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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 불교방송 정통 시사 대담 프로그램 '뉴스와 사람들'

진행 : 김봉래 BBS 전법후원국장

출연 : 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 대표.

방송 : 2020년 4월 19일(일요일) 저녁 6시20분(BBS 라디오)

 

 

김봉래 : 우리 사회 명사들과 현안을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하는 BBS 뉴스와 사람들. 진행을 맡은 김봉래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동서고금을 통해서 우리 인류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감로수가 되고 있죠. 그러나 오랜 세월을 나면서 여러 가지 언어로 번역되면서 같은 내용이라도 약간의 차이도 나타나게 되는데요. 언어의 뉘앙스 차이도 있고 또 문화 차이에 의한 번역상의 차이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우는 인도 빠알리어나 산스크리트어에서 중국 한문으로 번역된 경전을 주로 접해왔습니다만 요즘에는 빠알리어, 산스크리트어 원전에서 직접 번역된 경전들도 직접 접하게 되니까 사뭇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깨달음을 지향하는 수행자와 불자 입장에서는 부처님의 근본 뜻이 어디에 있었을까가 화두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만큼 원전 연구에 중요성을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 이 시간에는요, 빠알리 원전에 한글 번역 역경 불사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이시죠. 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 대표님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잠시 후에 찾아뵙겠습니다.

 

김봉래 : 네. 앞서 말씀드린 대로 평생을 빠알리 원전 번역과 연구에 매진해오고 계신 전재성 대표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전재성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전재성 : 안녕하십니까.

 

김봉래 : 네. 빠알리성전협회 대표로서 빠알리 니까야를 모두 한글로 번역을 하셨고 또 청정도론 같은 논서, 또 나아가서 율장 번역까지 지금 하고 계신데요. 먼저 전체적으로 그 간의 성과를 좀 개괄해주실까요.

 

전재성 : 네. 그 동안에 이제 4부 니까야 네 개를 전집으로 완간을 했고. 그 다음에 쿳다까니까야라고 해서 5부 니까야 다섯 번째 니까야가 있는데 그것도 한 7권 정도, 법구경, 숫타니파타, 테라가타, 테리가타 등등 해가지고 한 7권 정도 주석서까지 대부분 완역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번에 원래 율장 전서가 6권이 되는데, 그 동안에 마하박가나 쭐라박가 빅쿠비방가, 빅쿠니비방가 등등 해가지고 이번에 다시 빠리바라라는 것과 빠띠목카를 번역해서 6권 전체를 합본으로 해가지고 완역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논서에 해당하는 것은 청정도론을 작년에인가 완간을 했고. 그리고 거기에 필요한 그러한 기초 자료가 되는 빠알리어 사전이나 티베트어 사전 그리고 범어문법학 이런 것하고 대승경전 일부도 제가 번역을 했습니다. 오리지널 화엄경과 산스크리트 금강경해가지고 상당한 수의 경전들을 번역을 했죠.

 

김봉래 : 네. 그러니까 빠알리 원전번역, 산스크리트 원전번역, 나아가서는 빠알리어 사전 또 티베트어 사전까지 출간을 하셨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도 많으셨겠지만 보람도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어떠신지요.

 

전재성 : 네. 부처님의 원음 가르침이라는 게 중국에서 이중으로 번역된 그런 격의불교적인 가르침하고는 상당히 피부에 와 닿는 게 다릅니다. 그래서 그것을 느끼면서 제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고해를 건너가는 그런 어떤 중요한 가르침이라고 할까, 이런... 그래서 거기서 제가 수행에서 얻는 그런 힘 같은 것 이런 것들이 보람이고. 그 다음에 이제 더불어 이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빠알리 원전을 번역을 하게 된 거하고 그리고 또 하다보니까 경전이라는 게 결집이라는 게 완성된 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반복되는 것을 어떻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복원하느냐에 따라 결집이 나눠지는데, 제가 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반복 생략된 것을 최대한으로 복원해서 했기 때문에 제 7차 결집인 셈이죠. 제 번역은 아마도 세계 최초일 겁니다.

