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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코로나 시대의 종교...혐오를 넘어서
박준상 기자 | 승인 2020.03.10 16:39

  개신교인 아내를 ‘교회’로 보내는 친구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말려봤지만 막무가내라고 한다. 개인 신앙의 깊이를 차치하더라도 주일에 교회를 가는 건 일평생을 해온 습(習)이다. 천주교의 경우, 200년 만에 성당 미사를 중단했다. 다른 말로, 200년간 반복했던 일상을 벗어나는 게 어떻게 쉬울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수석보좌관회의를 통해 종교계에 다중 밀집행사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벌써 2번째다. 많은 종교단체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집회를 하겠다는 곳이 적지 않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면으로 예배를 막는 ‘종교집회 전면금지 긴급명령’을 검토하기에 나섰다.
 
  코로나19의 시대, 이제 사람이 모이면 힘이 생기는 게 아니라 위험해진다. 학자들은 종교의 쇠락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1995년 일본 옴진리교의 지하철 가스테러 사건 뒤, 일본 사회엔 종교 혐오증이 만연해졌다. 특정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집단감염’ 사태를 겪은 우리나라에서도 종교 전반에 대한 혐오나 무관심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신천지는 그 ‘원흉’이 됐다. 교주와 영생교리, 초밀접 예배문화, 신도들의 비밀주의 등 온갖 오컬트적 요소가 그들을 수식한다.

  물론 불투명한 정보와 비협조적으로 대응해 사태를 키운 그들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이 신천지를 악마로 몰아붙이고 있는 것이 지역사회 감염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이미 신천지 신도 2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고, 다수는 연락을 끊고 숨었다. 정부는 중국인 입국금지를 하지 않은 이유로 세계보건기구 가이드라인을 들며 ‘봉쇄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밀입국 등 음성적 전파 요인 발생 가능성을 막을 수 있단 건데, 이런 원칙이 ‘신천지’에도 적용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며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산문폐쇄와 법회중단 등 적극적 방역 조치를 취한 불교계를 찾았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종교계 각성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신천지’ 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가 그렇게 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며 “누구를 지칭하지 않고 더불어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방역이 더 중요한 때, 조금은 서로를 보듬으며 가야하지 않을까. 

박준상 기자  tree@bb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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