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담: 동국대 경주캠퍼스 이대원 총장

■ 진행: 대구BBS 정민지 기자

■ 방송: BBS 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2020년 2월 14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동국대 경주캠퍼스 이대원 총장.

 

불교 종립대학인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는 지역을 대표하는 고등교육기관입니다.

지난 4년간 경주캠퍼스를 이끌어 온 이대원 총장은 최근 회고록을 발간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학문의 길로 접어든 과정, 유학생활과 교수의 삶, 그리고 동국대 경주캠퍼스를 운영한 경험 등을 진솔하게 담아냈다고 합니다.

오늘 파워인터뷰는 이대원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을 정민지 기자가 만났습니다.

▶정민지 기자: 파워인터뷰, 오늘은 동국대 경주캠퍼스로 왔습니다. 옆에 이대원 총장님을 나와 계시는데요. 총장님, 안녕하세요?

▷이대원 총장: 네, 안녕하세요?

▶정민지 기자: 먼저 2016년에 취임하시고 벌써 4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4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요.

경주캠퍼스 총장으로서 보낸 시간들에 대한 소회를 좀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대원 총장: 4년은 총장 직무를 수행하기에는 충분히 긴 시간이었던 것 같고 어떤 성과를 내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취임 초에 하려고 마음먹었던 일들 중에서 그 절반밖에 이루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정민지 기자: 아쉬움이 조금 남으신 것 같은데요.

최근에 총장님께서 회고록을 발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회고록을 써야겠다고 결심하신 계기가 혹시 있으신지, 그리고 언제부터 준비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대원 총장: 예, 제가 인생을 살면서 많은 사건을 겪었습니다.

따라서 이야기 거리가 많았습니다.

가끔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해 주다보면 그걸 정리해서 책을 써보라고 권유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번에 총장 임기를 마치면서 그런 것과 함께 우리 대학에서 내가 교수로서 행했던 일들과 에피소드, 교수회장으로서 학교 당국에 건의하다가 법인과 갈등 끝에 징계를 받은 일에서부터 총장이 되고 나서 한 일에 대해 같이 정리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서 작년부터 준비했습니다.

▶정민지 기자: 책 제목이 ‘학문을 제대로 하면 지혜로워진다’인데 대학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흔히 대학의 위상이 달라졌다, 이렇게 말들을 하는데 현장에 있으시면 체감이 다르실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이대원 총장: 우리나라에서 많은 학생들이 대학을 왜 다녀야 하는지를 모른 채 대학에 입학해서 다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지 대학을 입학하기까지는 무척 신경을 쓰고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지만 막상 대학에 들어와 다니면서는 별로 노력하지를 않습니다.

노력한다고 해보야 취업 준비나 기껏 학점관리 정도입니다.

그건 학부모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가 어느 대학 어느 학과에 들어갔는지가 목표인 것 같고 우리 애가 무엇을 해야 적성에 맞는지, 대학은 도대체 무엇을 하기 위해 들어가는지를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대학은 본질적으로 학문을 하는 곳이고 고금동서를 통해 학문을 하는 사람들이 지혜로운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럼 대학에서 제공하는 과정과 전공을 이수하기만 하면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냐 하는 문제인데 저도 교수고 학교의 책임자인 총장인데 그렇게 된다고 단언할 수가 없다는 것이 저의 솔직한 고백입니다.

대학이나 교육 당국도 대학의 본질을 제대로 모르고 정책을 펴나가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대학교육에서 가장 잘 안되고 있는 것이 능력과 실력이 있는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학에서 어떤 것에 중점을 둬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정민지 기자: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특히 지방대학이 위기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럼에도 총장님은 교육 내실화를 위해 노력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일들을 하셨는지, 성과에 대한 자랑 좀 해주시죠.

▷이대원 총장: 사실 지금으로서는 자랑할 만한 것은 못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완성이 안 된 것들도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의미를 부여하는 사안들은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융합 학부제 신설을 통해 유사 학문간 공통교육을 강화하여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넓혀 준 것입니다.

학부 내에서는 전공별로 지원해서 입학이 가능하지만 여러 전공에 대해 충분하게 접한 후에 3학년 때 다시 전공을 정하게 됩니다.

또한 전공기초 졸업 인증제를 통해 기초교육을 강화한 것, 강의모델 다양화를 통해 교수님들이 소신껏 강의를 할 수 있게 한 것 등이 있고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다양한 전문 분야간 협력과 소통이 필수적입니다.

이런 이유로 수석 장학금제를 폐지하고 성적만 가지고 장학금을 주는 것을 지양하고 남을 도와야 장학금을 받도록 장학제도를 개편했습니다.

그밖에는 교육 환경 개선과 학생을 위한 휴게 공간 확충 등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민지 기자: 지역사회에서 대학의 역할이 단순히 교육기관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경주의 경우 동국대 학생들이 없으면 지역이 활기를 잃어버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특히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2년전부터 부처님오신날에 즈음해 형산강 연등축제를 기획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축제로 만들어왔습니다.

지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죠?

형산강 연등문화축제.

▷이대원 총장: 경주에 주소를 둔 우리학교 학생들이 7%에 지나지 않습니다.

93%가 다 수도권을 비롯하여 전국 각지에서 온 학생들로서 경주의 소비 주체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학이 소비의 주체로서만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대학은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대학이 갖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통해 지역과 상생 발전해야 한다고 봅니다.