 

김봉래 : 네. 단순히 부처님의 가르침은 어떤 학문적인 연구 대상이 아니고 수행해 나가는 어떤 나침반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교리적인 배움과 실천적인 수행이 늘 같이 있어야 되는 건데요. 자세한 이야기는 천천히 더 여쭙기로 하고, 우선 빠알리 원전 번역을 어떤 인연으로 시작하게 되셨는지, 언론지상에도 많이 나왔습니다만 여쭙고 싶어요. 젊은 시절 대학 때는 농학을 전공하시다가 석사과정, 박사과정에서 인도철학, 불교로 전공을 바꾸시고 또 독일 유학까지 다녀오시면서 이렇게 빠알리 원전 연구하고 인연을 맺게 된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전재성 : 처음에는 대학을 갈 때는 조금 낭만적인 그런 생각으로 귀농을 꿈꾸고 농학을 선택했는데, 실제로는 그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삶의 고통을 실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그래서 인도철학으로 바꾼 다음에 독일로 유학을 가게 되었어요. 독일에서 이제 페터 노이야르라는 실제 나무 밑에서 수행하는 수행자를 만나서 빠알리 원전을 알게 된 게 직접적인 동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봉래 : 페터 노이야르 씨가 아마 한국에 한 두어 번 온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요.

 

전재성 : 두 번, 제가 초빙을 해서 왔다 갔죠.

 

김봉래 : 뭐 ‘거지성자’라는 책을 또 쓰셨죠.

 

전재성 : 네. 그렇습니다.

 

김봉래 : 그 분 인연으로 독일에서는 주로 어떤 연구를 하셨죠.

 

전재성 : 독일에서는 제가 인도학부에서 인도 제언어를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옆에는 티베트학부가 있었는데, 티베트어하고 인도의 산스크리트어나 빠알리어, 그리고 뭐 힌디어 이런 것들을 주로 어학적인 공부를 좀 많이 했죠.

 

김봉래 : 네. 그러면서 부처님의 빠알리 원전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이런 말씀이신데, 사실 우리나라에서 이 빠알리 원전 번역이 전재성 대표님의 빠알리성전협회 그리고 대림스님과 각묵스님의 초기불전연구원 이 두 곳이 이제 쌍벽을 이루고 있다 이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대표님은 혼자서 작업을 하시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어려움도 있으실 것 같아요.

 

전재성 : 원래는 저기 빠알리 경전 번역은 우리나라에서는 제가 제일 처음 시작했습니다. 30년은 되죠.

 

김봉래 : 그렇죠. 30년 되셨죠.

 

전재성 : 그렇죠. 30년 된 거죠. 처음에는 출간비를 마련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어 가지고 작업이 중단된 게 10년이 됩니다, 처음에. 그러다가 그리고 나중에 어떻게 인연이 나서 번역을 시작했습니다만, 또 건강을 지탱하는 것도 좀 어려웠고, 그 다음에 이제 교정을 완벽하게 보기는 힘들다보니까 오타나 오역을 바로잡지 못하게 되면 출간된 다음에 이게 오타가 생길 때마다 오역이 보일 때마다 가슴을 찌르는 것 같이 아픕니다. 그런 것을 극복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김봉래 : 더군다나 부처님의 가르침이니까 진리의 가르침인데, 일점일획도 틀려서는 안 되는 작업이죠. 이게 또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전재성 : 그렇죠. 그리고 충분한 시스템적인 지원이 없으니까 어차피 불가피하게 그런 실수도 날 수가 있는데 그런 것을 견디지 못하면 이제 번역을 못하는 거죠. 그것을 견뎌가면서 불도저처럼 밀어서 지금까지 온 거죠.

 

김봉래 : 대단한 작업을 하신 건데, 그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사실은 좀 이게 어떤 국가적인 차원에서 또는 종단적인 차원에서 원전 번역의 시스템을 갖춰서 전문가들을 묶어서 공동 작업하는, 옛날에 중국에서 현장스님 번역을 할 때도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서 됐던 것이기 때문에, 또 대장경불사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국난 극복을 위해 했던 것이었는데, 그것을 이제 혼자 하시다보니까 참 어려움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어떻게 그것을 극복하셨는지요.

