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권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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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유병권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원장

■ 진행 : 신두식 경제산업부장

 

신두식 : 예고해드린 대로 BBS 경제토크 오늘은 유병권 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님과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유병권 : 안녕하십니까?

신두식 :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전에,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어떤 곳인지 궁금합니다. BBS 청취자들께 설명 부탁드립니다.

유병권 : 청취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원장 유병권입니다. 우리 연구원은 2006년 재단법인으로 설립되어 올해 14년차에 접어든 민간 연구원입니다. 건설이라고 하면 여러분들이 살고 계시는 주택이나 직장이 있는 빌딩과 같은 건축물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도로, 교량, 지하철과 같은 토목 시설물도 생각이 나실 것이고요. 그런 것들을 만드는 일입니다. 여러분의 삶과 관련된 이러한 시설물을 건설하는 주체는 건설업체입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건설업체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혹시 알고 계신가요? 대부분의 청취자 분들은 우리나라 건설업체 중에서 아파트를 짓는 몇몇 업체만 알고 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상대적으로 많이 알고 있는 분이라도 스무 개 내외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무려 7만 개 정도의 건설업체가 있습니다.

신두식 : 7만 개나 됩니까?

유병권 : 그렇습니다. 전국에 치킨집이 3만 개, 편의점이 4만 개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둘을 합한 숫자만큼이 건설업체다, 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7만 개나 되는 건설업체 중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건설업체 같이 규모가 큰 건설업체 일부를 제외하고 나면 나머지는 대부분 중소기업에 해당이 됩니다. 그런데 중소 건설업체는 건설현장에서 직접 건설 활동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적절한 대우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제 관계에서 소외되고 대기업과의 관계에서 불이익을 받는 불공정한 문제가 건설 산업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지요. 개별 산업이나 국민 경제가 성장하려면 중소기업이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연구원은 건설 산업 전반의 발전을 위한 노력과 함께 건설업체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 건설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정한 거래를 통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서 건설 산업의 발전과 국민 경제 성장에 기여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신두식 : 지난해 7월에 건정연 6대 원장으로 취임하신 뒤에 많이 바쁘셨을 텐데요. 임기 중에 역점을 두고 있는 운영 방향은 어떤 것입니까?

유병권 : 제가 취임한지 이제 7달이 됐습니다. 사람들은 세월은 흐르는 것이 아니고 쌓인다고 하는데 우리 연구원도 해가 거듭할수록 우리 구성원들의 노력 하에 연구 업적도 쌓여가고 점차 기틀을 잘 잡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제가 와서 생각하고 있는 것은 내부적으로는 전반적인 시스템을 점검해서 전 구성원이 일심동체가 돼서 기획이든 연구든 홍보든 조직 역량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전략과 방법을 모색하고 있고요. 조직 외적으로는 개방적 사고를 가지고 건설업계나 정부, 대학이나 연구기관 등에 계신 분들과 평가와 자문 등의 교류를 통해서 미래지향적인 조직을 만들어나가는데 힘을 쓰고자 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연구원이 작지만 활력 있고 신망 받는 강한 연구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운영 방향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우선 건설업계와 정부와 같은 주요 고객의 요구에 잘 부응해야 되겠죠. 그런 방향으로 연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건설업계가 당면한 현안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요구와 정부 정책 기조에 대응해서 문제를 파악하고 대안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이라든지 생산 체계의 혁신, 노동 환경의 변화 등 중요한 환경 변화에 맞춰서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대학이나 공기업 연구기관과 같은 데도 중요한 연구 파트너입니다. 이 분들과도 협력을 강화해서 연구원과 그 분들의 시너지 효과를 강화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원은 무엇보다도 연구조직이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켜서 나갔으면 좋을 것 같고요. 스스로 조직에 자부심을 느끼는 환경을 조성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하셨죠? 지금의 국토교통부에서요. 국토, 도시, 토지, 주택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하셨는데요. 당시의 경험이 연구원 경영에도 도움이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유병권 : 그렇습니다. 저는 국토교통부에서 30년 정도 공직생활을 했습니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외국기관에 파견나간 적도 있었고요. 국토교통부에서는 주로 국토나 도시, 토지, 주택 이런 분야의,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정책을 담당했고요. 지금 제가 연구원에서 맡고 있는 이런 업무하고도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직생활 중에 지방국토청장으로 근무한 적도 있었는데, 지방국토청은 지극히 현장 위주의 업무를 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업무 경험이 큰 자산이 되고 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건설 산업을 이해하고 건설업체들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바라보고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정부나 국회, 기업, 언론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류하면서 축적한 지식과 네트워크, 그리고 정책을 다뤄본 경험이 직원들의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 조언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신두식 : 제가 듣기로는 지방국토관리청장을 하실 때 범어사인가요? 전통 사찰의 어려움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시고 그랬다는데, 어떤 경험이 있으십니까?

