 부산경찰청으로 이동해 치안 업무 추진 상황 등을 살폈습니다. 현재 부산시는 행안부의 대변인을 지낸 변성완 행정부시장이 시장 권한대행직을 수행하고 있는데요. 진 장관의 부산 방문은 정부에서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전영신] 여성 단체에서 오거돈 전 시장의 사건의 본질은 권력형 성범죄라고 주장하는데요. 권력형 성범죄는 어떤 의미로 봐야할까요? 

[황민호] 권력형 성범죄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사건처럼 가해자가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저지르는 성폭력을 말합니다. 우리 사회의 조직문화가 남성 중심적인 위계구조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범죄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런 구조 속에서 피해자는 저항하지 못하고 저항하더라도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는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심각하다고 여성 단체들은 보고 있습니다. 

[전영신] 개인의 일탈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아요. 여성 단체들은 이런 시각에 대해서 어떻게 얘기를 합니까?  

[황민호] 먼저, 석영미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서트/석영미/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 
"개인의 일탈이라면 이런 사건이 하나만 있어야 하는데 안희정 사건도 있었고, 사실 조직사회 내에서 이런 일들이 한 두번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작년에 한국성폭력상담소의 통계자료를 보면 직장내에서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전체 성폭력 사건의 30%를 차지했습니다" 

[황민호] 여성 단체들은 오 전 시장을 비롯해 안희정 전 도지사 등 성폭력 공직 사회를 비롯한 우리나라 일터와 조직내의 수직적 상하관계, 잘못된 성의식, 성인지 감수성 부족 등에서 온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전영신] 이런 문제를 개인의 일탈로 보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축소하려는 것이라고볼 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황민호 기자 오늘 수고했습니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