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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전영신 정치외교부장

*출연: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프로그램: BBS뉴스파노라마(월~금 저녁 6시 20분 FM 101.9)

[전영신 앵커]

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작품상, 감독상, 국제영화상, 각본상 주요 네 개 부문을 휩쓸었습니다. 우리 영화사뿐 아니라 세계 영화사에도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할 수 있겠죠. 어떤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것인지 이야기해보죠. 김헌식 문화 평론가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네. 안녕하십니까.

 

[전영신 앵커]

오늘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 어떻게 보셨어요.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많은 분들이 그런 이야기 많이 하시더라고요. 심장이 나대는 것을 억제했으면 좋겠다. 벌렁벌렁한다 이렇게 많이 말씀하셔서, 정말 극적인 어떤 작품 하나를 썼다 이렇게 생각이 들었어요.

 

[전영신 앵커]

각본상 받았을 때, "그래 각본상 이거 하나만 받아도 되지"... 이런 생각 안하셨어요.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이건 하나 줄 거야 이렇게 생각을 했죠.

 

[전영신 앵커]

네. 그런데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는데,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그러니까 네 개 부문을 휩쓸었습니다. 예상하셨습니까.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저는 사실 반타작은 하겠지라고 생각을 했어요. 다만 아카데미가 조금 보수적이고 미국 외 영화들에 대해서는 좀 고리타분하게 반응을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국제장편영화상은 당연히 받을 거라 생각했고요. 각본상과 감독상 중에 하나는 주겠지라고 했는데, 각본상을 받길래 감독상과 작품상은 못받을 줄 알았는데, 감독상까지 받았을 때는 역시 작품상은 샘 멘더스의 <1917>이 받고 감독상은 봉준호 감독 주는구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작품상까지 줄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처음에는 혹평도 있고 그랬어요. 약간 불편하다 이런 평가도 있었는데, 어쨌든 제 주변에 있는 전문가들 중에서 지금 코가 납작해진 그런 분들도.

 

[전영신 앵커]

혹평하신 분들은 지금.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예. 그래서 예측을 못한 상황이 많습니다. 너무 많이 받은 거죠.

 

[전영신 앵커]

이 작품상하고 감독상을 모두 수상한 것은 정말 엄청난 일이죠.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네 그렇습니다. 대체적으로는 특히 제3세계, 뭐 아시아 감독들한테 주는 경우는 작품상 같은 경우는 없을뿐더러, 준다 하더라도 감독상은 제3세계 사람을 주고, 작품상은 자기들이 가져가고, 영미권 쪽에 치우친 수상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에 그것을 깨버렸기 때문에 아카데미 92년 역사를 다시 썼다 이렇게 보여 지는 것이죠. 왜냐하면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외국어영화는 단 한 편도 없습니다. 그래서 백인잔치상이다, 심지어 봉준호 감독은 로컬 시상식, 그러니까 지역 시상식이다. 왜냐하면 그 쪽 동네만 수상을 한다는 그런 의미죠. 그런데 어쨌든 아카데미상에 기생충이 외국어영화로는 역대 11번째로 이렇게 올라갔는데, 이번에 수상을 하게 되면서 큰 역사적 사건을 일으켰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받은 사례도 세계 역사상 단 한 작품만 있었습니다.

 

[전영신 앵커]

네. 어떤 작품이죠.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1955년에 마티가 유일했는데, 반세기 만에 획기적인 사건에 주인공이 됐고요. 또 각본상 같은 경우에도 외국어 영화로는 2003년에 그녀에게로 오스카상을 받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이번에 이제 <페인 앤 글로리>로 같이 경합을 벌였던 감독인데, 이 감독 외에 아시아 영화로는 최초로 각본상을 받았기 때문에 각별한 의미가 있는 하여튼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전영신 앵커]

