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첫 유혈 민주화운동 '3.15의거' 60주년...(사)3.15의거기념사업회 김장희 회장, 인터뷰

앵커 :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운동인 '3.15의거'가 올해로 60주년을 맞습니다. 그동안, 자유, 민주, 정의를 기본정신으로 한 3.15의거의 숭고한 가치와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져 왔는데요.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기념식이 취소됐고, 각종 기념행사들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오늘 부산경남라디오 금요인터뷰 시간에는, 사단법인 3.15의거 기념사업회 김장희 회장님과 함께, 60주년을 맞은 3.15의거와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김장희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김장희 회장.

질문) 먼저, 올해 초 기념사업회 회장에 연임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답변) 네, 감사합니다. 3·15의거 정신을 계승하는 일에 더욱 더 노력하겠습니다. 

질문) 지난 주말 '60주년 기념식'이 취소가 됐습니다. 많이 준비를 하셨을텐데요. 안타까우시죠.

답변) 네, 안타깝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불가항력이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는 민주 시민 분들을 보며, 3·15의거 정신이 살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이렇게 3월 15일을 보내는 것이 너무 아쉬워 최소한의 인원으로 축소된 추모제를 열어 민주 열사님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그러나 기념사업회는 상황을 봐가며 준비한 행사들을 연말까지 차근차근 진행할 계획입니다.

질문) 먼저, 3.15의거, 어떻게 일어났는지 소개를 해주시죠.

답변) 네, 아직도 널리 알려지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1960년 3월 15일. 자유당 독재정권이 정‧부통령 선거에서 온갖 부정을 자행한 날. 마산 시민들과 학생들은 자유와 정의, 그리고 민주주의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이날의 항거에 경찰들은 무자비한 총성으로 대응했습니다. 수많은 사상자와 구속,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가 있었습니다. 그 후 4월 11일. 실종되었던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마산 앞바다에 떠올랐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들과 학생들은 또다시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4월 12일부터 마산지역 8개 고등학교와 해인대학(현, 경남대학교)의 학생들이 시가행진을 벌이며 “협잡선거 물리치고 다시 재선거하자!”, “민주정치 바로잡자!”고 외쳤습니다. 이후 4‧19혁명으로 이어져 이승만대통령은 하야하고 자유당정권은 몰락하게 됩니다. 3‧15의거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있어 민주화운동의 선구적 전환점입니다. 훗날 우리지역에서 부마민주항쟁으로 나아가 5‧18민주화운동, 6월항쟁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진 것이며 자유, 민주, 정의의 정신은 우리들의 외침으로부터 시작되었고 평범한 삶 속에서 불의에 대한 저항과 진실을 밝히고자하는 용기였습니다. 

질문) 3.15의거가,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설명을 한번 해 주시죠.

답변) 대한민국은 헌법의 제1조 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입니다. 헌법에서 명시되어 있는 가치를 일선에서 지켜야 할 국가권력에 의해 헌법의 가치가 부정되고 그 가치를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이 국가 폭력에 의해 죽어갈 때 반드시 그것을 지키고자 다시 뭉치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게되었고 3·15의거를 통해 현재까지 이어진 민주주의 의식을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다시금 실감하게 됩니다. 국민 개개인이 방역 주체가 되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며, 어려운 분들에게 먼저 손 내밀어 상생하는 모습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역시 민주주의의 가치이며,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질문) 그리고, 60년 역사에서, 3.15의거가 국가기념일이 된 것이 10년 안팎이죠. 

답변) 우리 기념사업회가 그동안 걸어온 길도, 함께 소개해 주시죠. 기념사업회가 설립되고 나서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이 자료수집이었습니다.자료수집을 통해서 3.15의거를 연구하고 정신적인 기반을 확립하고자 하였습니다. 그 다음으로 3.15의거 묘지의 성역화사업이었습니다. 98년에 시작된 사업이 2002년에 국립묘지로 승격되어 2003년에 준공이 되었습니다. 자료수집을 통하여 3.15의거사와 사진집을 비롯하여 생존자들이 증언을 통한 증언록도 발간하였습니다. 지속적인 노력으로 2010년에는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는 경사가 있었구요 ①3.15의거 특별법제정으로 법적 독립적 지위 확보추진 ②법적기념재단의 설립으로 정신계승사업의 안정적 수행 기본 조성 ③3.15의거 공로자 추가 발굴 및 포상추진 ④민주주의 전당 건립추진 및 의거 발원지 상징공간 건립완성 등 민주거리 조성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립3.15민주묘지 참배 모습.

