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영 은정한의원장(부산시 여한의사회장)

● 출연 : 박은영 은정한의원장(부산시 여한의사회장)
● 진행 : 박찬민 BBS 기자

(앵커멘트) 다음은 주간 섹션 순서입니다. 매주 화요일 이 시간에는 부산시 한의사협회에서 한의학 상담을 해주는데요. 오늘은 부산시 여한의사회 회장을 맡고 있는 범일동 은정한의원 박은영 원장님과 함께 위식도역류질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금 박은영 원장님 전화연결되어 있습니다. 박은영 원장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박은영입니다.

박은영 은정한의원장

질문1) 오늘의 주제가 위식도역류질환인데요. 위식도역류질환은 어떤 질환입니까?

-위식도역류질환은 말 그대로 위 내용물이 식도나 구강으로 역류하여 여러 가지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입니다. 음식물은 식도, 위를 지나 십이지장으로 내려가는 것이 정상인데요.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위로 내려간 음식물과 위에서 분비된 위산이 일부 역류하는 것입니다.

질문2) 위내시경 검사를 했을 때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는 분들이 많으시잖아요. 위식도역류질환은 역류성 식도염과 같은 질환으로 볼 수 있습니까?

-위식도역류질환이 범위가 더 넓은 질환이고요. 역류성 식도염은 위식도역류질환에 포함됩니다. 위식도역류질환은 내시경 검사 결과에 따라 역류성 식도염처럼 식도에 미란성점막 소견을 보이는 염증성 역류질환과 그러한 소견이 없는 비미란성 역류질환(NERD)으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전체 위식도역류질환 환 중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환자군은 50% 이하라고 합니다. 

질문3) 위식도역류질환이 있어도 내시경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사람이 절반 이상이네요. 그렇다면 위식도역류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크게 전형적인 증상과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 부위의 타는 듯한 통증이나 작열감, 신물을 들 수 있고요. 비전형적인 증상은 흉통, 만성 기침, 인후부 이물감, 목쉼, 쓴 입 냄새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위식도역류 증상은 눕거나 앞으로 몸을 굽힐 때 심해지고요. 물을 마시거나 제산제를 복용하면 좋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서 “흠흠”하는 잔기침을 하는 경우를 보셨을 텐데요. 이러한 잔기침이나 마른 기침의 주원인이 위식도역류질환입니다. 또한, 기침뿐만 아니라, 쉰 목소리, 인후부 이물감 등의 만성 후두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의 16~48%에서 위식도역류질환이 동반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질문4) 속쓰림이나 신물 올라오는 정도의 증상만 생각했었는데요. 증상이 다양하네요.  위식도역류질환이 발생하는 원인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음식물이 위로 내려가면 십이지장으로 내려가고 역류하지 않도록 하는 해부학적인 구조와 기능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음식물이나 위산이 거슬러 올라오게 됩니다.

첫 번째로 하부식도괄약근의 이완을 들 수 있는데요. 하부식도괄약근은 음식을 삼킬 때와 트림을 할 때만 열리고 평상시에는 강한 압력으로 조여서 음식물이 역류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하지만 잘못된 식습관이나 하부식도 괄약근의 압력을 낮추는 음식으로 인해 부적절하게 열립니다. 폭식과 과식, 커피와 같은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식, 기름진 음식, 술, 탄산음료 등이 영향을 줍니다.

두 번째는 위와 식도가 이루는 각이 변하는 경우입니다. 위는 식도와 이어지는 분문부와 위저부, 체부, 전정부, 유문부로 나눌 수 있는데요. 식도와 바로 이어지는 분문부보다 기저부가 조금 더 높게 있습니다. 하지만 식도열공헤르니아, 내장비만 등의 이유로 이 각이 변하여 분문부가 가장 높게 위치하면 음식을 먹어서 위의 압력이 커졌을 때, 기저부가 아니라 분문부가 압력을 받게 되어 위 내용물이 역류합니다.

세 번째로 위 기능이 떨어져 음식물이 위에 오랫동안 정체하게 되면 위산이 많이 분비되고, 위 내용물이 역류하기 쉽습니다

또한 하부 식도는 횡격막 식도 인대로 연결되어 있어 횡격막의 움직임에 따라 하부 식도도 함께 움직이게 됩니다. 그리고 호흡을 하면서 횡격막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식도를 조입니다. 하지만 호흡이 너무 약한 분들은 횡격막이 식도를 구조적으로 조일 수 없어서 위식도역류질환이 잘 생길 수 있고요. 스트레스로 인해서 교감신경이 항진되면 위산분비가 과도해지고 위의 운동성이 떨어져 위산이 역류하기 쉽습니다.