유병권 : 지방국토관리청이 주로 하는 일이 도로나 하천의 건설, 유지 관리 등입니다만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데 있어서도 기여하라고 만들어진 국토부의 산하 조직으로 생각을 합니다. 범어사 같은 경우는 굉장히 중요한 사찰이고 또 부산 권역에 있어서도 영향이 큰 사찰로 여겨집니다. 그 분들이 주로 개발제한구역 안에서의 행위 제한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토로한 적이 있었고요. 제가 공직생활 하는 동안에 개발제한구역 업무를 담당한 적이 있어서 제가 그 분의 자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분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신두식 : 산업 정책을 연구하는 기관이자 건설 산업의 싱크탱크로서 외부와의 관계도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유병권 : 경제나 산업 실상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현장을 방문하고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들을 직접 만나서 의견을 듣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정부에서만 근무를 했기 때문에 제가 더 경험을 쌓아야 할 부분이기도 하고요. 취임을 전후해서 건설업계 CEO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들의 말씀을 경청하면서 업계 상황과 문제점에 대한 이해를 계속 넓혀왔습니다. 금년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많은 분들을 만나서 함께 미래를 설계하고 업계 발전을 위한 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특히 이번 정부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공정경제를 국정 목표로 설정하고 여러 가지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소기업들이 아직 대기업과 비교하면 인력이나 자본, 경영능력 등의 측면에서 취약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 연구원은 정부와의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해서 중소 건설업체들이 건설 산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에 적극적으로 노력을 하려 합니다. 다루어야 할 이슈가 다양하기 때문에 정부 외에도 대학,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나 합동 연구 등을 활성화하고 연구 과정에 외부 전문가 참여를 통해 연구의 질도 높이고 외연도 확장하려 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올해 보면 확장 예산을 정부에서 책정을 했고요. 거기에 많은 예산들이 SOC 건설 사업에 배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건설업 활성화에 좀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 이런 희망도 있지만 또 경기 상황이 여전히 어려울 것이다, 건설 경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런 비관적 전망도 있는데요. 어떤 이유 때문에 엇갈리고 있다고 보십니까?

유병권 : 금년도 SOC 예산은 약 23조 2천억 원 정도로 작년에 비해서 약 17.6%, 3조 4천억 원 정도가 늘었다고 합니다. 민간 부문의 경기 부진에 대응해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눈에 띄는 점은 말씀하신 것처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생활 SOC 확충에 약 10조 원 정도를 투입하기로 했다는 점입니다. 지역 경제는 물론이고 건설업 전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SOC 예산이 늘면 건설업체만 이득을 본다는 국민 정서가 강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정부가 SOC 예산을 집중 투입하는 곳을 문화센터라든지 어린이집, 복지시설과 같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른바 생활 SOC 분야에 투자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건설 투자가 국민의 복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고, 건설업계 또한 국민의 생활복지에 기여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시중에서는 SOC 투자가 늘더라도 건설 경기는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본다는 입장입니다. 전체 건설 물량에서 민간 부문의 비중이 약 7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공공에서 재정 투자가 좀 늘었다고 해서 전반적인 기조를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정부의 재정 투자는 경기 대응적인 측면이 크고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민간 경기가 활성화되어야 근본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건설 경기가 안정화될 수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신두식 : 연구원에서는 올해 건설 산업의 경기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으신가요?

