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연 : 제주시 자가격리자 000씨

● 진행 : 이병철 기자

● 2020년 4월 14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앵커멘트] 외출과 모임은 미루되, 지속적인 소통으로 마음은 연결하고 손씻기와 소독제, 마스크로 위생 챙기기. 다들 알고 계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수칙들입니다만 그 기간이 길어지면서 느슨해지는 것이 아닌가 우려도 커지는 요즘입니다.

그런 가운데 이 시간 코로나19 관련 현장의 이야기로 마음을 다잡아보고자 합니다. 지난 주 미국 현지 전화 연결에 이어 오늘은 도내 상황 들어보겠습니다. 얼마 전 해외에서 귀국하신 도민 한 분 전화연결 되어있는데요.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도민] 네 안녕하세요.

[이병철]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요. 우선 상황을 좀 여쭤보고 싶은데 언제 어디에서 귀국하셨는지요?

[도민] 3월 31일에 캐나다 벤쿠버에서 귀국했어요.

[이병철] 아 3월 31일 날 캐나다에서 귀국하셨군요. 그러면 제주도 입도 과정을 설명 해주실 수 있을까요?

[도민] 캐나다 벤쿠버에서 인천공항으로 와가지고 인천에서 김포로 다시 동생 차를 타고 와서 김포에서 바로 그날 제주로 내려왔어요.

[이병철] 그 때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검역이라든지 뭐 발열 검사라든지 그런 것이 좀 심하지 않았나요?

[도민] 네 캐나다에서 들어올 때부터 발열검사 하고 비행기에서도 하고 또 인천에 도착하면 자가진단 앱을 깔라고 해서 다운을 받고 검사를 받고 그렇게 해서 인천공항을 나오게 되고요, 그다음에 김포에서 제주로 오면 제주에서는 ‘워킹스루’ 검역소에서 따로 검사를 하더라구요.

[이병철] 네. 그렇게 검사를 할 때 기분이 긴장되거나 두렵거나 하지는 않으셨어요?

[도민] 일단 캐나다에서 인천으로, 일단은 들어오기만 하면 되겠다 해서..

[이병철] 아 안전하겠다.

[도민] 네. 그래도 혹시나 제가 확진자일까 봐 그런 걱정은 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오는 길에 또 제가 제주도다보니까 김포공항도 들려야 하고 그래서, 혹시라도 확진자면 폐를 끼치는 것이라 그런 걱정을 했어요.

[이병철] 캐나다에서 오셨다고 얘기를 하셨는데 캐나다의 현재 분위기는 어떻고, 또 이번 사태가 시작되면서 해외 곳곳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언행이나 많지 않았습니까? 그런 것을 좀 느끼셨는지요?

[도민] 캐나다가 엄청 심한 편은 아니었는데 3월 중순 즈음부터 그런 소식들이 하나 둘 들려오기도 했고, 저도 한 번은 당하기도 했고요.

[이병철] 아 선생님께서도 한 번 그렇게 당하셨다고요?

[도민] 네.

[이병철] 그 얘기를 좀 해주시죠.

[도민] 동양인어서 중국인으로 오해도 받고 그래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왜 나와 있냐” 욕하고 하면서 따라오기도 했고요,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집 앞까지 따라오면서 욕했다고 하더라고요, 차타고 창문 내려서 욕하는 것도 있었고,

[이병철] 그런 일들이 정말 비일비재했군요?

[도민] 네. 캐나다가 인종차별이 없는 나라라고 해서 걱정을 덜 하긴 했는데요. 캐나다에서조차 그 정도인 것을 보면 다른 나라나 다른 지역은 더 심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이병철] 그 때 기분이 어떠시던가요?

[도민] 일단 중국인이 아니어서 더 억울하기도 했고, 일단 동양인이라고 그렇게 하는 것이.. 한국에서도 뭐 같은 동양인이지만 그런 식으로 대놓고 하는 경우는 못 봤거든요.

[이병철] 네 그렇죠.

[도민] 또 중국인이 많잖아요.

[이병철] 네.

[도민] 그런 것은 못 느껴봤는데, 외국에서는 동양인이라고 그런 걸(인종차별행위) 하는 것이 되게 이상하더라고요. 선진국이라고 하는데..

[이병철] 그렇게 생각하고 왔는데,

[도민] 네 그런 일이 비일비재 한다는게요.

