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 연 : 안종국 제주불교신문 기자

● 진 행 : 이병철 기자

● 2020년 4월 13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코너명 : 한주간 교계뉴스

 

[앵커멘트]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 되면서 부처님오신날 분위기가 가라앉았는데요. 그렇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이웃을 향한 부처님 같은 마음을 내는 사찰과 불자들이 있기에 오늘의 불교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매주 월요일 교계소식, 제주불교신문 안종국 기자 연결해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안 기자님?

 

[안종국] 네, 안녕하세요?

 

[이병철] 코로나19위기가 여전한 가운데, 조계종 제23교구장 무소 허운 스님이, 블러드 오렌지1000kg을 제주적십자사를 통해 경주 동국대병원 의료진에 전달했다죠?

 

[안종국] 그렇습니다. 시가 650만원 정도의 블러드 오렌지를 보냈습니다. 관음사 주지이며, 제23교구장인 무소 허운 스님은, 코로나19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경주 동국대학교병원 의료진에 블러드오렌지 1,000kg을 제주적십자사를 통해 전달했습니다.

지난 4월 7일 관음사 대불전 앞에서 제23교구 본사 스님들과 제23교구 신도회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허운 스님은 제주적십자 오홍식 회장에게 한라봉 전달식을 갖고, 의료진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병철] 일주일 전에는 제23교구 신도회에서 한라봉 100상자를 동국대 의료진에게 보냈었지요?

 

[안종국] 네, 앞서 조계종 23교구 신도회도 지난달 동국대 경주병원 의료진들에게 한라봉 100박스를 보냈는데, 동국대 윤성이 총장이 김문자 신도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병철] 그런데 이번에는 강경훈 불자가 절반가격으로 보시를 하여 이루어졌다구요?

 

[안종국] 그렇습니다. 강경훈 불자는 서귀포시 남원에서 농사를 지으며 관음자비량합창단원과 포교사단제주지역단 염불팀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강경훈 불자는 “블러드오렌지에는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풍부하다”면서 “의료진들이 블러드오렌지를 드시고 코로나 바이러스에 강해지길 바란다”는 말했습니다.

 

[이병철] 그리고 관음사에서는 마스크도 기부했다고 하던데요?

 

[안종국] 그렇습니다. 지난 3월 30일, 관음사가 취약계층에게 전달해 달라며 마스크 1000장을 제주시 아라동(동장 오상석)에 기탁하기도 했습니다.

 

[이병철]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한 관음사의 노력이 돋보이는군요. 그리고 관음사에서는 식목일을 맞아 식목행사도 했다면서요?

 

[안종국] 그렇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는, 식목일을 맞아 식목행사를가졌습니다. 4월5일 식목일에는 나무를 심을 구덩이를 파서 준비하였고, 식목행사는 4월7일, 대불전앞에서 이루어졌는데요, 이날 식목행사에는 관음사 주지 무소 허운 스님과 본사 스님 및 제23교구 신도회 임원, 그리고 제주적십자사 오홍식 회장 등이 함께 했습니다.

 

[이병철] 이날 심은 나무가 배롱나무라고 하던데, 이 나무를 관음사 신도인 홍성우 불자가 기증했다면서요?

 

[안종국] 그렇습니다. 본래 이 나무는 50년 전에 수령 20년이 된 배롱나무를 홍성우 불자의 할아버님이 심었던 것인데요, 이제 수령 70여년이 된 이나무가 잘 자라 관음사에 식재하게 된 것입니다. 홍성우 불자는 제23교구신도회 김문자 회장님의 조카이기도 하다고 해요. 그런데 이날 식재된 배롱나무 3그루는 모두 합해서 싯가가 3천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이병철] 그렇군요. 특별히 배롱나무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안종국] 그렇습니다. 배롱나무는 붉은빛을 띠는 수피 때문에 나무백일홍, 백일홍나무, 자미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또한 나무껍질을 손으로 긁으면 잎이 움직인다고 하여 간지럼나무라고도 합니다. 그렇지만, 배롱나무를 사찰마당에 많이 심는 이유는 한 줄기에서 수많은 가지가 벋어 나오므로,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세세히 벋어나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해요.

  보통 가정집에서도 양반가에는 이 나무를 심었는데, 무궁한 자손의 번성을 상징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옛날 서원과 향교에도 이 나무를 심어 수많은 후학들의 번성과 학문이 이롭게 세상으로 펼쳐나가라는 영화를 상징하는 귀중한 나무로 인식되기도 했습니다.

 

[이병철] 정말로 뜻이 많은 나무군요. 식목행사를 하면서 허운 스님이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했다고요?

 

[안종국] 그렇습니다. 허운 스님은 이 식목행사를 하면서,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 나무를 심어 국민들의 가슴에 희망을 심고, 하루속히 이 어려움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한데 모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허운 스님은 “코로나19는 인간의 탐욕이 자연을 훼손하면서 생긴 변종 바이러스로, 결국 우리가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면서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을 아끼면서 사람이 자연과 둘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 사실로 분명히 깨닫게 되었다”고 지적했고요, 그러면서 “올해 나무를 심는 마음은 여느 해와는 달리 우리가 자연에 대한 깊은 성찰과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의료진과 일선 공무원들, 그리고 국민들의 가슴에 푸르른 희망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면서 이 고통에서 조속히 벗어나기를 축원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전했습니다.