질문) 지역에서는 지속적으로 노력을 하셨겠지만, 3.15가 전국적으로는 너무 늦게 재조명이 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4.19에 묻혀 있었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회장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열사들의 영령이 잠든 곳이 국립묘지로 승격되고 의거일은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는 등 그 위상은 한층 높아졌습니다만 60주년을 맞은 지금까지도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 예로, 3·15의거 관련 유공자는 현재 4·19혁명 관련 유공자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3·15의거 유공자로 별도로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3·15의거와 관련된 부상자 등 일부는 4·19혁명 관련 유공자로 등록되고, 부상치료자나 구속자 등 대다수는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현행 법률상 3·15의거 관련 유공자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적용대상 유공자)의 11호, 12호, 13호’ 및 ‘국가유공자 등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 제3조(회원) 5호, 6호, 7호’에 근거하여 ‘1960년 4월 19일을 전후한 혁명에 참가하여 사망한 자, 부상을 당한 자와 이외 참가한 공로로 건국포장을 받은 사람’으로 분류돼 3·15의거로 인한 희생자·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4·19민주혁명회, 4·19혁명희생자유족회, 4·19혁명공로자회 경남지부 또는 거주지 지부회원’으로 등록돼 예우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3·15 의거는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논할 때 그 근본이 되는 사건이었으며, 민주화 정신의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3·15의거가 없었다면 현재 대한민국의 성숙한 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60주년을 맞은 지금이야말로, 3·15의거가 4·19혁명의 일부가 아닌 장대한 대한민국 민주화 물결의 시초라는 역사적 사실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해야 할 적기입니다. 3·15의거를 4·19혁명과 분리된 독자적인 민주화운동으로 자리매김하고 그에 상응하는 예우와 보상은 물론 각종 기념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펼쳐나가기 위해 재단설립을 해야 할 때입니다.

질문) 앞으로, 하실 일이 참 많이 남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주 '60주년 기념식'은 취소가 됐지만, 3.15기념행사들은 연중으로 열리지 않습니까. 올해 주요 기념행사들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답변) 3·15의거기념사업회는 매년 진행해 오던 기념행사 외 60주년기념 특별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국 언론인 초청 민주 역사 기행’, ‘3·15의거 상황 재현행사’, ‘3·15청년문학상’ 뮤지컬‘3월의 그들’ 등 이 외에 많은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일이 설명드리기엔 시간이 부족할 것 같습니다. 3·15의거기념사업회를 검색하셔서 얼굴책(페이스북)^^과 홈페이지에 방문사시면 관련 행사 및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조성돼 있는 '국립3.15민주묘지'의 봄 전경.

질문)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이어지면, 연기나 취소를 검토할 수도 있겠군요.

답변) 예, 그렇습니다. 사태를 주시하고 일정을 조율 중입니다. 덧붙여 말씀드리면 3·15의거 역사 바로알기 및 올바른 민주주의 의식을 위해 초·중·고 및 교사분들을 대상으로 ‘3·15의거 유적지 답사’. ‘3·15의거 역사아카데미’ 등 학기 시작과 함께 진행 될 예정이던 프로그램들이 잠정 연기 중임을 알려드립니다.  

질문)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이 돼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을 주셨는데요. 끝으로 부산, 경남지역 청취자들을 위해, 정리의 말씀, 한말씀 더 해주시죠.

답변) 2020년, 올해는 대한민국 첫 유혈 민주화운동, 3·15의거 예순 해!입니다. ‘자유·민주·정의’의 3·15의거 정신은 우리 국민들의 DNA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민주주의는 살아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민주의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생활 속에 민주주의를 느끼시길 바랍니다. 3.15의거 그 숭고한 정신을 후세에 계승발전 시켜나가는 일에 참여와 관심가져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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