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박물관, 특별전 '남도 불교 천년의 증언' 11일 개막

호남지역에 널리 분포한 불교 금석문의 탁본을 통해 남도의 불교문화와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광주박물관은 특별전 ‘남도 불교 천년의 증언, 남도불교문화연구회 기증 탁본전’을 이달 11일부터 오는 8월 9일까지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지난 2018년 남도불교문화연구회가 기증한 177건, 210점의 탁본 가운데 대표작 45건 91점이 선보인다.

탁본은 금속이나 돌 등에 새겨진 글자나 무늬인 금석문(金石文)을 먹을 이용해 종이에 찍어내는 기법으로,  금석문 연구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 장흥 보림사 보조선사영탑비(884년)

전시는 모두 4부로 구성됐다. 1부 ‘천년 고찰의 기록-사적비’ 에서는 사찰의 역사와 중수 내용을 기록한 사적비를 살펴본다. 조선 후기 호남지역의 사찰을 중심으로 유행한 사적비의 건립 양상을 살펴보고, 후대의 사적비 건립에 모범이 된 순천 송광사 사원사적비(1678년)를 비롯한 대표적인 사적비 유적이 소개된다.

2부 ‘고승들의 행적-고승비’에서는 덕이 높은 승려를 일컫는 고승(高僧)들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고승비를 소개한다. 호남지역의 사찰에는 신라 하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에 걸친 고승비가 전해진다. 신라 하대부터 조선 태조대까지 왕의 승인을 얻어 건립하였던 고승비를 조선 후기부터 각 사찰의 문도들이 직접 건립하기까지, 당시의 불교 제도 및 사상적 변화와 발맞추어 간 불교 내의 움직임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 해남 대둔사 사적비(1744년)

3부 ‘깨달음의 모습-불상, 탑, 석등, 종’ 에서는 다양한 불교미술품에 새겨진 부조와 명문 기록을 소개한다. 불교미술품은 부처님께 바치기 위한 공양물의 일종으로 그 명문에는 이를 조성하면서 기원하는 내용을 주로 적었으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제작자의 존재가 부각되면서 제작자·시주자·각종 소임을 맡은 사람들의 이름도 함께 새겨지게 되었다.

4부에서는 ‘민중의 염원-매향비’라는 주제로, 호남지역의 해안가를 중심으로 분포한 매향비를 소개한다. 매향(埋香)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에 향을 묻어 두고 먼 미래에 미륵부처가 오시면 이를 공양하고자 하는 민간의 불교 의식으로, 고려 말에서 조선 초까지 짧은 기간 동안 해안가를 중심으로 성행했다. 이러한 매향의식의 내용과 참석자를 기록한 매향비는 전국에 15기 정도가 남아 있는데, 호남지역에 10여 기가 집중돼 있다.

▲ 구례 화엄사 사사자삼층석탑 기단 비천상(8~9세기)

전시 연계행사로 학술대회도 마련된다. 6월 12일 오후 2시. 국립광주박물관이 남도불교문화연구회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날 학술대회에선 ‘남도 불교 천년의 증언, 현장과 전망’ 을 제목으로 하는 전남지역의 금석문과 불교미술에 대한 주제발표에 이어 ‘남도불교문화연구의 과제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종합토론이 펼쳐질 예정이다.

전시 문의: ☎ 062-570-7034

 

▲ 광주 원효사 동종(17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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