 

전재성 : 그런데 그것은 옛날에 절대왕권 시대에는 그게 가능했어요. 그래가지고 이를테면 독일 같은 데서도 산스크리트어 대사전 같은 것을 인도에서도 만들지 못하는 것을 만들었는데, 그것은 이제 러시아의 짜르 황제 쪽에서 절대권력을 가지고 밀어줬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건데, 마찬가지로 현장법사나 구마라지바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와서는 그런 절대 왕권의 힘이라는 것은 없고 하다보니까 각자도생해야 되는 그런 형편이고, 그래서 유럽에서 지금 빠알리성전협회도 만들어져서 1881년도에 만들어서 빠알리 경전을 영어로 번역을 해오고 있습니다만, 그것도 다 이제 보면 각자가 번역이 다 다르고 전부 번역 용어도 다르고 하다보니까 통일도 안 되고 굉장히 난해해지고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현대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이 지금 그러한 시스템적으로 되려면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니까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언제까지 미룰 수는 없고, 그래서 제가 아주 어렵지만 혼자 번역을 하고 있는데, 그런데 혼자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오타 같은 거나 윤문 같은 것 가끔 봐주기도 하고 하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거죠.

 

김봉래 : 어쨌든 이제 빠알리 원전의 한글화 작업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계시고 이런 것들이 바탕이 되어서 또 언젠가 후학들이 좀 더 개선된 그런 번역 작업을 계속 해나가지 않을까, 그것이 또 불교경전 번역의 역사였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데, 예전에는 주로 한역에만 의지하다가 한역된 것을 한글로 된 경전으로 우리가 참고했죠. 그러다가 지금 빠알리 원전과 빠알리 원전에서 번역된 한글 경전을 이제 우리가 같이 이렇게 보게 되는데, 그러다보니까 그것들 사이에 어떤 근본 뼈대는 같겠지만 일부 뉘앙스나 어떤 문화적 차이로 인한 번역의 상이점, 또 시대적인 어떤 차이에 의한 번역의 상이점, 뭐 이런 것도 있을 것 같아요.

 

전재성 : 그게 크죠. 그러니까 이제 한역 경전은 그 자체가 상당히 중국의 격의화 된 불교라고 할까, 도가적인 사상이 아주 바탕에 쫙 흐르고 있습니다. 한역 경전에는.

 

김봉래 : 부처님의 원음들이 뭐 니르바나라든가 이런 것들이 중국에는 용어가 없기 때문에 자기들이 가지고 있던 기존 용어, 기존 종교나 철학의 용어로 바꿔서 하기 때문에 이게 차이가 있을 수 있죠.

 

전재성 : 엄청난 차이가 있죠. 그래서 오히려 이제 빠알리어라든가 산스크리트어는 서양의 독일어나 영어, 불어 이런 것에 더 가깝고 상당히 좀 논리적이고 개념화된 언어들인데, 이런 것들이 한문으로 번역되면 많이 의미가 축소되고 사라져버리죠. 그래서 논리성 같은 것이 상당히 중국화 되면 결여가 되어버리는데, 그런데 이게 보면 불경을 원래 빠알리 경전이나 이런 것을 보게 되면 굉장히 법수적이고 논리적이고 뭐라 그럴까, 그래서 저도 이제 니까야라든가 비나야삐따까라든가 이런 것을 번역하면서 전부 번호를 매겨서 숫자를 매겨서 분류해서 번역합니다.

 

김봉래 : 네. 성경도 그렇게 번역이 되어 있죠.

 

전재성 : 성경도 그렇게 되어 있죠. 불경도 그렇게 해야 됩니다. 그런 게 잘 안 되어 있고 하다보니까 이제 개념 분류하는 데서 애매모호하고 이해를 잘못하게 되는 측면들이 많이 있습니다.

