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 연 : 양수남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

● 진 행 : 이병철 기자

● 2020년 4월 1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코너명 : 오늘의 이슈

[앵커멘트]환경이슈에 대한 민감도가 날로 높아지는 요즘, 도내에서도 제주의 생태계보존과 다양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는 곳이 있습니다.

오늘은 지난 20일 물의 날을 맞아, 용천수를 문화재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제주환경운동 연합 양수남 대안사회국장 모시고 이야기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국장님.

[양수남]네, 안녕하십니까.

[이병철]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더라고요. 얼마 전 제주 물의 날을 맞아서 성명서를 발표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양수남]네, 지난 3월 22일이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었습니다. 그에 관련해서 물의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게 된 것 이구요. 제주도 지하수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용천수에 대해서 제주도 지방문화재 또는 국가 지정문화재 즉, 천연기념물로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성명서를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이병철]성명서에서 물의 가치, 지구상의 물 문제도 언급 하셨는데요. 그 문제도 잠깐 좀 짚어주시죠?

[양수남]작년에 나온 한 보고서에서는 지구 인구의 1/4이 물이 바닥나는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고 했습니다. 현재까지는 물이 풍부한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서 더 심각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프리카의 경우에는 물 한 동이를 얻으려고 10km를 걸어야 하는 사람들도 태반이구요. 아시아도 마찬가지인데, 제가 몇 년 전 몽골 지역을 갔습니다. 초원지대의 수많은 호수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헤아릴수 없이 많은 호수들이 지구온난화와 개발 때문에 말라가고 있어서 국가적으로도 비상상황입니다.

또 호수가 말라가다보니까 초원도 함께 사막화되면서 가축 키우기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어서요. 때문에 국가와 NGO에서 지금 사막화 방지운동을 하는 중에 있습니다.

[이병철]네 그러시군요, 우리 어르신들도 옛날에는 걸어서 물을 떠다 드시던 기억이 나는데,

[양수남]네, 그렇죠.

[이병철]그런 점에서 우리 제주는 운이 좋은 곳이란 생각이 드는데요. 어떠십니까? 용천수가 수질이 뛰어나고 수량도 많은 것이 사실이기는 한데요.

[양수남]네 제주도는 땅속에 거대한 호수가 있다고 할 수 있죠. 강우량이 많은 지역이지만 화산섬이라서 물이 고이는 양보다는 지하로 흘러들어가는 양이 많아 지하수가 형성되는 겁니다. 지하에 암석을 통해 내려가면서 물이 걸러지고 깨끗하고 품질 좋은 지하수가 됩니다. 지하수가 지표면의 틈을 통해 내려가 생성되는 것이 용천수죠. 정확히 분석해보지는 못했지만 세계적으로 한 섬에 이렇게 많은 용천수를 가지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병철]네, 그렇군요, 그럼 용천수 얘기를 더 풀어보자면. 물이 우리의 생명자원이구요. 이로 인해 파생되는 가치가 문화역사적 자원이라고 하셨는데 이에 대해서 말씀을 좀 해주시죠.

[양수남]네, 세계 문명들은 강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죠.

[이병철]네 그렇죠.

[양수남]반면에 제주는 강이 아닌 용천수 중심으로 형성되었습니다. 제주의 3대 촌락이 삼양동, 용담동, 외도동 여기가 고대시대 때 3개 촌락이었는데요. 세 곳 다 용천수가 풍부한 곳이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인데 세곳 중 하나인 외도동의 경우에는 용천수를 중심으로 한 선사유적지와 우물터가 발견되었죠. 또 중세시대에 들어서는 고려시대 때 도내 최대 사찰이었던 수정사에서 쓰던 용천수들도 몇 남아 있습니다.

납세미물이라던가 수정밧물 같은 용천수들도 명맥이 남아있습니다. 지금의 항파두성 부근에는 예전 고려시대 때 삼별초가 사용하던 용천수들도 남아 있습니다. 지금의 장수물, 옹성물, 구시물 등이 그러하구요. 또 애월읍에 있는 소왕물이 있는데요. 이것은 고려시대 때 삼별초 태자가 먹던 물이라고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그리스신화에 버금간다는 1만8천신의 제주 민간신앙에서 성수로서의 역할도 담당하였습니다. 제주선조들은 용천수를 신성시해서 병이 나거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용천수를 찾아서 치성을 드렸고, 지금도 그러한 문화가 남아 있는 거죠.

[이병철]네 그러니까 용천수의 어떤 설화 같은 것들이 그리스 신화 못지않다는 말씀이시군요,

[양수남]네,그렇죠.

[이병철]그렇다면 그 가치를 지키고 발전시켜야 할텐데 어떻습니까? 도내 용천수의 현황 혹은 현실은요.

[양수남]네 제주도 지난 1990년대 말부터 용천수 전수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조사결과 문헌에 기록된 것을 모두 다 포함하여 1025개수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조사를 해보니 남아있는 것은 661개였거든요.

[이병철]절반에 그쳤군요.

[양수남]400개 가깝게 사라진 것입니다. 그 원인을 개발문제라 생각되고 있는데요. 용천수의 70% 이상이 해안가에 분포합니다. 그렇기에 해안가를 중심으로 마을과 도시가 형성되기 때문에 도시 건설 과정, 도로건설 개발 과정들에서 용천수들이 많이 없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요. 용천수의 가치가 등한시 된 순간도 있었습니다. 최근 몇 년 전에도 화북에 중구라는 곳에 있는 용천수가 매립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병철]그렇군요, 우리와는 달리 용천수의 형태와 가치를 잘 지키는 다른 나라, 지역 사례가 있다면 참고해도 좋을 것 같은데, 이 이야기도 좀 해주시죠,.

