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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황룡사 9층탑을 재해석해 경주 엑스포공원에 세운 경주타워가 지적재산보호의 상징이 됐습니다.

세계적 건축가의 디자인을 표절했다고 인정한 엑스포 측은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하고 건축가의 명예회복에 나섰습니다.

대구비비에스 정민지기자입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지난 17일 엑스포공원 경주타워 원 설계자가 유동룡(이타미 준) 건축가임을 알리는 현판식을 가졌다. [사진 정민지기자]

 

황룡사 9층 목탑을 음각으로 새겨 넣은 경주타워는 아파트 30층 높이로 경주 보문단지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건물입니다.

맞은편 황룡원 중도타워와 쌍을 이뤄 보문의 랜드마크인 경주타워가 저작권 보호의 상징으로 거듭났습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예명 ‘이타미 준’으로 알려진 세계적 건축가 유동룡 선생의 디자인 저작권 현판식을 가졌습니다.

법적공방 12년의 마침표로, 선생이 타계한 지 9년만입니다.

황룡사 9층목탑 음각한 경주타워. [사진 정민지기자]

(인서트) 이철우 경북도지사 / 경주엑스포 이사장

“저는 그 이야기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재판을 해서 그렇게 오래 가도록 우린 뭐 했느냐 이겁니다. 그래서 반성을 하고 사죄를 드립니다. 다시 한 번 이 건축물이 세계적인 명품이 되어서 경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사람이 넘쳐나고 세계적인 관광자원이 되도록 최선을...”

재일 한국인 건축가인 고 유동룡 선생은 2004년 경주타워 디자인 공모전에 참여했습니다.

3년 뒤 완공된 경주타워는 당선작이 아닌 선생의 우수작 디자인과 유사하게 지어졌고 선생과 유가족은 저작권 침해 소송을 시작했습니다.

유동룡 건축가가 설계한 경주타워 디자인 안.

법원은 유동룡 선생의 손을 들어줬지만 최종 판결을 한 달 앞두고 선생은 타계했습니다.

(인서트) 유이화 / 고 유동룡 선생 장녀

“비록, 원안 그대로 시공이 되고 완공이 되었다면 훨씬 더 좋은 디자인의 경주탑이 됐을 거라고 확신은 하지만 그렇지만 저희 아버지의 건축 철학만큼은 지금의 경주탑을 통해 전달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경주엑스포는 디자인표절을 공식 사과하고 잘 보이지 않았던 바닥 표지석을 걷어낸 뒤 새 현판을 설치했습니다.

또한 유동룡 선생 타계 10주기인 내년에 헌정 특별전을 열어 고인의 명예와 위상을 제대로 알릴 예정입니다.

(인서트) 유이화 / 고 유동룡 선생 장녀

“이번 일을 계기로 저희 건축가나 디자이너들이 마음 놓고 디자인 활동을,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그런 표절이 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타미 준, 유동룡 선생은 경계인의 정체성을 투영한 건축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으며 제주 포도호텔 등 수많은 걸작을 남겼습니다.

경주엑스포는 이타미 준의 경주타워와 함께 쿠마 켄고의 엑스포 기념관, 승효상의 솔거미술관 등 공원 내 세계적 건축가의 작품을 관광자원화 하기로 했습니다.

비비에스뉴스 정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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