 

김봉래 : 그런데 아까 말씀하셨듯이 빠알리의 5부 니까야를 거의 번역을 다 마치셨고, 그 다음에 논서도 일부 번역을 하셨는데, 얼마 전에는 부처님이 제정한 계율을 집대성한 율장이죠, 비나야삐따까 번역을 이제 국내에서 처음으로 하신 건데 무려 7년간의 작업 끝에 3,000여 쪽의 방대한 분량으로 내놓으셨습니다. 그동안 여러 가지 많은 상도 수상하셨습니다만 사실 이거 하나만으로 큰 상을 타실 일이 아닌가 싶은데 그 동안의 어떤 소회나 보람 또 어려움 그런 부분을 좀 말씀해주신다면요.

 

전재성 : 7년 정도가 작업을 시작한 게 마하박가부터 시작을 해서 한 게 한 7년 정도 되는데, 그 중간에 다른 책을 내고 했으니까 실제로 율장을 완성하는 데는 한 5년 정도 걸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3600쪽 정도 됩니다, 분량이. 이게 한 원고지로 한 35,000 매 정도 되는데 이것이 율장을 번역하면서 제가 굉장히 놀랬습니다, 여러 가지로. 계율이라는 것들이 우리가 생각하듯이 그런 단순한 게 아니고 굉장히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고 그리고 또 현대의 여러 가지 법률체계보다도 훨씬 선진적이라고 할까 2,500년전 그러한 법률적인 체계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현대의 여러 가지 경험법이라든가 현대의 여러 가지 법률체계를 뛰어넘는 그런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찍이 리스 데이비즈 같은 사람들이 영국에서 스리랑카 법율고문으로 있으면서 제일 감동 받았던 게 율장입니다. 그 덕분에 이제 불교공부를 하게 되고 영국에다가 빠알리성전협회를 만들어서 불경을 번역하게 된 거죠. 그러니까 실제적으로 세상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법률적인 체계가 근간이 되어 가지고 국가도 형성되고 개인도 법적ㆍ도덕적으로 확립되는 건데, 이러한 것을 심오한 법률적인 기본적인 정신이라고 하는 게 불교가 가장 선진적이고 가장 상세하다라는 거예요. 그래서 율장은 사실 굉장히 방대한 계율 정신의 어떤 뗏목과 같고, 또 거대한 빙산의 보이지 않는 부분이 계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봉래 : 계율은 어떻게 되었든 이렇게 행동해라 하는 실천지침.

 

전재성 : 실천지침이 아니라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죠.

 

김봉래 : 하지 말라는 것도 있고요. 이런 것은 하지마라.

 

전재성 : 주로 하지마라 하는 것이 중심이 되어서 그 빙산의 말하자면 보이지 않는 부분을 형성하는 거죠. 그게 제대로 정립이 되어야 그 다음에 현실적인 가르침의 체계가 빙산의 위로 올라올 수 있는 건데, 우리가 중요한 것은 뭐냐 하면 이성의 간계가 우리 스스로를 항상 속이기 때문에.

 

김봉래 : 이성의 간계.

 

전재성 : 이성의 간계가 속여요. 거짓말 하지마라고 하면 거짓말 하지 말라는 것을 일관되게 사유하면서 지켜야 하는데 어떠한 경우는 그것을 피해 나가려고 하는 그런 이성의 간계가 있다는 거죠.

 

김봉래 : 그렇죠. 때로는 선의의 거짓말도 해야 해.

 

전재성 : 그렇죠. 선의의 거짓말도 해야 하고, 그럴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러한 것들이 굉장히 체계가 단순한 게 아니라 죄의 종류가 여러 가지 다릅니다. 어떤 것은 중죄가 되고 어떤 것은 가벼운 죄가 되고 하는 게 굉장히 복잡합니다. 그래서 율장이라는 게 기본적으로는 자비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건데, 그래서 현대의 여러 가지 율법적인 거라든가 또는 법률적인 체계보다도 훨씬 앞서는 심오한 사유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계율은 어찌됐든 수범수제라고 해서 어떤 사건이 벌어졌을 때 이것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전재성 : 그런 식으로 구성이 되어 있죠.