형산강 연등 문화축제는 대학이 지역사회와 어떻게 함께 어울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형산강변숲에 설치된 연등의 아름다움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묘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부교에서 유등 띄우기는 아이들에게 형산강 연등 문화축제를 먼 훗날까지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하게 할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이 축제가 먼 훗날까지 이어져서 경주에 고향을 둔 많은 사람들이 이 축제를 통해 같이 모여 공동체 의식과 유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정민지 기자: 저도 2년 정도 축제를 가보았는데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대원 총장: 네, 작년에는 이 축제에 10만명이상이 이 축제를 즐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민지 기자: 불교 포교에 있어서 학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종립학교인 동국대가 있어 한국불교의 근간을 지켜지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불교 발전을 위해 학교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고민한 바가 있으실 것 같은데요?

▷이대원 총장: 동국대학교는 대학의 존재 자체로 불교 포교에 있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동국대학교는 종립 대학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불교 과목들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을 간섭을 받는 것을 무척 싫어합니다.

그래서 은연중에 학생들에게 불교의 이치를 알게 하기 위해서 기숙사 방마다 팔정도를 붙여 놓았습니다.

신문을 통해서 해설을 해서 보도하게 했습니다.

앞으로 올해 4, 5월이면 완공될 선센터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생들이 명상을 하면서 불교에 대한 친근감과 이해도를 넓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민지 기자: 선센터 건립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요.

선센터 건립불사를 위해 전국 곳곳의 기부자들을 찾아다니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애도 많이 쓰셨고 또 보람도 있으셨을 것 같은데 어떠십니까?

임기 전 완공을 못해서 아쉽지는 않으신지요?

▷이대원 총장: 제가 착공을 해놓았고 이제 50%정도 지어졌습니다.

다음 학기 중으로 완공될 예정입니다.

다음 일은 다음 사람에게 맡기면 더 잘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다만 우려하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운영비 문제였습니다.

책에 쓰여 있는 대로 재정적인 문제는 노력하는 만큼 풀리도록 되어 있습니다.

다음에 맡으시는 분들이 좀 더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여러 가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선센터 건립을 적극 추진했던 이유는 우리 학교에 입학했던 학생들이 명상을 하는 방법을 배워 나간다면 그 인생이 얼마나 풍요로울까 하는 생각에서 추진했던 것입니다.

대학에는 그것을 가르칠만한 인재가 있고 배울 수 있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역량도 있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또한 지역사회와 청소년들에게도 명상을 널리 전파하여 우리 대학의 강점으로 살려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정민지 기자: 선센터 건립하실 때 책에도 나와 있지만 감동적인 일들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몇 가지 소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대원 총장: 제가 취임하고 나니까 선센터 건립기금이 29억원 정도 모아져 있었습니다.

이사회에서는 교비로 짓지 말고 순수 발전기금을 통해서, 기금 모금을 통해서 지으라고 결정을 해놓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35억원이 모금되면 시작하라는 이런 전제가 있었습니다.

제가 2016년 기부자 방문을 하다가 부산 도원사의 만오스님을 찾아뵈었습니다.

만오스님께 달리 할 말도 없고 그래서 무료해서 말을 꺼낸 것이 그 이야기였습니다.

제가 의도적으로 한 것도 아니고 한데 그 말씀을 드렸더니 만오스님께서 얼마 후에 6억원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이것으로 35억원을 채워서 선센터를 시작하라고 그때부터 선센터 추진이 아주 적극적으로 행해지게 되었습니다.

스님께서 원래는 법당을 지으려고 마련해둔 돈인데 그것을 많은 학생들, 또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선센터를 짓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을 하셔서 가지고 왔다라고 말씀을 하셔서 정말 감동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제가 어디 가서든지 그 말씀을 많은 분들에게 드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작된 것입니다.

▶정민지 기자: 많은 기부자들의 뜻을 잘 지켜서 선센터가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총장님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면 좀 알려주시죠.

▷이대원 총장: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중·고등학교 교사로부터 출발해 독일에서는 10년 동안 배우는 입장에도 서 보았고 대학에 와서 제자들을 키워냈습니다.

평생 교육을 해 왔기 때문에 교육자로서 우리 교육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에 관해서 책을 쓰고 강연을 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정민지 기자: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신가요?

▷이대원 총장: 구체적인 것은 아직 머릿속에서만 있고 특별하게 제가 하는 것은 없습니다.

여기 평생교육원에서 경주시민들을 대상으로 해서 자녀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제가 제자들을 많이 키워내서 외국 대학에서 학위도 받고, 외국 대학 교수도 만들고 했다고 자랑을 하니까 집사람이 당신 아들이나 챙겨보라고 해서 신경을 썼는데 그 친구도 잘 풀려서 좋은 대학에 가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도 그렇고.

그래서 그런 경험들, 또 제가 평생 교육자로서 걸어온 길들, 이런 것들을 되새기면서 우리 교육이 지금 소흘히 하고 있는 것은 어떤 것인가, 또 학부모들이 어떤 것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하고 오로지 입시 위주의 교육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어서 그런 강좌를 열려고 하는데, 모르겠습니다, 많이 안 오면 또 할 수 없는 거고요.

▶정민지 기자: 경주 교육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방송을 듣고 있는 불교방송 청취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듣고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이대원 총장: 불교방송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총장 이대원입니다.

이렇게 불교방송을 찾아 들으시는 분들은 불자이거나 불교 친화적인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불교 조계종 종립대학인 동국대학교에서 교수를 하고 총장을 하게 된 것에 대해 무척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불교의 가치와 부처님의 말씀을 그대로 실천하려고 하시는 분들은 모두 행복한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도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가내 평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민지 기자: 지금까지 동국대 경주캠퍼스 이대원 총장님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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