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 연 : 제주 서산사 주지 선명 스님

● 진 행 : 이병철 기자

● 2020년 3월 3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코너명 : 오늘의 이슈

[앵커멘트]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대정지역 해상풍력발전사업에 대한 주민 간 찬반의견이 대립하면서

갈등의 씨앗이 되는가 하면 해당지역에는 사찰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서산사의 수행환경 파괴에 대해서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오늘은 대정읍 동일리 서산사 주지스님인 선명스님과 이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스님 안녕하십니까.

[선명스님]네, 안녕하세요~

(간단한 인사 나누고)

[이병철] 우선 서산사가 어디에 있고 어떤 역사를 가진 사찰인지 대중들에게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선명스님] 네. 서산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 23교구 관음사 말사입니다.

1943년 법정사 항일운동의 주역이셨던 강창규 스님께서 창건하신 사찰로 제주 불교 항일운동의 역사를 지닌 도량입니다.

그리고 대정읍 동일리 해안가에 위치해서 자연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사찰이기도 합니다.

[이병철]서산사를 이야기할 때 제주적인 사찰이라고들 하고요, 또 그 안에 제주의 귀한 문화재를 모시고 있기도 합니다.

[선명스님]서산사 대웅전은 제주도 현무암을 축조해서 이루어진 건물입니다.

그래서 제주만의 정서와 멋을 담은 가람의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대웅전 안에 봉안된 목조관음좌상은 도내에서 가장 오래 되신 불상으로 제주도 유형문화재 제16호로 지정되어 있어 문화재를 보유한 사찰이기도 합니다.

[이병철]이런 환경에서 수행하시는 스님들과 불자들에게는 더없이 큰 복이 아닌가 생가도 듭니다만

[선명스님]사찰의 규모나 신도수는 비록 작고 소박하지만 대정읍의 유일한 조계종 사찰로써 저뿐만이 아니라 사부대중 모두 지역포교와 전법도량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기도와 신행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고 또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편안한 도량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병철]이런 사정에 변화가 예견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대정 지역의 해상풍력발전 사업이 처음 추진된 것이 오래전으로 거슬러 가는데요. 그간의 상황을 조금 살펴주신다면?

[선명스님]네. 서산사로부터 1.2km 떨어진 해역에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처음에 사업추진이 된 것은 2011년도에 대정읍 5개 마을에 걸쳐 진행되다가 해당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었고, 2015년도에 다시 3개 마을로 사업계획이 변경되면서 추진되었으나 이 또한 주민들의 반대로 시간이 지나면서 자동폐기 된 사업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2018년도에 동일리 해상에서만 사업진행이 되는 것으로 재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병철]현재 진행되는 사업의 규모는?

[선명스님]사업규모는 가파도 6배에 해당되는 면적으로 5-6MW급 발전기가 열여덟기정도 세워질 예정이고 전체 설비 용량이 100MW에 해당되는 대규모 사업개발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병철]사업에 대한 주민의 이해도는?

[선명스님]이런 대규모 사업을 2년 가까이 진행하면서 주민설명회는 지난 12월 단 한번밖에 이루어지지 않았고요

이 설명회 역시 사업자의 일방적인 사업계획에 대한 설명만했을 뿐 주민 의견수렴이나 동의 절차는 전혀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업을 강행하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과 걱정이 커져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병철]이와 관련한 주민들의 이견들이 팽팽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우선 찬성하는 주민들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선명스님]대정읍 주민들 대부분이 마늘농사나 어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근데 요즘 마늘농가와, 어획량이 줄면서 어업하는 분들의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찬성하는 일부 주민들의 의견은 해상풍력사업에서 얻어지는 수익의 지원금으로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주장입니다.

[이병철] 그러니까. 농사짓는 주민들은 요즘 마늘 생산 단가가 KG당 3천200원인데 농협 측은 올해산 마늘 재고량 때문에 생산 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2천500원에 수매한다고 발표했는데....

