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연 : 청보리건축사무소 이기승 건축사

● 코너명 : BBS 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2020년 4월 24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 진행 : 정한현 기자

▷ 앵커멘트 : 라디오아침세상에서는 매달 불자ceo를 만나보고 있습니다. 파워인터뷰, 오늘은 지역 사찰 등 전통 건축물의 설계와 감리.그리고 불사 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이기승 건축사를 정한현 기자가 만났습니다.

▷정한현 : 네. 파워인터뷰, 오늘은 이기승건축사를 만나봅니다.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이기승 건축사 : 네 안녕하십니까 대구불교방송 청취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정한현 : 불교방송 출연은 처음이시죠. 우선 청취자들께 인사말씀부터 해 주시죠.

▶이기승 건축사 : 네 이곳은 처음이지만 방송국에 오니 고향에 온 것처럼 평안하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입니다.

사람은 자기가 태어난 지역적인 고향도 있지만은 생각하고 지향하는 정신적인 세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부처님의 아름다운 세계를 함께하는 관계이기 때문인지 편안합니다.

▷정한현 : 지금 청보리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건축가이고, 15년간 대구대학교 겸임교수와2003년도에 대구건축상 은상을 수상하셨구요. 현재 문화재수리기술자이기도 하죠.  사찰과 문화재와는 떼어 놓고 말씀드릴 수 가 없지 않을까 하는데요. 답사를 많이 다니셨을텐데 특히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죠.

구도회 활동 당시 모습

▶이기승 건축사 : 곧 부처님오신날이 다가오죠. 20여년전 이맘 때 쯤 이었을 꺼예요. 개인적으로 경주 남산의 4월과 5월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구도회에 다닐 때였는데 구도회 청년부 회원들과 1박2일 일정으로 경주 남산을 순례하게 되었죠.

스님들의 배려로 칠불암 근처에 텐트를 치고 1박을 하면서 간단한 다과와 함께 밤새는 줄 모르고 불교이야기와 토론을 하였습니다.

젊음의 열정으로 참 아름다운 밤이었습니다.

참 젊다보니 거의 밤을 새다 싶이하고도 아침 일찍 일어나 남산 순례를 하였어요.

남산을 걸으면서 잠도 덜 깬 상태라 비몽사몽간에 본 노란 진달래 길, 잔잔했던 호수.

지금도 제게는 아주 큰 추억이고 살아가면서 힘들거나 지칠 때 꺼내서 반추해보는 장면들이구요.  세월이 지나도 늘 그날처럼 추억되곤 한답니다. 

▷정한현 : 네 남산의 기억이 남다르신데 혹시 문화재기술자로서 경주 남산이나 불적유적에 관련된 일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죠.

▶이기승 건축사 : 2008년도 칠불암 인법당 개축설계를 하게 되었습니다.

칠불암은 이름그대로 일곱분의 부처님이 법당입니다. 법당이 없죠. 그래서 스님들이 기거하면서 간단하게 법회를 할 수 있도록 지은 것이 인법당인데요.

개축설계를 하게 되어 굉장히 기뻤어요.

칠불암 인법당은 장소가 아주 작아요. 정면 세 칸 측면 한 칸으로 작고 소박한 건물입니다.

보통 불상 측면으로 창을 크게 내지 않는데 칠불암 인법당은 칠불 측면으로 최대한 창을 크게 내어 있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설계하고 2~3년 세월이 지나서 주지스님께서 선물을 보내오셨어요.

너무 고마웠고 인사를 드리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가지 못하고 세월이 이렇게 지나버렸습니다. 늦었지만 주지스님 감사합니다. 

▷정한현 : 네. 그럼 불자들에게 특히 소개할만한 곳이 있다면요?

▶이기승 건축사 : 제가 오늘 소개하고 싶은 곳은 신라불교가 처음 들어온 초전지인데요.

초전지는 2014년 저희사무실과 서울팀이 같이 컨소시움해서 설계를 하였습니다.

설계하고 공사기간이 2~3년 걸렸으니까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요.

초전지는 선산도리사 아래 있는 마을입니다. 남아 있는 곳은 모례정이라는 우물하나 밖에 없어요. 구미시가 이 부분 아주 잘 만들었어요.