유병권 : 경기 전망은 정확히 예측하기가 사실 쉽지 않습니다. 요즘처럼 국가 간에 개방화되고 많은 권한이 지자체라든지 민간 부문에 위임 혹은 이양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변동 요인도 많죠. 조심스럽게 살펴보면 전반적 측면에서 금년도 건설 경기는 작년보다 약간 나아질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습니다. 작년 건설 투자가 잠정 통계로 봤더니 -3.3%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서는 개선될 것으로 보지만 건설 투자가 로 돌아서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연구원에서는 작년보다 1.8%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은 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공공 건설 투자 증가를 한다는 소식은 호재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민간 투자의 둔화를 완충하는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래서 올해 건설 경기는 민간 투자 감소세를 공공 투자가 얼마나 상쇄할 것인지 그것이 관건이 되지 않을까 보고 있고요.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민간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과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신두식 : 공공투자는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민간 투자를 이끌어내야 된다, 이런 의미로 들립니다. BBS 경제토크 오늘은 유병권 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원장님, 잠시 쉬어가겠습니다. 이 시간에는 출연하신 분이 좋아하는 곡을 한 곡씩 듣고 가는데요. 유병권 원장님께서는 어떤 곡 듣고 싶으십니까?

유병권 : 저는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신두식 : 어떤 사연이 있으신가요?

유병권 : 제가 대학 생활할 때 유행했던 음악인데요. 희망을 주는 노래였죠. 저희들이 대학 생활 때도 어려웠습니다만 지금도 청년들이 여러 가지로 힘이 드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국내외적으로 어려움도 많습니다. 수고하시는 많은 분들,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희망을 주는 노래이기를 바랍니다.

신두식 : 명사의 음악 이 시간에는 유병권 원장께서 선정해주신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 듣고 계속 하겠습니다.

원장님, 노래 잘 들었습니다. 중간에 들으시는 분들은 궁금하실 텐데요. 오늘은 유병권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원장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원장님 잠시 불교계 관련 이야기를 좀 하나 여쭤보고 싶은데요. 그린벨트 쪽의 많은 전문가라고 제가 알고 있습니다만 최근 지자체에서 공원 지역 해제 또는 관리하는 부분에 대해서 불교계의 토지도 약간 일부 포함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불교계 사찰 부지가 포함된 공원부지 활용 부분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조언을 한 마디 해주신다면 어떻게 이야기하시겠습니까?

유병권 : 아마 금년 7월부터 공원을 비롯한 장기 미집행 시설에 대해서 규제를 완화한다든지 해제한다든지 하는 그런 방안을 모색해야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봉은사의 경우처럼 공원 안에 사찰이 있다든지 하는 사례도 아마 전국적으로 제법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문제는 공원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해야 되는 공공재라는 측면이죠. 그러면서도 한 편 보상을 하지 못하는 사유지가 포함이 되어 있다는 데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이 건에 대해서는 어디까지나 가장 중요한 주체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토지의 소유자, 지역 사회 등이 협력해서 대안을 모색해야 될 부분인데요. 아마도 정부에서 계획을 가지고 다양한 수단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사찰의 경우라면 사찰과 지자체 그리고 지역사회가 협력해서 지금 현재 제도적으로 주어지고 있는 대안들을 잘 적용을 해보는 노력이 필요해보입니다.

 

신두식 : 정부에서는 스마트 건설 기술 로드맵을 통해서 2025년까지 스마트 건설 기술 활용 기반을 구축해서 2030년까지 건설 자동화의 완성을 목표로 건설 생애주기에 따른 중점 분야, 핵심 기술, 추진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데요. 현재 어떻게 실현되고 있습니까?

