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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만 질병은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도 강력한 사회적 연대와 격리시설 운영으로 무서운 역병을 이겨냈다는 기록이 있는데요, 그 중심에 사찰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대구BBS 김종렬 기자입니다.

청담, 성철, 월산 스님의 수행 가풍을 이어가고 있는 선종사찰 경북 문경 대승사는 조선 영조 때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자 신분을 따지지 않고 환자를 거두어 보살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BBS불교방송 문정용기자
 

< 기자 >

코로나19 대응의 전 세계적 모범국가로 꼽히는 한국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조선시대는 어떻게 역병을 이겨냈을까?

한국국학진흥원은 조선 선비들의 일기와 실록을 통해 역병 극복 사례를 자체 웹진(담談(담) 4월호)을 통해 소개했습니다.

한국국학진흥원 콘텐츠개발팀 전임연구원 김효은 박사. BBS불교방송 문정용기자

[인터뷰] 김효은 전임연구원 / 한국국학진흥원 콘텐츠개발팀

“코로나19로 국민들의 긴장감과 피로감은 쌓여만 갑니다. 이번 호는 코로나19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이웃에 대한 신뢰, 사회적 연대 등을 생각해보고자 기획하게 됐습니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정부는 하나가 돼 강력한 방역체계를 가동하고 있는데요.

조선시대는 온역(전염성 질환, 급성유행성 전염병) 즉, 역병을 다스리는 정책 가운데 하나로 벽온방(辟瘟方)'이란 서적을  왕명으로 간행·반포했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조선시대도 왕명으로 벽온방(辟瘟方)이라는 서적을 간행해 방역정책을 지방과 민간에까지 전달되도록 했습니다.

또 의료 업무를 담당하던 관청인 활인서(活人署)가 출막(出幕)이라는 임시시설을 성 밖에 설치해 감염병 환자를 별도로 관리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후 운영하는 생활치료센터나 거점병원과 비슷한 시설로 조선시대의 자가격리 공간이자 치료시설이었던 셈입니다.

병원이 많지 않았던 조선시대에는 여유가 있는 양반들은 전염병 환자들을 집에서 격리하는 방법을 택했다. 출처 :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먹고 살만한 양반들은 집에서 자가격리를 했으며, 뜻있는 선비들은 자신의 집에 병에 걸린 백성을 들여 돌보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16세기 경북 안동의 양반 금난수가 쓴 ‘성재일기(惺齋日記)에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조선 최고의 목민관으로 꼽히는 청대 권상일이 쓴 청대일기(淸臺日記)에는 감염병에 걸린 백성을 거둔 문경 대승사(大承寺)에 대한 기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사불산 대승사에는 국보 제321호인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과 보물 제991호 금동관음보살좌상, 금동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 등 다수의 보물과 경북도 유형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BBS불교방송 문정용기자

조선 영조 때인 1755년 12월 경상도에 감염병이 기승을 부리자, 대승사는 신분을 따지지 않고 사찰로 사람들을 모두 불러들여, 스님들이 감염을 각오하고 죽을 끓여 먹이며 병을 돌봤습니다.

갑자기 몰아치듯 다가와 생명을 앗아가는 역병 앞에서 사찰이 치료공간의 역할을 한 것입니다.

[인터뷰] 이상호 팀장 / 한국국학진흥원 콘텐츠개발팀

“조선은 기록의 나라다 보니까 특히 역병 극복의 기록들도 우리가 굉장히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 어떤 기록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힌트는 결국은 역병이라는 대단히 큰 어떤 재앙에 대해서 우리가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인류가 서로의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또 서로의 어떤 연대와 보살핌 이런 것들을 통해서 이겨나간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기록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콘텐츠개발팀장인 이상호 박사. BBS불교방송 문정용기자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석 달 가까이 우리 국민들이 보여준 공동체적 연대와 보살핌은 코로나 극복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위기 때마다 강력하게 빛나는 우리 민족의 연대와 상생의 정신은 시대를 뛰어넘어 감염병 공포를 넘어서게 하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문경 대승사에서 BBS 뉴스 김종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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