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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이후 좌우 이념 대립으로 인한 비극적 사건인 제주 4.3사건 72주년을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추념식이 제주에서 열렸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4.3 문제의 해결은 정치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적이고 인간적인 태도의 문제라며 4.3 특별법 개정을 국회에 요청했습니다.

제주BBS 이병철 기잡니다.

 

72년전 국가권력이 자행한 집단 학살로, 주민 3만여 명이 희생된 ‘제주 4‧3’.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으로 희생된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는 추념식이 열렸습니다.

제주 전역에 사이렌 소리가 울리자 참석자들은 4·3영령들의 왕생극락을 기원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고귀한 희생을 상징하는 국화꽃과 제주 4·3을 상징하는 동백꽃을 4·3영령들 앞에 헌화하고 참배를 올렸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추념식에는 150여명만 참석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4‧3 영령을 기리는 마음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념사를 통해 ‘제주 4‧3’의 해결은 정치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을 존중하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인간적인 태도의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추념사/문재인 대통령]

[“평화를 위해 동백꽃처럼 쓰러져간 제주가 평화를 완성하는 제주로 부활하기 희망합니다. 희생자들이 남긴 인권과 화해, 통합의 가치를 가슴 깊이 새깁니다. 국가 폭력과 이념에 희생된 오늘의 제주를 일궈내신 유가족과 제주도민들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받칩니다.

문 대통령은 특히 4.3의 진상 규명 등 완전한 해결을 위해 현재 국회에 머물러 있는 ‘4.3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7년 12월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국회의원이 대표발의 한 4·3특별법 개정안은 4·3희생자 배상과 보상 등 법적 과제들이 포함돼 있지만 2년 넘게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습니다.

추념식에서는 4.3 당시 희생된 故 양지홍 씨의 유족이 사연을 낭독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습니다.

김대호(15)/故 양지홍 희생자의 딸 양춘자 여사 손자]

[“할아버지 얘기만 하면 눈물부터 보이셨던 할머니가 ‘똑똑이 할아버지’ 자랑을 하실 때면 활짝 웃으시는 모습에 저도 할아버지가 너무 궁금하고 보고싶었습니다. 72년만에 돌아온 똑똑이 할아버지를 만나니 조금 어리둥절했지만 기뻤습니다.”]

.4.15 총선이 눈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4.3사건 72주년을 맞았지만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은 20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될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국회 표류에 대해 여야 총선 후보자들도 문제 해결보다는 네 탓 공방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현대사의 비극을 온 몸으로 겪은 제주도민들의 상처만 더욱 깊어가고 있습니다.

BBS뉴스 이병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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