[이병철] 네. 안타깝습니다.  아쉽게도 공부하다가 돌아오시게 된 건데 어떻습니까? 돌아오는 길도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표를 구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고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도민] 아 네네. 원래는 저는 버티려고 했던 입장이었어요. 한두 달이라도 버티자 했는데

[이병철] 네 공부를 좀 더 하려고 하셨군요.

[도민] 네 학원도 온라인 수강으로 바뀌고 언제 오프라인이 될지 모르기도 했고 또 출국한지 두 달도 안돼서 돌아온 것 이어서..

[이병철] 아 그래서 아쉬움이 더 크군요.

[도민] 네. 그런데 엄마가 강력하게 들어오라고 어필하셔가지고 티켓을 알아보는데, 여행사에서 그때가 3월 말이니까 4월 티켓을 알아봤는데 직항 티켓이 있긴 하지만 단항이 될 수도 있고 지금 다 모든 비행 편들이 단항 되고 있다. 그래서 출국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약간 이렇게 이야기를 하셨다가,

어떤 학생이 31일 날 출국하는 티켓을 취소하려고 고민하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잡아서 왔는데, 처음엔 왕복 100만원으로 갔었거든요? 그런데 편도 140만 원 정도에 귀국을 했는데 심지어 저는 싸게 한 편이고, 다른 친구들은 며칠 늦게 해서 거의 200만원 돈에 들어왔어요.

[이병철] 비용도 두 배 이상 발생을 했고, 표도 그쪽에서 취소가 안됐더라면 한국에 들어오기도 정말 쉽지 않았을 거라는 말씀이시군요.

[도민] 네.

[이병철] 입국하시고 2주간 자가 격리 방침이 내려졌는데 4월 1일부터 의무사항이었습니다. 하루(3월 31일) 먼저 오셨으면서도 자가 격리에 들어가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유를 여쭤 봐도 될까요?

[도민] 그래도 저도 불안하고 캐나다에 있을 때부터 외국 유학생들 확진자들이 제주도에 와서 많은 비난도 받았고, 저도 그 사람들을 욕하면서 나는 돌아가면 그러지 말아야지 이렇게 다짐도 하고 했거든요, 또 많은 사람들이 애써서 점점 나아지는 상황들을 만들었는데 혹시 제가 걸려서 누가 되면 또 어쩌나 싶어서 최대한 조심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이병철] 네. 그래도 그 당시에 캐나다에 계셨을 때 발열이나 코로나 증상이 있지는 않으셨나요?

[도민] 네네.

[이병철] 아무튼 검사 결과가 음성인데도 실천을 결심하셨습니다. 정말 모범적인 자가격리자이신데, 그런 결심을 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고요, 실제로 무단이탈을 하는 자가격리자들에 대한 고민도 큰 상황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앞서 발열 증상에도 제주 여행을 다녀간 경우도 논란이 되었잖아요. 그래서 그런 이유 때문에 자가격리를 하게 되었다 이런 말씀이신거죠?

[도민] 네. 뭐 그런 점이 아무래도 컸죠. 실제로 그런 분들이 와서 그렇게 해버리니까 더 조심해야 겠다 했던 것 같아요.

[이병철] 무엇보다 걱정 되는 것이 지금 생활인데. 직접 자가격리를 해보니까 어떠신지, 자가격리가 솔직히 말해서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또 자가격리하시는 분들에게 물품이 지원 된다고 들었는데 그런 물품이 도움이 되는지? 또 당국의 관리는 어떻게 되는지 제 3자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궁금한데요. 이야기 좀 해주시죠.

[도민] 저 같은 경우는 의무 격리자가 아니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그런 지원 물품 같은 것을 딱히 받지 못해서 그냥 혼자 해결해야 해서 불편한 것이 많았어요. 그런데 이제 가족들도 그렇고 친구들도 그렇고 의무가 아닌데 자체적으로 격리를 하고 있다 보니 좀 안쓰러워보였는지 잘 챙겨주고 음식도 갖다 주고 해서 버틴 것 같아요.

[이병철] 네 친구들이 큰 힘이 되었군요.

[도민] 네.