질문5) 그렇다면 위식도역류질환이 있을 때 어떻게 치료합니까?
 
-우선 역류하는 증상을 완화하고, 염증이 있는 경우 염증을 제거하는 것을 우선으로 합니다. 생활습관의 변화가 중요하고요. 병원에서는 주로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위산분비 억제제, 소화관운동 촉진제, 제산제 등을 처방하는데요. 최근에는 PPI로 불리는 프로톤 펌프 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를 주로 처방합니다.

PPI는 위장벽에 있는 벽세포에 작용하여 위산분비를 억제함으로써 역류성 식도염, 위궤양 등의 증상을 빠르게 완화하고요. 고혈압, 당뇨약 등 다른 약으로 생길 수 있는 속 쓰림도 줄여줘서 위식도역류 질환이 없는 환자에게도 많이 처방되고 있습니다.

환자분들께서 복용하시는 약을 보면 PPI를 장기간 복용하시는 경우도 많은데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여 골밀도를 감소시키고, 골반 골절의 위험도를 증가시킬 수 있고요. 또한, 만성적인 신장질환 및 심근경색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었습니다.

한국 보건 의료연구원(NECA)에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역류성 식도염 등으로 치료를 받은 50세 이상 약 240만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PPI의 사용과 골다공증성 골절의 발생 여부를 연구하여 발표하였는데요. PPI를 장기간 복용할수록 골절 발생 위험이 높았습니다. PPI를 30일 미만으로 복용한 환자는 전혀 복용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8%, 60~90일 미만으로 복용한 환자는 11%, 180일~1년 미만으로 복용한 환자는 18% 골절 발생 위험이 높았고요. 특히, 1년 이상 복용한 환자는 42%나 높았으며, 연령이 많을수록 더 높았습니다.
 
질문6) PPI가 증상을 빠르게 완화시키지만 장기적으로 복용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말씀 잘 들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위식도역류질환을 어떻게 치료합니까?

-한의원에 내원하시면 문진, 맥진, 복진을 통하여 위식도역류질환이 생기는 원인을 한의학적으로 파악하고, 한약, 침, 약침, 뜸 치료를 통해 치료합니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비위가 후천의 근본”이라고 하여 비위기능을 강화하고, 소화를 도와주는 한약을 많이 연구하고 처방하였습니다. 원인에 따라 비위기능이 약한 경우에는 육군자탕, 스트레스로 인한 경우에는 반하후박탕, 비위가 차서 생기는 경우에는 이중탕 등을 기본으로 하며, 환자의 체질을 고려하여 처방합니다.

중국에서 위식도역류질환으로 진단된 6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논문을 발표하였는데요. 총 6주간 족삼리, 중완, 삼음교, 내관 혈에 침 치료를 한 실험군을 PPI와 모사프라이드를 복용한 대조군과 비교하였습니다. 단기간의 효과는 대조군과 침 치료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요. 지속적으로 경과를 관찰하였을 때, 대조군은 양약 복용을 중단하면서 증상이 재발하였지만, 침 치료군은 4주 후에도 치료 효과가 지속되었습니다. 

실험에 사용한 혈자리는 모두 소화기 질환이 있을 때 다용하는 혈자리인데요. 특히, 족삼리는 종아리 바깥쪽에 있는 혈자리로 정말 효과가 좋고 유명한 혈자리로 손으로 지압만 하여도 효과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7) 생활습관의 변화도 중요하다고 하셨는데요. 위식도역류질환이 있거나 의심되는 경우, 예방하기 위한 생활 습관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하부식도 괄약근이 이완되거나 횡격막이 이완될 수 있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잠들기 3시간 전에는 음식을 드시지 마시고요. 과체중인 분들은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식사 후 3-4시간 동안은 눕지 마시고, 등을 너무 구부정하게 구부리는 자세도 피해주세요. 하부식도괄약근의 압력을 낮추고 위산분비를 촉진하는 술, 커피 등의 고카페인 음료, 초콜릿, 탄산음료, 기름진 음식 등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스트레스로 증상이 악화되고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식도역류질환이 치료를 하여도 재발되는 경우, 스트레스 상황을 피할 수 있도록 하거나, 운동이나 명상 등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질문8) 마지막으로 당부 말씀 부탁드립니다.

-위식도역류질환은 발병 환자수가 매년 10% 이상씩 증가하는 추세이며,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위식도역류질환이 만성화되는 경우, 식도가 좁아지는 식도협착, 식도의 상피가 위의 상피로 바뀌는 바렛 식도, 식도 선암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라고 방치하지 마시고 근본치료를 하시길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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