 

김봉래 : 네. 그렇게 되어 있는데, 어쨌든 부처님의 말씀에 근거해서 경전이 생기고 또 율장이 생기고 했단 말입니다. 그런데 어쨌든 이렇게 되다보면 앞으로 부처님 말씀에 대해서 다양하게 이렇게 새로운 조명 내지는 새로운 해석도 많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재성 : 그렇죠. 그러니까 계율 자체가 굉장히 미세하고도 엄격한 잣대가 율장 안에는 있습니다. 이를테면 요즘 이제 ‘미투’ 문제 같은 게 복잡하잖아요, 굉장히. 그래서 사회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고 그러는데, 이러한 문제들도 굉장히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율장에 이를 테면 여인과 추잡한 말로 거스른다 그러면 욕을 한다 이럴 경우에 그 죄도 여러 가지로 나눠져 있습니다. 이를 테면 대변도와 소변도에 대해서 칭찬하거나 모욕하면 승단잔류죄(승잔죄)라고 하는 건데 이것은 승단회의에 회부해서 중죄로 다스리는 겁니다.

 

김봉래 : 대변도하고 소변도, 어떤 것인지 청취자들은 잘 모를 것 같아요.

 

전재성 : 이게 이제 성적인 성기에 대한 그런 것을 가지고 칭찬하고 모욕한다. 그 다음에 이제 대변도와 소변도를 제외하고 쇄골 아래 무릎 이상을 칭찬한다, 그러니까 몸에 대해서 칭찬한다든가 그렇게 되면 이것도 추악죄(미수죄)를 범하게 되는 게 돼요. 이게 요즘 ‘미투’ 문제하고도 관련이 되는 건데, 조금 더 엄격합니다, 불교가. 그러니까 다른 여자의 몸에 대해서 칭찬한다든가 또는 모욕을 하게 되면 추악죄에 해당하는 거예요.

 

김봉래 : 이것은 이제 오해가 없기를 바라는데, 주로 스님들에 대한 계율이죠.

 

전재성 : 스님들에 대한 계율이죠. 그 다음에 몸에 부착된 액세서리 같은 것을 칭찬하거나 거스르게 되면 이것도 모욕을 하게 되고 이것도 악작죄라는 것을 범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굉장히 엄격하게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계율이라는 게.

 

김봉래 : 한역으로 된 율장을 전공하신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차이를 제가 여쭤보기는 그렇겠습니다만...

 

전재성 : 한역 율장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빠알리 율이 토대가 되가지고 그 부파에서 약간 순서를 바꾼다든가 불필요한 것을 합해버린다든가 또는 조금 필요한 것을 세분화한다든가 이런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빠알리 율이 모태가 됩니다.

 

김봉래 : 그래서 이제 사분율 오분율 나누는 것이고 또 대승으로 넘어오게 되면 또 다른 계율, 보살계 등등해서...

 

전재성 : 대승에 그것은 있는데, 대승에서도 기본적으로는 이 사분율이나 오분율이라든가 십송율 이런 것을 기준으로 하는데, 이것은 다 실제로는 빠알리 율을 모태로 하고 있고, 또 빠알리 율이 없으면 제대로 해석하기 어렵고 빠알리 율이 가장 상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봉래 : 어쨌든 행위의 잣대가 되는 표준이 되는 게 율장이라고 볼 수도 있는 건데, 어쨌든 우리 지금 한국불교가 한 단계 더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원전에 대한 연구, 번역만이 아닌 연구가 되어서 조금 더 여러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켜서 삶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일인 것 같은데, 세계적으로도 원전 번역의 어떤 동향이 있을 것 같아요.

 

전재성 : 지금 세계적으로 원전 번역은 빠알리성전협회를 토대로 해서 굉장히 많이 이루어졌는데, 아직까지도 주석서들은 제대로 많이 번역은 안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문제가 있고. 최근에 서양에서 나오는 불교논문 같은 것을 보게 되면 특히 율장 쪽이 굉장히 현실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는 율장을 다루지 않으면 제대로 학문적인 성과를 이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생명존중 문제라든가 안락사, 낙태, 인구노령화 문제라든가 환경문제, 섹슈얼리티, 여러 가지 ‘미투’ 문제를 포함한 그런 문제는 다 율장을 토대로 다루고 있고, 특히 살생 문제라든가 이런 것도 굉장히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율장을 토대로 해가지고 여러 가지 현대사회의 난제들을 다루는 토대가 성립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좀 율장 한역, 율장이 워낙 난해하니까 몇 장 읽을 수가 없습니다, 너무 난해해가지고요. 그러다보니까 이제 학문적으로 접근하기가 어려웠고...