[양수남]네 일본이나 독일의 경우를 보면 용천수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 경험을 말씀드리자면요, 일본의 우시노하카이 라는 곳이 있습니다. 후지산 쪽에 있는 곳인데요. 마을에 용천수가 많이 나는 곳이, 수심이 깊은 곳도 있고 아름다운 곳이 많아요. 온천수들을 자원으로 해서 연간 백만의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 용천수를 중요한 생태관광자원으로 인식하고 있는거죠, 활용하고 있구요. 또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기사를 검색하다보니까 독일의 라인스바일러 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그곳도 관광지로 유명한 곳인데요.

마을의 중심에 1581년에 조성되었던 샘물이 있고, 그것이 마을의 핵심관광자원으로 삼고 있습니다. 근데 제주는 라인스바일러보다 훨씬 오래된 용천수가 많죠. 문헌에 고려시대부터 내려온 용천수가 많이 남아있고요. 그리고 강정마을의 용천수들은 우시노하카이에 뒤지지 않는 아름다운 용천수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병철]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용천수의 보존과 올바른 이용을 위하여 또 다른 방식의 해결방안에 대하여, 지난번에 지적하신 문화재 지정 당위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이 이야기를 좀 해주시죠.

[양수남]네 제주도 최상위법은 제주 특별법이죠.

[이병철]네, 그렇죠.

[양수남]그러나 여기에는 지하수 관련사항은 있지만 용천수 관련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2018년도에 제주도에 용천수 보존조례가 지정되었는데요. 그러나 상위법인 제주특별법에 관련 조항이 없다보니까 유명무실한 조례가 되어버렸죠. 실제로도 도내 용천수에 가보면 방치된 곳이 아주 많습니다. 반대로 마을에서 관심을 가지는 용천수들은 오히려 옛날 모습을 잃고 정비된 곳도 많습니다.

[이병철]네, 그렇죠.

[양수남]용천수 정비에 대한 제도적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인데요. 용천수를 정비한다면서 행정당국이 예산이 지원되지만 옛 모습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토건방식으로 정비하기 때문입니다.

[이병철]그러니까 제도적 가이드라인이 문화재 지정이라는 말씀이신거죠?

[양수남] 그렇죠, 가이드라인도 필요하구요. 지금 당장 할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요. 특별법개정이라던가 이런 것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제주도가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나면 역사적으로 훌륭한 가치가 있는 용천수들을 가치등급을 만들어서 지방문화재로 지정할 것은 지정을 하고 그중에서 좀 더 특출 난 것을 국가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자는 것입니다.

[이병철]네 잘 알겠습니다. 한가지 만 더 여쭙겠습니다. 예전부터 사찰이 만들어지는 곳에는 물이 났었는데요. 흔히 말해서 절물이라고 표현을 하였는데..이와 같은 것도 어찌보면 같은 맥락에서 보존되고 보호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양수남]도내에 절물이라고 이름지어진 용천수들이 꽤 있습니다. 봉개동 절물, 외도동 절물, 강정리 절물 등이 있습니다. 이곳저곳에 절물이 있는데요. 마을의 형성이 그러했듯이 제주의 사찰들도 용천수를 중심으로 지어졌음을 의미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고려시대 수정사도 그렇고요. 현재도 절 안에 용천수가 있다거나 가까운 곳에 용천수가 있는 경우가 아주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 속에서 불교와 용천수의 긴밀한 관계를 엿볼 수가 있는거죠.

[이병철]그나마 제가 좀 느끼기에는 사찰 안에 용천수가 있어서 보존되는 것도 있는 것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보존이 시급하다고 생각해봤습니다. 그리고 아까 국장님께서 용천수를 언급하실 때 도내최대 사찰이었던 수정사에 사용했다던 납세미물과 수정밧물 그리고 애월읍 극락사 인근의 고려시대 삼별초에서 사용했던 장수물, 옹성물, 구시물을 언급하셨는데요 이에 관해서 더 자세히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양수남]고려시대 수정사라는 오래된 절이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문화재 관리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에 쓰던 납세미물, 수정밧물 등은 그나마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다행이죠. 아쉬운 것은 역사적 스토리, 아주 중요한 역사적 스토리를 용천수와 연결시키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죠. 지금도 외도동 절물에 가보면 중요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곳이 마을 샤워실로 쓰고 있습니다. 그나마 애월읍 극락사의 경우에는 절 안에 고려시대 때 사용한 기록이 남아있는 옹성물이 그나마 보존이 되고 있습니다.

[이병철]이 밖에도 다양한 환경문제에 힘을 쏟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만, 방송을 듣고 계신 분들에게 말씀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양수남]우리 제주 환경운동연합은 용천수 뿐만 아니라 사업 중 하나로 해안사부보존운동 마을옥상보존운동 등 다양한 생태계보존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제주의 사라져가는 자연, 역사문화에 여러분들도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환경연합 회원가입도 부탁드리고요.

[이병철]네, 아까 국장님 말씀하셨듯이 마을의 수돗물로 쓰이고 있는 용천수가 있는데, 다양한 역사적 스토리를 가지고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이 굉장히 아쉽다는 말씀이시잖아요.

[양수남]네, 불교에서 관심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병철]이런 부분에 대해서 불교계가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용천수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문화재 지정에도 신경을 좀 써야할 것 같습니다. 오늘 함께 해주신 양수남 환경연합 국장님 감사드리고요. 앞으로도 지역의 환경보존과 바람직한 방향잡기에 힘이 되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양수남]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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