 

[이병철] 그렇군요. 코로나19로 모든 사람들이 고생하는 가운데, 이러한 식목행사를 통해 자연과 사람이 둘이 아니라는 부처님의 동체대비를 널리 퍼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이 드는군요.

그리고 관음사 신도회가, 부처님 오신 날 컵등 만들기 체험을 했다구요?

 

[안종국] 그렇습니다. 관음사 신도회는 지난 2개월간 관음사 설법전에서 부처님오신날을 준비하며 연등을 만들어 왔는데요, 그동안 평일에는 신도 10여명이, 주말에는 30여명이 참여하여 연등을 만들어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신도회는 연등 만들기에 관음사 신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참여하여 컵등만들기 체험을 가졌는데요, 이렇게 만든 컵등은 본인들이 직접 가져가기도 하고, 이웃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관음사 신도회 조영효 기획실장의 말에 따르면, “함께 모여 컵등을 만들어서 이 등을 제주양로원과 관공서, 원로스님과 노보살님들에게 무상으로 보내서, 코로나19로 지쳐있는 대중에게 부처님의 자비광명의 희망을 전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하더군요.

 

[이병철] 부처님오신날을 맞은 자비의 컵등으로 모두들 힘든 시기를 이겨내기를 바라는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한 관음사 신도들의 노력이 돋보이는군요. 그리고 불탑사에서도 코로나19 성금을 또 기부했다고요?

 

[안종국] 그렇습니다. 희정 스님이 주지로 있는 불탑사는 지난 달에도 코로나19 극복 성금 100만원을 제주적십자사에게 기탁했었는데요, 지난 4월 1일에도 불탑사 대법당 앞에서 대한적십자사제주특별자치도지사 오홍식 회장에게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소외계층 지원 성금 400만원을 기탁했습니다.

 

[이병철] 한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마음을 모았네요?

 

[안종국] 그렇습니다. 이번 성금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외된 이웃을 돕는 일에 동참하기 위해 신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십시일반 모금에 동참해 마련했습니다. 적십자사는 이 성금을 취약계층을 위한 구호품을 제작하고, 마스크 및 손소독제 지원하는 등 사회적 재난구호활동에 사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병철] 불탑사는 그동안 자비실천을 위한 많은 일을 해왔지요?

 

[안종국] 그렇습니다. 불탑사는 지난 번 강원도 산불피해 때에도 복구 성금도 기탁했었습니다. 지역사회를 넘어 어려운 일이 있을때면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불탑사의 자비실천이 많은 감동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병철] 불교계의 이웃을 위한 자비의 마음이 온누리에 잘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4일째 100명 아래로 떨어지고, 50여명 안팎으로 관리가 잘되고 있는데요,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는 20일이후부터는 각급 불교대학이 조심스럽게 수업을 열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불교대학의 개강은 언제쯤 이루어질까요?

 

 

[안종국] 정부시책에 다라 불교뿐만 아니라 각 종교교단이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따라 집합행사를 열지 않고 있는데요, 오는 20일 이후부터 각급 불교대학이 개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귀포불교대학이 22일, 서귀포불교대학원은 23일로 개학이 예정되어 있고요, 제주불교문화대학과 법화불교대학은 개학식보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외부인사 초청없이 조용하게 수업만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이병철] 한편으로 정상적인 개강에 앞서 제주불교문화대학의 대학원입학생들에게 사경을 통한 정진을 알려주고 있다고요?

 

[안종국] 제주불교문화대학원은 당초 예정되었던 지난 달 3월 16일 개강하기로 되어 있었는데요, 그렇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부처님오신날도 윤 4월 15일 기준으로 연기된데 이어 전국선원수좌회도 하안거 결제일을 변경하기로 하는 등, 불교계가 선제적 대응을 통해 국가 권고사항을 적극 반영한다는 종단의 입장에 따라 불교대학 개강도 연기되었는데요,

일단, 사경반의 경우 학생들에게 사전 오리엔테이션격으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병철] 우리 불교에서는 사경을 중요한 수행정진 방법으로 여기고 있는데요? 사경이 무엇인지요?

 

[안종국] 간단히 말하면 부처님 말씀을 직접 옮겨 쓰는 것이죠. 그런데 이것이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정교한 예술의 극치를 보이는 작업으로 ‘필사의 예술’로도 불리는 데요, 사경제작은 크게 필사와 경전 내용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변상도(變相圖) 제작, 신장상(神將像)‧불보살(佛菩薩)‧꽃‧풀 등으로 표지를 장식하는 표지 장엄 등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리고 세부적으로는 금가루, 발색, 아교 만들기, 종이 표면 처리와 마름질, 잇기, 선긋기, 경 필사, 변상도 그리기, 표지 그리기, 금니 표면처리 등 매우 세밀하고 정교한 10여 가지 공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이러한 사경 제작에는 서예‧한문‧불교‧ 교리‧회화 등에 대한 숙련된 기능은 물론이고 경전의 오탈자가 없어야 하므로 고도의 집중력과 장기간의 제작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병철] 전통과 역사가 매우 깊은 작업이군요. 코로나19로 신행활동에 제약이 많고 자택에 머무르는 신자들이 많은데, 사경을 통해 신행의 기쁨을 누린다면 큰 이익이 있겠군요. 감사합니다. 오늘 이야기, 여기가지 듣겠습니다.

 

[안종국]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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