 

김봉래 : 그렇죠. 연구도 안 되어 있죠.

 

전재성 : 연구도 안 되어 있고, 그 다음에 인접학문과의 교류가 통합할 수 있는, 통섭할 수 있는 토대가 없던 거죠. 이제는 그런 게 생겼으니까 앞으로는 불교학의 어떤 발전이라든가 이런 것의 토대가 확립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

 

김봉래 : 그렇게 본다면 우리 한국불교학이 그동안에 한역 경전 위주의 번역과 그것을 토대로 한 연구에 그쳤다면 이제는 빠알리 원전에 근거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가능해졌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재성 : 그렇게 볼 수 있죠. 왜냐하면 저 같은 경우 4부 니까야, 중요한 부처님의 가르침, 부처님이 주로 하라고 하는 훈계적인 가르침이라든가 뭐 교리적인 가르침을 이야기하는 그런 니까야 하고 그 다음에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의 집대성 해 놓은 비나야 하고 두 가지가 다 번역이 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또 청정도론도 제가 아주 상세하게 전 세계 번역을 다 참고하고 고려해서 번역을 해냈습니다. 경율론 삼장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다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봉래 : 어떻게 보면 진짜 한국의 삼장법사라는 호칭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연구를 많이 해오셨는데 후학들에게 기대하는 바도 많을 것 같아요.

 

전재성 : 그러니까 이제 보면 불교학을 하는 사람들이 뭐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마찬가지이지만 불교개론서라든가 기본적으로 논서 정도만 읽고 불교를 자꾸 연구하려고 하는데, 그것이 크게 잘못된 겁니다. 부처님께서 직접 말씀하신 것은 니까야 안에 곳곳에 있는데, 이것이 마치 원목과 같아서 아직까지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굉장히 많고 학자들이라고 해도 이런 내용이 불교 안에 있는가 할 정도로 전혀 깜깜무소식인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원목을 가공해서 현실에 맞게 새로운 불교의 인문학적인 토대를 확립하려면 반드시 원전을 읽고 거기서 우리가 그것을 새롭게 가공해서 이를 테면 통섭적인 학문을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봉래 : 네. 그렇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이제 한국불교가 원목에 접근을 해서 이제부터 새롭게 가공해서 거기서 책상을 만들든 의자를 만들든 이런 이제 창조적인 일이 많이 나오게 될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그런 점에서 우리 종단에 당부하고 싶은 내용도 있을 것 같아요.

 

전재성 : 글쎄요. 불교종단이나 불교기관 자체는 제가 그렇게 크게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기대할 수도 없고. 왜냐하면 그게 어떤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통일적으로 큰 기관에서 통일적인 의견을 수렴하기는 굉장히 힘듭니다. 그래서 그게 되지 않는 거고. 그래서 그렇지만 주로 조계종단의 스님들과 큰스님들 재가신자들이 개별적으로 그동안에 쭉 후원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그게 큰 도움이 되었고. 그렇지만 이제 시스템이 완전히 갖추어지고 조금 더 홍보적인 차원에서 백년대계를 모색하려면 대승적 차원의 큰 후원이 좀 필요한 거죠, 절대적으로.

 

김봉래 : 네. 지금 뭐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초기불전연구원과의 연구의 어떤 차이점도 있고요. 그래서 제가 봐서는 종단 차원에서 어떤 인력들을 네트워크를 해서 어떤 그룹을 지원해서 뭔가 공동 연구하고 공동의 성과물을 내는 그런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씀을 여쭤봤는데.