예. 사실 지금 말씀하신 대로 아카데미상은 백인들의 잔치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러면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 변화를 예고한다고 봐도 될까요.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변화를 예고한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백인과 남성 중심의 아카데미 시상식이라고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제3세계의 영화인에게 상을 줬고요. 앞으로는 또 아시아나 제3세계 여성 감독에게도 작품상이나 각본상 등을 수여하는 목표까지 또 가야합니다. 그 단계까지 또 부지런히 한국 영화가 가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드는데, 어쨌든 오스카는 백인 중심이라는 비판에서 좀 모면하기 위해서 아카데미가 많이 노력한 것 아닌가, 오히려 거꾸로 봉준호 때문에 백인 중심의 그런 상이라는 꼬리표를 떼 주었다고 생각을 해봅니다.

 

[전영신 앵커]

그렇죠. 미국 아카데미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최고의 작품으로 뽑은 결정적인 이유,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일단 보편적으로 세계인들이 공감하고 고민하고 있는 주제죠. 빈부격차문제, 양극화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부자인 박사장 감독과 가난한 기택 감독을 중심으로 계층 간 갈등을 다루었는데, 여기에서 작품의 주제만 좋은 게 아니고 대중성 확보를 했죠. 다양한 장르적인 속성들도 있고, 미스터리 물 같기도 하고, 뭐 블랙 코미디물 같기도 하고 이러면서 몰입성을 높였고요. 그리고 이분법적인 대결구도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대체적으로 유럽의 영화들 같은 경우 부자들을 공격하고 가난한자들을 편들면 상을 주고 그랬었는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아요. 전체적이고 통합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고. 조화로운 질서가 상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약간의 저는 불교적인 사상과도 맞물려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도 이런 통합적이고 전체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나아가서 백인과 아시아인의 통합도 그렇고, 또 이제 세계에 갈등 상황도 통합하는 관점들의 영화들이 아카데미에서도 큰상을 받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전영신 앵커]

예. 봉준호 감독의 재치 있는 수상소감도 많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평론가님은 어떤 이야기가 기억에 남으세요.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네. 오늘도 그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맨 처음에 상을 받고서 내일 아침까지 마시겠다.

 

[전영신 앵커]

술을 내일 아침까지 마시겠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또 받으니까 ) 내일 모레까지 마시겠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고요. 또 동료 감독이나 선배 감독에 대한 그런 예우도 세계 영화인들에게 호평을 받은 거라고 생각해요. 토드 필립스나 샘 멘데스 역시 내가 존경하는 멋진 감독들이다 만약에 오스카 측에서 허락한다면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다섯 개로 잘라서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렇게 했거든요. 이것은 동료 감독들에 대한 예우이기도 하면서, 텍사스 전기톱이라는 영화를 언급하면서 이게 일종의 동반자, 혹은 프렌드십을 가지고 있는 수평적 관계임을 내세우면서 친목을 도모하게 만들었거든요. 이런 따뜻하고 동반자적인 수상소감에다가 위트와 코믹한 내용들이 들어가 있다 보니까 이런 점들이 저는 세계 영화인들에게 관심을 봉준호 감독이 갖게 만드는 요인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전영신 앵커]

봉준호 감독. 봉준호 감독은 어떤 사람이고, 어떤 평가를 받는 사람인가요.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봉준호 감독 같은 경우는 원래 학생운동도 했고, 민주화 운동도 했고, 그래서 어떤 다양성 표현의 자유를 중시했고요. 자신만의 스타일로 영화 세계를 그 동안 꾸준히 구축했죠. 그래서 <플랜더스의 개>부터 <살인의 추억>으로 크게 유명해졌고요. <괴물>은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알려지기 시작했고, 유럽에서는 <마더>라는 2009년도 작품으로 아 이 사람이 정말 작품성 있는 그런 감독이라는 것을 결정적으로 알리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2013년에 <설국열차>로 해외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고요, <옥자>를 통해서 OTT, 그러니까 넷플릭스에서 먼저 개봉을 하는 바람에 유럽과 미국에서 갑론을박하는 그런 새로운 영화 유통 채널의 변화에 중심에 서기도 하면서 세계적으로 ?을 받았고요. 그리고 사실 <옥자> 때문에 미국 쪽에서 굉장히 우호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왜냐하면 넷플릭스라는 게 미국의 기업이거든요. 새로운 시대의 디지털 영화 개봉 방식이기 때문에 유럽에서 욕을 먹었지만 미국에서는 옹호를 받아서,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점들이 이번에 아카데미에서 좀 좋은 상을 많이 받게 된 그런 계기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좀 들었고. 유럽에서는 좀 옥자 때문에 상을 안 줬거든요. 그래서 미안해가지고 칸 영화제에서 상을 줬던 게 아닌가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전영신 앵커]

