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처음 확진자가 나온 것은 1월 20일이었다.

인천공항검역소는 1월 19일 중국 우한시 입국자를 검역하는 과정에서 발열 등 증상이 있는 환자를 검역조사해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하고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 이송했으며 20일 오전 확진환자로 확정했다.

확진환자는 중국 국적의 중국 우한시에 거주하는 35세 여성으로 입국 하루전인 18일 발병해 발열, 오한, 근육통 등 증상이 있어 같은 날 중국 우한시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감기처방을 받았다.

이 날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지자체 대책반을 가동해 지역사회 감시와 대응에 나섰다.

그 후 한두명씩 확진자가 나왔다. 그때마다 방역당국은 적절한 조치로 ‘심힌 독감’ 수준의 코로나19에 대응해왔다.

그런데 한 달여에 접어든 지난 주 확진자가 급속도로 번지기 시작했다.

지난 2월 13일 28명으로 즐었다가, 나흘간을 확진자 없이 지나갔다. 코로나19가 이쯤해서 그치나하는 희망을 기졌다. 그러나 29번 30번 확진자가 발생했다. 29번, 30번은 부부로 모두 중국 등 해외 위험지역을 다녀온 적이 없고, 다른 코로나19 환자와도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방역당국의 방역망 밖에서 나온 첫 사례였다. 지역 사회에 감염경로와 감염원을 확인할 수 없는 환자가 나옴에 따라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던 때였다.

문제는 31번째 환자였다.

이 환자는 기존 확진자의 접촉자가 아니며 지난 6일 교통사고를 당한 뒤 이튿날 수성구 범어동 한방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9일과 16일에는 교회에서 예배에 참여했고 15일에는 지인과 동구에 있는 호텔(퀸벨호텔)에서 식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31번 환자 역시 해외 여행력이 없다는 점에서 보건 당국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한 바 있다.

2월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5명 추가돼 국내 확진자는 46명이라고 밝혔다.

신규환자 15명 중 13명은 대구·경북지역에서 나왔다. 이 가운데 11명은 31번째 환자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확진자는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한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환자가 다수 발생한 신천지 대구교회 전체에 대한 진단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31번 환자가 방문한 교회에서 '슈퍼전파' 사건이 있었다고 판단한다"며 "교회 전체에 대한 선별검사와 진단검사를 시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어마어마한 국가적 재난이 밀려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신천지 대구교회가 온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교회 신자를 중심으로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급기야 지난 21일 204명으로 200명을 넘더니 23일에는 602명으로 6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6명이 이르렀다.

오늘은 무려 763명에 사망자가 7명으로 늘었다. 심규환자 161명 가운데 신천지대구교회 관련자는 대구지역 115명,경북 8명을 포함해 129명이다. 이에 따라 누적 확진자는 대구 457명, 경북 180명으로 늘었다.

이제 이미 지역 감염으로 돌아섰고 그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주 중반까지만 해도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던 코로나19는 이제 전국을 휩쓸고 있다 어느 지역이라고 청정지역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사람은 2만7천852명(확진자 제외)이며 이 가운데 1만9천127명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타났으나 나머지 8천725명은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 중 누구도 코로나19 확진을 받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방역당국은 신천지대구교회 종교행사에 참여한 대구지회 신자와 다른 지역 신자 등 9천535명의 명단을 확보해 진단검사를 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2~3일 이내에 신천지대구교회 등과 관련한 환자 수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는 어제(23일) 감염병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주의’에서 ‘경계’로 높인 지 28일 만에 최고 단계로 격상시킨 것이다.

지금까지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대응해왔다면 사상 최초로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최고 대응 태세를 갖추게 된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휘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된다는 것이다.

이에 맞춰 정부는 유치원, 초·중·고와 특수학교 등의 개학을 3월 9일로 1주 연기했다.

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로의 전파를 차단하는 것이다.

지금은 지역이나 정치색 등등을 따질때가 아니다. 정부의 역량 대부분을 대구경북지역에 집중해야 한다.

다행이도 대구의료원과 대구동산병원에서 156개 병상을 우선 확보하고 있고 대구의료원을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해 입원해 있는 환자를 타 기관으로 전원 조치 하는 등 2월 말까지 453개 병상을 추가 확보한다.

우선 대구 지역의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월 21일 대구시의 요청에 따라 2월22일 공중보건의사 51명을 즉시 지원했고 2월 23일 간호사 45명을 대구 동산병원으로 지원했다.

또 의료물품 확보를 위해 필요한 개인보호구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음압카트 긴급 수요에 대해 타 지역의 것을 활용하여 대구·경북에서 사용토록 조치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대구·경북지역의 확진자 발생 현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고 방역조치를 위해 대구시에서 필요한 사항을 최대한 신속하게 검토하여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발생 양상이 신천지대구교회와 청도대남병원 등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지역사회로 감염이 전파되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로 보고 가능한 한 빨리 특정 집단 감염원을 찾아내서 그 주변을 차단하고 격리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전국적 확산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으로 7∼10일이 신천지대구교회 등의 감염경로를 어떻게 막느냐에 따라 코로나19 확산을 좌우하는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총력 방역태세에 들어갔다.

국가적 재난 사태를 맞아 정부의 강력 대처와 함께 국민들의 협조가 절실하다. 지금은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지만 2차 3차 감염은 어디에서 발생할지 모른다. 공원이나 광장 등 다중이 모이는 장소는 폐쇄에 준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미 위기대응 ‘심각’이 발령된 상황이다. 지금은 모두가 코로나19가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정치권도 더 이상 입을 다물고 제 할 일이나 잘하면 된다. 이런 국가적 재난을 자당의 이익으로 만들어 보려는 얄팍하고 천박한 의식은 버려야 한다.

국민들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정부란 무엇인가 정부가 있는 목적은, 국민들이 정부에 세금을 내는 이유는 천재든 인재든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해 달라는 의미임을 이 정부는 잊지 말아야한다.

국민 역시 정부의 조치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한시적 조치인 만큼 방역과 예방에 적극 나서면서 정부를 믿고 따르는 자세가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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