 

전재성 : 네. 그것은 근데 조금 힘듭니다. 서양에서도 지금 독일학자들 영국학자들 번역이 다 다르고 용어를 통일한다는 거가 굉장히 많은 시간 낭비와 여러 가지 토론이라든가 이런 것을 거쳐야 하는데, 또 많은 시간은 비용이니까, 어마어마한 천문학적임 비용을 쏟아 붓고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일단은 지금으로서는 지금의 최선의 방법으로서 행하고 있는 겁니다.

 

김봉래 : 그렇죠. 지금으로서 최선의 방법, 또 지금으로서 최선의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전재성 : 결과가 나오고 있는 거죠.

 

김봉래 : 그런 면에서 어쨌든 부처님의 가르침이 온 세상에 널리 퍼져서 세상이 좀 평화롭게 되는 게 우리 모두의 바람인데, 그런 점에서 저희 불교방송 같은 매체에도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 것 같아요.

 

전재성 : 그러니까 사실은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라든가 역사적 그런 이런 문제들을 부처님 말씀하고 연관해서 진지하게 다뤄볼 필요가 있는데, 그런데 너무 대부분 사람들이 불교 교리에 대해서는 그냥 교과서적인, 무상(無常), 공(空), 무아(無我), 삼법인이라든가 사성제라든가 이런 식의 가르침을 가지고 논의를 하기도 하고 토론도 하기도 하고 어떤 결과를 끌어내려고 하는데, 사실은 그런 것은 후세의 학자들이 만들어낸 말들이고, 부처님은 그런 무상하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기보다는 생겨나는 것은 어떤 것이든 소멸한다든가 이렇게 구체적으로 말씀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구체적인 말을 가지고 우리가 현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이런 것을 모색해야 하는 거고. 또 동체대비라는 말도 대승불교에서 그냥 후세의 학자나 이런 사람들이 또는 스님들이 만들어낸 말인데, 부처님이 한 말은 아닙니다. 부처님이 직접 한 말이라고 한다면 과거 구원겁을 오랜 세월을 살면서 나도 한 때 그와 같은 사람이었다, 가난한 사람을 본다면 아니면 또 아주 부자를 본다면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실제적인 말입니다. 그러니까 아주 부자를 만났을 때도 나도 한 때 그와 같은 사람이었다 이렇게 생각해라, 그래야 마음속으로 어떤 잘못이나 죄를 짓지 않는 것이다라는 거죠. 그러한 것들도 전부가 실제로 니까야 안에 있는 말을 가지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지 상당히 추상화된 그러한 이념적인 말들, 동체대비라든가 이런 아니면 뭐 무상이라든가 무상.고.무아라든가 이런 말은 실제로 현실에 와 닿지 않을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수가 있습니다.

 

김봉래 : 아니 그러면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 중에 대소승을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꼽히는 것이 연기(緣起)의 가르침이거든요.

 

전재성 : 연기의 가르침이죠.

 

김봉래 : 그러면 부처님께서 그러한 연기라는 용어 자체를 쓰지 않았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전재성 : 연기라는 말은 있죠. 그런데 우리가 정확히 더 분석을 하면 조건적으로 함께 생겨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말을 썼지만 구체적으로 쓸 때는 그것은 이제 이를 테면 십이연기의 무명(無明)을 조건으로 해서 형성(行)이 생겨난다든가 형성을 조건으로 해서 의식(識)이 생겨난다든가 이런 식으로 해서 구체적인 그런 언급이 또 있죠. 그런 것들을 우리가 알고 개념적으로 추상화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왜냐하면 부처님은 실제 인간 고(苦)를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지 추상적인 교리를 확립하려고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우리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봉래 : 맞습니다. 부처님께서 어떤 말씀을 하셔도 그것은 그 자체가 옳아서가 아니라 그 말을 듣는 상대방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는 조언의 가르침이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응병여약(應病與藥)이고, 병에 따라 약을 줬고 그렇기 때문에 팔만사천 법문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렇게 우리가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부처님 말씀을 이렇게 30년 가까이 번역하시고 연구하시고 하시면서 앞으로도 건강하게 계속 일을 하셔야 할 것 같은데, 앞으로의 계획도 밝혀주실까요.