특히 불교기념관을 소개하고 싶은데요. 전체를 신라 마을처럼 초가집,기와집,굽은곡선길 이렇게 조성한 그런 불교단지죠. 

▷정한현 : 기념관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체험시설도 있는지요?

▶이기승 건축사 : 기념관에는 아도화상이 모례 장자 집에 오는 과정이라든가, 최초로 불교가 어떻게 전파되었는지 등 불교가 시작되어 어떻게 전파되었고 이차돈의 순교로 이어졌는지, 불교가 공인되는 그 과정을 아주 자세하게 모형으로 잘 만들어 두었습니다.

특히 그런 것이 신라 불교역사를 잘 알 수 있는 좋은 점이죠.

또 신라의 복식체험과 전통음식체험 등 숙박도 가능하구요. 가족들이나 특히 아이들과 함께 가보시면 아주 좋은 곳입니다.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신라 불교역사나 불교에 대해서 자세히 잘 알 수 있는 그런 곳이라 생각합니다. 

▷정한현 : 네 지금은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요.

▶이기승 건축사 : 제가 30년 가까이 건축사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초창기에는 주로 일반주택이나 상가 사찰 등을 설계했었지만 20년 전부터는 주로 사찰복원 설계라든가 사찰신축 등 절 일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근교에 있는 여러 본사 불국사 고운사 동화사 해인사와 본사에 딸린 말사 등 여러 곳을 설계 하여 많은 절에 가고 있습니다.   

▷정한현 : 그렇겠네요. 한국가람건축의 공간구성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하셨던데요.사찰 건축의 특징은 무엇이라 보시는지요?

▶이기승 건축사 : 네 인도에서부터 시작된 불교와 불교문화는 우선 탑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인도는 주로 벽돌, 진흙을 구워서 만든 벽돌로 탑을 만들었습니다.

중국은 목조 기술이 발달되어 목탑, 나무로 집모양의 탑을 만들고 우리나라도 초기에는 목탑이나 전탑을 만들다가 우리나라 자연에 좋은 점 중 하나가 화강암 화강석이 많아요. 화강석을 가지고 탑을 만들게 되죠. 석탑입니다.

돌로 만든 탑은 처음에는 5층이나 7층으로 석탑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3층으로 정형되었죠.

그래서 우리나라는 돌로 만들 가장 아름다운 모습의 탑이 아닌가! 생각하고. 세계예술사에도 한국을 석탑의 나라 이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자연이나 재료에 따라서 잘 적응하고 변화하는 이런 것을 이야기 할 수 있고, 

두 번째는 일반인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어서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통일신라에만 해도 사찰은 도심, 성안에 있었어요. 그래서 인도나 중국에서 들어오는 첨단 학문이나 문화를 사찰에서 굉장히 빨리 받아들였고 또 외국에서 오신 분들이 숙박을 해야 하니까 요즘으로 치면 호텔이라고 할까요 숙박도 가능했고 또 축제도 합니다.

그러니까 문화예술회관 같은 다양한 기능을 했죠.

간혹 어떤 분들은 ‘사찰에서 뭐 저런 것을 하나?’하는 말씀을 하시는데 사찰은 역사적으로도 다양한 기능을 했던 곳 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기승 건축사가 복원한 이육사 생가에서

▷정한현 : 네. 문화재수리기술자의 시각에서 많은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사찰 불사에서 반드시 고려돼야 할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이기승 건축사 : 네 문화적으로 가치가 있는 사찰은 아주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복원도하고, 아주 잘 지켜야하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형태 행동들도 옛것을 고수하는 것들이 필요하고 반면에 일부에는 주변도 좋습니다.

한 사찰안의 영역에서는 아까 말씀드린 첨단적인 생활, 기술 이런 것들이 반영된 오늘날의 삶을 담는 공간들로 구성되어져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정한현 : 네. 불교와는 언제 인연을 맺게 되신겁니까?

▶이기승 건축사 :  제가 고등학교 시절입니다. 58년 개띠해에 굉장이 많이 태어났다고 하는데 저도 개띠입니다.

그 당시 불교학생회가 활동이 아주 활발했었습니다.

