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와 관련, 이번에는 '살균제 인체 주입 검토'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충동적으로 거론하며 많은 사람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역풍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살균제 주입과 자외선 노출을 검토해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23일 브리핑 발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지며 그 논란도 일파만파 확산했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트윗을 통해 살균제를 부적절하게 사용해선 안된다는 '경고문'을 올렸고, 미 식품의약국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띄워온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의 약물에 대한 심각한 부작용을 공개적으로 경고했습니다.

살균제 제품 라이솔 제조업체인 레킷벤키저는 어제 어떤 상황에서도 인체에 주입하거나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로 사용돼선 안된다는 내용의 경고문을 발표했습니다.

민주당 인사들도 맹비난에 나섰습니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위터에 "나는 내가 이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그러나 제발 표백제를 마시지 말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주간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사람들에게 라이솔을 폐에 주입하라고 한다"며 "의사결정 과정에서 과학이 결여된다면 우리는 매우 성공적인 경로를 밟을 수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습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TV에 돌팔이 약장수가 나온 것 같다. 그는 폐에 살균제를 주입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미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살균제 발언'이 의학 전문가 등을 경악하게 만들었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의학계 등에서는 당장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한 황당무계 발언", "사람들이 죽게 될 것"이라는 반응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백악관 새 대변인에 발탁된 케일리 매커내니

파문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오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당신 같은 기자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비꼬는 투로 질문한 것"이라고 번복하며 해명에 나섰습니다.

앞서 백악관은 오전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이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와 관련해 의사들과 상담해야 한다는 점을 계속해서 언급해왔다"며 "무책임하게 전후 맥락을 무시하고 부정적인 헤드라인을 내보내는 미디어들이 알아서 하시라"고 언론 탓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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