 

전재성 : 저는 이제 뭐 건강은 사마타․비파사나를 실천하는 것으로 선정에 들 때는 사마타를, 스트레칭 할 때는 비파사나를 하면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편이고.

 

김봉래 : 아니 왜냐하면 우리 불교학자들이 건강해야 꾸준히 부처님 말씀을 널리 펴는데 너무 연구에만 매진해서 자칫 건강을 잃는 경우 있거든요.

 

전재성 : 있죠. 지금은 이제 자타카를 번역하고 있습니다. 자타카는 이제 굉장히 방대한데

 

김봉래 : 부천님의 전생담이라고 봐야죠.

 

전재성 : 전생담인데 쿳다까니까야 쪽에서 가장 분량이 많은 건데, 사실 가장 분량이 제일 적은 것이기도 한데 주석서를 보통 자타카를, 이야기는 전부 주석서입니다, 주석서 전체를 번역하는 거죠. 자타카는 굉장히 방대한데, 자타카가 옛날에 서양으로 전해져서 이솝우화라든가 안데르센 동화의 원형이 되었던 겁니다. 자타카를 제대로 번역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죠. 원전하고 이제 대조해보니까 1980년도에 출간된 게 본생경 5권이 한글대장경으로 출간된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것은 일역에서 중역을 한 건데 상당히 이제 좀 부실화된 번역이고, 어떤 것의 의미가 잘 안 통하는 것은 굉장히 소설을 쓴 것이 많더라고요. 그것이 제대로 번역이 이루어져야 그것이 이제 모든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동화로도 가공될 수 있고 한 건데.

 

김봉래 :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스토리텔링의 보고라고 봐야죠.

 

전재성 : 보고죠. 스토리텔링의 보고죠. 그게 제대로 번역이 되어야죠.

 

김봉래 : 세계적인 연극, 영화가 나와서 좋은 아카데미상도 탈 수 있는 그런 소재가 될 것 같은데요.

 

전재성 : 그러니까 법인화 하는 문제도 고려하고 있는데 일단은 이제 번역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번역을 완료하는 게 적어도 경장의 니카야 같은 것은 쿳다까 쪽의 일부만 남아 있는데, 그것을 완료하고 나서 만약 시스템적인 후원 같은 게 있으면 할 수 있는 거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이렇게 하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다 갔는데요, 그래도 혹시 못 다하신 말씀 마무리 말씀 간단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전재성 : 우선 뭐 비나야삐따까가 율장전서입니다. 이게 다 완료했습니다. 3,600 페이지 분량이고 3만 5천 원고가 굉장히 방대한데, 이게 사실 불교만의 그러한 게 아니라 전 세계 역사상 2,500년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 전체를 통틀어서 율법에 관한 이렇게 상세한 책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현대의 여러 가지 민법이나 상법이라든가 여러 가지 법률이 있겠지만 그러한 것보다도 훨씬 상세한 구절을 가지고 있는 게 논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이런 측면에서 굉장히 상세한 연기적인 관점에서 여러 가지 조건을 다 고려한 완벽한 율법이라고 그럴까, 이것은 빠알리 비나야삐따까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법률을 공부하시는 분들도 저는 이거 반드시 한 번 사서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봉래 : 앞으로 많은 분들이 율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지 않을까 또 그 부분에 대한 연구도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그런 마음을 담아주신 것 같습니다. 오늘 바쁘신 와중에 스튜디오까지 나와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전재성 : 네. 감사합니다.

 

김봉래 : 네. 여러분 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 대표님과 함께한 오늘 이 시간 어떻게 들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이제 불교를 공부하는 후학들이 개론적, 철학적 접근이 아니라 실제 부처님의 말씀인 원목에 접근해서 원목을 가공해서 현실에 맞는 새로운 불교를 토대로 한 인문학적 연구가 시작되어야 한다 하시는 말씀에 주목을 합니다. 이제 한국불교의 원전연구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습니다. 부처님 원음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서 각 분야에서 그에 걸맞는 연구 성과가 나오고 그것이 세상을 더욱 안온하게 만들어갈 수 있도록 기원합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보도국 진행에 김봉래였습니다. 편안한 시간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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