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공사상을 전통 불교예술 '사경'에 접목시킨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개막됐습니다.

‘사경으로 피워낸 꽃’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는 불교경전을 비롯해서 천부경과 도덕경 등 각종 종교경전을 소재로 한 사경을 서화로 승화시켰습니다.

홍진호 기자입니다.

중견 서예가 평산 유형재 선생에게 사사를 받은 무행 김길두 작가가 사경과 그림을 접목시킨 독보적인 작품으로 첫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다음달 3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터 6층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사경으로 피워낸 꽃’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개막식에는 많은 사부대중들이 자리를 함께 했으며, 사경에 기반을 한 빼어난 예술작품들에 대해 해인사 방장스님 등의 격려가 이어졌습니다.

[도원스님/ 김제 청운사 주지: 좋은 평산 선생님께 이렇게 훌륭한 서예를 배우셔서 이와 같이 코로나를 뚫고 이 자리에 많이들 와 주신 게 저로서도 너무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평산 유형재/ 서예가: 역시 (해인사) 방장스님도 작품을 보시고 그간 참 수고 많이 했다는 격려의 말씀과 많은 용기와 격려를 주셨습니다.]

멀리서 보면 서방 극락세계를 관장하는 ‘아미타부처님’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니 모든 선은 글자, 즉 경전 글귀를 옮긴 ‘사경’입니다.

시선을 압도하는 균형미 잡힌 서화의 선이 곧 글자인데, 작가는 이 글자 하나하나가 곧 세포라며, 세포가 모여 불가에서 말하는 선을 이뤘다고 설명합니다.

사경과 불교탱화를 접목시켰지만 불교의 공사상에 입각해 여백을 남겨 놓아 그림에 차분함을 더했고, 때로는 작품 하나를 위해 6개월 씩 공을 들였습니다.

[무행 김길두/ 서화가: 사경하고 불교탱화의 선하고 접목을 시켰습니다. 글자 하나하나는 세포입니다. 세포가 모여서 뭐가 되죠? 선이 되죠. 선(線)이 불가에서 말하는 선(禪) zen이 되는 겁니다.]

작가의 스승인 평상 유형재 서예가는 작가를 30년 도반이라 칭하며, 어려운 길을 묵묵히 참고 견디며 피땀의 노력으로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했습니다.

전통예술에다 다양한 종교를 아우른 작가는 코로나19 사태로 모두가 의기소침한 이때, 사경으로 피워낸 꽃이 우리 사회를 희망의 빛으로 환하게 비추기를 서원했습니다.

BBS NEWS 홍진호입니다.

(영상취재=남창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