[이병철] 아까 말씀하셨다시피 당국에서 관리라든가 물품지원이 없었기 때문에 약간 불만이었을 것 같은데요. 이런 것은 좀 이렇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자가격리하시는 분들한테 이런 물품을 지원해주면 좋겠다 이런 부분이 있다면 이야기 해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도민] 일단 제가 지내면서 불편했던 것이 음식 같은 부분이나 아무래도 기본적인 생활에 영향을 주는 것이니까 이런 부분들이 어떻게 지원되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부분을 더 신경을 써 주시면 좋을 것 같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크게 개선해야 하는 부분은 없는 것 같아요. 이런 일이 자주 겪는 일이 아니어서 좀 혼란스러워 보이는 점은 인지하지만 이정도면 너무나 충분히 잘 해주고 계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병철]  네. 그래도 대한민국을 사랑하시는군요.  가족들이야 물론 알고 있겠습니다만, 주변 지인들 반응이 좀 궁금한데요. 아까 친구 분들이 도와주셨다고 말씀 하셨는데. 주변 분들이 뭐라도 좀 말씀을 하시던가요?

[도민] 아 뭐 일단, 두 달 만에 귀국해서 놀리는 친구들도 몇 명 있지만 다들 장난이고 이 시국에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다들 이제 외국 소식도 알음알음 듣고 있어서 그런지 잘 들어왔다고 하고  친구들 몇 명은 음식이나 이런 것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이병철] 네 그랬었군요. 오늘이 4월 14일인데 귀국 만2주가 지났습니다. 격리해제날인데, 물론 스스로 자가격리이기는 하지만 본인이 알아서 스스로 하는 것인지 아니면 뭐 당국에서 날짜를 체크 해주는건지 이런 것도 궁금하거든요?

[도민] 음 의무자가 아니어서 아마 그냥 자체적으로 하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안내를 받지 못했고 자가진단 앱을 통해서 매일 상태를 체크해서 보내는 정도? 그 외의 어떤 안내는 못 받았어요.

[이병철] 그러면 그동안에는 몸 상태를 계속 체크하면서 당국에 내용을 계속해서 보냈다는 말씀이시군요?

[도민] 네네.

[이병철] 또 요즘 자가격리 하시는 분들이 우울증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들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2주 동안 혼자 지내고 하다 보니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시던데, 그 부분에는 좀 공감을 하시나요?

[도민] 아 네. 너무 공감해요. 일단은 뭐 사람을 만나지를 못하니까 뭐 할 것도 없고 대화상대도 없고 매일매일 못난 내 모습을 보고 있으니까. 집에서라도 꾸미고 있어야 하나 그런 생각까지 들면서 우울해지더라고요 사람이. 할 것도 없고 쳐지고 무기력해지는 것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이병철] 혹시 이런 부분에 뭐 정신적 상담이라든지 뭐 당국에서 조언이라든지 그런 것이 좀 있던가요?

[도민] 아니요. 어떤 안내도 못받았어서 그런 부분에 지원이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이병철] 아 그러셨군요. 아무래도 자가격리이시다보니 약간 배제된 기분이 없지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도민] 네.

[이병철] 이제 자가 격리가 해지가 되셨는데. 앞으로 캐나다로 돌아가시게 되는지, 이런 부분들이 궁금한데 이렇게 나와 주신 만큼 하고 싶은 말씀 좀 부탁드릴게요.

[도민] 너무 갑작스럽게 돌아오게 된 상황이어서, 앞으로 뭘 할지에 대한 계획은 없지만 조금 일찍 풀린다고 하면 다시 돌아갈 계획이고요, 더 길어진다고 하면 아마 못가지 않을까. 여기서 앞날을 위한 다른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병철] 그러면 마지막으로 직접 자가격리 하면서 느껴보신 분인이니까 정부나 제주도에 요청하고 싶으신 사항이 있으신지.

[도민] 벌쩌 코로나가 나온 지 석달쯤 되고 있는데 많이 다들 지치질 것은 알지만, 조금만 더 노력해서 빨리 나아지는 방향으로 조금씩 노력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이병철] 네 알겠습니다. 저희도 꼭 그렇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은 해외에서 입국한 뒤 스스로 자가격리를 실천하신 도민분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는데요. 간혹 잘못된 행동을 하는 분들이 있지만 반대로 이렇게 적극적이고 모범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시는 분들도 있다는 점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루 빨리 이 상황이 끝나도록 모두가 마음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도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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