저도 불교학생회 출신인데 불교학생회는 고등학생들로 이루어져 있죠. 자연스럽게 불교청년회로 이어졌고 이후 대학원에서 불교 건축을 전공하게 된 것이 불교와 더욱 깊은 인연으로 지금껏 이어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 ‘해인공간가람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해인상 논문부분에 응모해서 ‘해인상’을 수상하게 되고 시상식에서 뵙기 힘든 성철큰스님도 뵙게 되었고 참 좋은 기억입니다.

▷정한현 : 네 그렇군요. 깊은 인연이 느껴집니다. 존경하는 분으로 구도회 이기영박사를 꼽았던데,(네) 어떤 인연이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이기승 건축사 : 제가 불교 건축에 대한 공부를 시작할 때는 사실 불교 건축에 대한 책이 거의 없었는데 한국불교 연구원에서 이기영 박사님 정병조교수님 이런 분들이 주축이 되어 집필하신‘한국의 사찰’이라는 18권의 시리즈로 된 책이 발간되었죠.

불교건축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는 좋은 책이지만 불교 철학이나 사상에 대한 것을 그 책을 통해 상당히 많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이기영박사님께서 구도회에 법회를 하시러 오셨는데 그당시 구도회회관이 시내 사보이호텔 근처에 있었어요.

박사님이 법회를 마치면 대구역에서 기타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셔야 했는데요. 법회 끝나고 제가 제일 마지막까지 남아서 박사님을 모시고 사보이 호텔을 지나 대구역까지 배웅을 해드렸어요.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함께 걸으면서 강의에서보다도 더 많은 것을 말씀해주셨죠.

‘요익중생 실천불교 등 학문하는 자세’등등 그분의 그윽한 음성과 자애한 인품. 저에게는 큰 감동이었고 너무 고맙고 아주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 가신지가 24년정도 되었죠. 한번씩 생각이 납니다.  

▷정한현 : 이제 부처님오신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봉축 일정도 연기된 상태인데요. 혹시 올해 부처님오신날 계획이 있으신지.. 해마다 부처님오신날은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 말씀해주시죠.

▶이기승 건축사 : 과거에는 하는 일도 그렇고 사찰이나 스님들 인연이 많아서 부처님오신날이면 전후 일주일 정도 일정으로 스님들도 뵙고 절을 순례하였는데요.

최근에는 작은 암자를 중심으로 몇 군데 찾아가 부처님오신날을 축복하고 기도합니다.

올해는 부처님오신날 법회가 연기되었죠. 그래도 원래 부처님오신날은 청도 죽림사에서 기도하기로 하였습니다.

연기된 5월 30일날은 예전처럼 작은 암자에 가서 부처님께 차 올리면서 경배 드리려고 합니다.

▷정한현 : 네. 불교방송에서는 사회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불자 리더를 모시고,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오늘은 건축가이자 문화재수리기술자인 이기승건축사와 함께하고 있는데요. 벌써 마칠 시간이네요. 끝으로 앞으로 계획하시는 일과 불자로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듣고 인터뷰 마무리하도록하죠.
이기승 건축사가 참여하고 있는 농사모임
이기승 건축사가 농사를 짓는 텃밭

▶이기승 건축사 : 네 이제는 제 삶을 되돌아보면서 회향의 시간을 맞이하려는 이런 때가 되었습니다.

50대까지만 해도 거창하고 큰 거 이런 것 좋아했는데 요즘에는 아주 작고 소박한 삶을 살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되도록 작은 암자에 가고 최근에 대구 근교에서 텃밭을 하고 있는데요.

식물이, 생명의 봄, 겨울의 추운 혹독함과 여름의 강인함을 견디는 새싹을 보면서 젊은 생명의 실상을 느끼고 .....

사계절을 견디는 식물들과 함께 하는 우리 국민은 코로나뿐만 아니라 다른 어려움들도 잘 극복하리라 믿습니다.

지난 부처님오신날처럼 큰 연등행사는 없더라도 우리가 부처님말씀을 새기고 실천하려고 노력한다면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대구불교방송 애청자여러분 모두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정한현 :지금까지 파워인터뷰, 이기승 건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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