결국 마늘 가격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고, 바다 어장의 황폐화로 어획량이 줄면서 해상 풍력사업으로 얻어지는 지원금에 의지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더더욱 마을 주민들은 자립성을 잃어버리고 기업에 의존성은 더욱 높아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지역 주민들이 혜택을 다 보는 게 아니라 하모리 주민 일부만 혜택을 받는다고 들었는데...어떻습니까?

[선명스님] 지금 사업이 진행되는 것이 동일리 수역이라는 것이 그 마을만 지원될 예정입니다. 그래서 위치나 거리 인근인 하모리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자의 공정하지 못한 행태에 대해 지역주민들 간 불협화음이 일고 있습니다.

[이병철] 그럼 반대를 하는 주민들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선명스님]우선 이격거리가 1.2km밖에 되지 않는 근접거리에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럴 경우 발생되는 소음과 전자파로 인해 주민들이 겪게 될 주거권 침해와 건강상의 위험에 대한 불안감이 크구요,

대정읍 해안은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로 유명해서 관광사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런 서식지 한복판에 대규모 발전기가 설치되면 생태계 파괴는 물론 경관 조망권에 대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양자원이 피해를 입게되면 수산업과 어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타격도 예상됩니다.

이와 같이 제기된 문제점들에 대해 어떤 대책이나 방안도 없이 무리하게 추진되는 사업에 대해 반대를 하는 것입니다.

[이병철] 행정에서는 경관심의를 통과하고 의회로 공을 넘겼습니다만, 의회에서는 지구지정 동의안의 심의를 보류한 상태라고 들었습니다.

[선명스님]지난해 9월에 이안건이 어장피해와 주민 수용성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근거해서 보류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달 3월 17일 안건 심의동의가 이루어지면 본격적인 사업개발이 진행될텐데 굳이 주민이 반대하는 사업을 강행할 것이 아니라 제주 도정과 사업자와 지역주민간의 충분한 사업설명과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고

그렇게 하기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농수축경제위원회에서는 이 사업안건을 부결시켜주시길 바랍니다.

[이병철]제가 듣기로는 제주불교연홥회 등 제주불교계 뿐 아니라 제주종교지도자연합회가 공동으로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풍력발전 설치에 반대의견을 내셨다고 들었습니다.

[선명스님]저희 지역에 이런 딱한 사정을 들으시고 제23교구 관음사 본말사 스님들뿐만 아니라 불교연합회에서도 반대의견에 동참해 주셨고, 또 본사주지스님께서 이와같은 개발사업이 비단 서산사나 대정읍 주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계속 일어날 수 있는 제주도민의 문제이기 때문에 불교계 뿐만 아니라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등 대표자 분들을 만나서 의견을 여쭤보라 하셔서 다 찾아뵈었습니다.

그분들께서 가장 염려하시는 바는 지금 대정해상풍력사업 절차가 투명하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한 것이 마치 강정마을의 절차를 밟고 있다 그 결과 부모와 자식이 원수가 되고 주민들간의 불신과 갈등을 빚는 비참한 상황이 벌어졌는데 이런 가슴 아픈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하시면서 필요한 사업은 진행하되 주민을 이해시키고 동의를 얻는 투명한 사업절차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강행되는 사업계획안반대성명서에 다 동의를 해주셨습니다.

[이병철]가슴이 아픈 상황이 아닌가 합니다. 앞으로 이 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보시는지요.

[선명스님]제주도정이 추구하는 카본프리 아일랜드 2030의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필요하다고는 봅니다.

이런 정책의 방향성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수익보다는 도민이 우선시 되는 정책을 펼쳐 주시길 바랍니다.

[이병철]마지막으로 제주불자뿐 아니라 제주도민들에게 제주의 환경을 지켜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선명스님]제주의 자연환경과 건강한 생태계는 세계자연유산이자 제주의 문화유산입니다.

경제개발과 자연환경보전이라는 갈림길에서 우리 도민이 어느 것에 더 소중한 가치를 둘 것인가에 따라서 제주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봅니다.

[앵커]오늘도 함께해주신 서산사 주지 선명 스님 감사드리고요. 제주의 환경이 우리세대 뿐 아니라 후세들에게까지 아름답게 보존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 부탁드리겠습니다.

[선명스님]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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