네. 봉감독이 <기생충>을 찍기 위해서 장면 장면을 만화 콘티로 그려서 배우와 스텝들을 잘 이해시켰다고 하는데, 그런 부분들 때문에 봉테일이라는 별명도 있지 않습니까.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네. 그래서 이 봉준호 감독이 대학 내내 만화를 그렸거든요. 시사만화를 그렸는데, 이 시사만화라는 것은 다양한 장르를 포함하고 있죠. 코믹도 있고, 액션도 있고, 풍자극도 있고, 스릴러 방식도 있고요. 그러다보니 디테일한 설정을 할 수 있어서 봉테일이라고 별명을 얻었고. 그리고 영화 제작을 할 때도 굉장히 제작진들한테 편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감독의 의사를 콘티를 통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니까, 그 프로세스에 따라서 정확하게 제작을 할 수 있어서 섬세한 연출뿐 아니고 제작진도 같이 작업하면서 좋았다는 것이고, 주52시간도 지킬 수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어쨌든 이런 봉준호 감독의 세계관도 그렇고 작품을 만드는 방식들이 모범적인 사례였고, 또 그것이 아카데미상 싹쓸이 까지도 이어져서 모범적인 사례로 더 남을 것 같습니다.

 

[전영신 앵커]

이제 뭐 봉준호 감독은 미국 주류 영화계의 일원으로 확실하게 인식되었다는 평가 받아서 마땅하고요. 사실은 기생충은 제작비가 150억 원 경쟁작 <1917>은 제작비가 1500억 원이었다는 거 아닙니까. 이제 봉 감독의 앞날이 정말 기대되지 않을 수가 없는데, 봉 감독에게 정말 막대한 제작비가 주어진다면 과연 어떤 영화가 탄생하게 될 것인지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앞으로 이제 봉준호 감독이 할리우드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느냐의 문제가 있는데 최근에 예측을 보니까 대만의 이안 감독 같은 경우에 아카데미에서 감독상을 받고, 60배로 몸값이 뛰었다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그래서 600억 원대의 개런티를 받았다고 이렇게 하던데, 봉준호 감독은 그 이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들고요. 아으로 할리우드 자본이 본격적으로 결합을 할 때, 봉준호 감독이 생각했던 영화 세계를 자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서 본격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앞으로가 좀 더 기대가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들고요. 그런 작품들 역시 대중성을 기반에 둔 작품성 있는 그런 묵직한 주제 의식 있는 작품이 될 가능성이 높고, 개인적으로는 한국적인 요소들이 많이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고, 또 생명사상을 포함한 전통의 불교 사상도 생각을 해봅니다. 왜냐하면 BTS 같은 경우에도 인기가 있게 되면서 한국적인 어떤 문화적 요소들을 많이 개입을 시키면서 더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거든요. 그래서 이런 우리만의 문화적 특수성과 세계 보편성을 함께 결합하는 방식들을 앞으로 꾸준히 지속화하는 작업을 기대합니다.

 

[전영신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감사합니다.

 

[전영신 앵커]

네. 지금까지 김헌식 문화 평론가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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