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 뜨지 않는경우 여기를 클릭하여주세요.

 

비핵화 협상이 오랫동안 교착 상태에 빠져있는 가운데 미국과 북한 사이에 때아닌 진실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북미 정상 간 소통 채널로 이어지던 '친서 교환' 여부를 두고 양측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김연교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번 진실 공방의 발단에 대해 먼저 설명해주시죠.

 

네. 시작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제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최근 김정은 위원장에게서 좋은 서한을 받았습니다. 좋은 편지였고, 우리는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친서를 받은 구체적인 시점이나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앞서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코로나19 관련 지원 의지를 밝힌 친서를 보냈다고 밝힌 터라, 만일 답장을 받았다면 조만간 북미 대화 불씨가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이 친서를 보낸 적 없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낸 거잖아요?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있은지 하루 만인데요. 

북한은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 명의의 담화을 내고 미국 대통령이 과거 오고 간 친서들에 대해 회고한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최근 김 위원장은 어떤 편지도 보낸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사실무근한 내용을 언론에 흘리고 있는 미국 지도부의 의도를 집중 분석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특히, 북미 정상 간 관계는 결코 여담 삼아 꺼내는 이야깃거리가 아니고, 이기적인 목적에 이용되면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빨리 반박 담화를 낸 의도가 뭘까요?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 간 친서 교환을 자국 내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는 데 대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마치 김 위원장이 미국에 친서를 보내 무언가를 부탁한 듯한 모양새가 연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의 말, 들어보시죠.

[문성묵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그렇지 않아도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에 대해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들이 먼저 편지를 보냈다는 건 뭔가 미국에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둔 게 아닌가"

다만, 미국과 대화 여지는 여전히 남겨뒀다는 평가입니다. 

북한은 최근 대미협상국을 신설하고 신임 국장 명의로 담화문을 내는 등 비핵화 협상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이번에도 실무자 명의의 담화문을 통해 상황 관리 차원에서 수위를 조절했다는 풀이가 나옵니다. 

 

 

북한의 담화로 잠시 피어올랐던 대화의 불씨는 다시 꺼진 듯한데요. 사실 코로나19 사태에 미국 대선까지 겹친 상황이라, 교착 상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요?

 

네. 북미는 지난해 10월 스톡홀름 실무 협상 결렬 이후,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를 발판 삼아 우선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공중보건 협력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을 이끌어 낸 뒤, 궁극적으로 대북 제재 완화 방안을 찾아 북미 대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건데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오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주최한 대담에 참석해 "최근 북한의 우선 과제가 보건의료 쪽으로 돌아섰다"면서 "의료보건 분야에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협력한다면 뚫릴 것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미국의 방역 지원 제안에 북한이 응답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결국 북한이 먼저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