유병권 :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와있는 현실입니다. 정부가 건설 산업의 생산성 혁신과 안전성 강화를 위해 스마트 건설 기술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2018년 10월에 스마트 건설 기술 로드맵을 수립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행자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2025년까지 스마트 건설 기술 활용 기반을 구축하고 2030년까지는 건설 자동화를 완성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로드맵에 따르면 정부는 스마트 건설 기술의 핵심 기술 패키지를 확보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올해 4월에 스마트 건설 기술 개발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2025년까지 스마트 건설 기술 선도 국가 반열에 진입하고 건설 산업 생산성은 25% 향상되고 공사기간과 재해는 25%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해서 정부는 장기 자동화와 실시간 통합 관제, BIM기반 모듈러 시공, 로봇을 활용한 무인 원격 시공, 스마트 안전 관리, 가상 시공 시뮬레이션 등 건설 공사 전반을 획기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주요 핵심 기술을 개발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마트 건설 기술 활성화를 위해서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만 정부의 계획이 계획대로 되려면 민간의 자본과 창의성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스마트 건설 기술을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이 중요해 보입니다.

 

신두식 : 국내 건설 산업에 4차 산업혁명이 접목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스마트 건설 등에 대한 제도와 정책 수립이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국토부에서 스마트 시티라든지 도시 재생과 관련된 정책을 많이 다루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둬야 하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유병권 : 정보 통신이 발달되면서 요즘 현대 생활이 스마트 환경이 일상화됐고 소비자와 국민은 스마트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시티는 도시 공간에 정보통신 융합기술을 적용하여 도시 기능이 고도화된 도시를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설 산업도 스마트 환경에 적응하고 선도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최근 스마트 시티는 스마트 도시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추진되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고요. 건설업의 역할이 매우 제한적인 상태라고 보여집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 시범 도시를 비롯한 각종 스마트 시티 사업에 건설업계의 역할이 더 커져야 된다고 봅니다. 정부, 건설업계, 그리고 정보통신업계가 함께 수요자를 위한 서비스를 창출하도록 협력적 관계를 조성해야 된다고 보는 겁니다. 도시 재생의 경우에도 우리나라의 도시는 대량생산체제에 맞춘 근대적 도시가 더 이상 아닙니다. 재생산, 리모델링 위주의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의 오래된 도시를 보면 이미 재생과 리모델링이 일상화 되어 있습니다. 시민 주도의 도시 재생이라는 프레임이 어느 정도 인식된 것 같은데 도시 재생 과정에 건설업체의 역할도 우리나라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경우를 보니까 개발업자나 건설업체, 시민단체, 그리고 지자체가 서로 협력하고 협정을 체결해서 도시 재생을 이끌어나가는 사례도 봤습니다. 우리도 공공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개발업체와 지역주민과의 협력을 강화하되 지역에 기반을 둔 중소 건설업체도 도시재생에 참여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나아가서 도시 재생 분야에도 스마트 시티처럼 정부, 건설업계, 정보통신업계의 협업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는 아이템을 더 많이 찾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서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신두식 : 국내의 건설업계가 할 일이 많은데요.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떻게 대비해가야 할까요?

유병권 : 다른 선진국의 경우도 그렇습니다만 4차 산업혁명은 국민들의 생활에, 건설 산업에, 그리고 정부의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른바 창조적 혁신이 일어나야 하고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은 기술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IT, 운송, 자동차 등과 같이 종전에는 이질적인 것으로 여겼던 여러 분야의 기업들이 경쟁하면서 갈등도 발생하고 있지만 새로운 영역과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현상도 볼 수 있습니다. 건설 산업은 전통 산업으로 보는 경향이 많은데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봅니다. 도시나 주택에서 주민이 느끼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이것 역시 중요하지만 건설 과정, 그린까 시공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이나 정보통신, 로봇, 자동화 개념이 중시될 것입니다.

신두식 : 건설업계가 잘 대응하고 있나요? 어떤가요?

유병권 :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건설업계가 전반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그 대응이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신두식 : 아직까지는 수동적이군요.

유병권 : 좋게 말하자면 건설 산업은 종합 산업이기 때문에 시공 과정에서 다른 산업의 성과를 잘 활용하면 된다고 하는 견해도 있지만 그런 자세를 취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 주도권을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수 합병이나 직접 투자나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처럼 독자적인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적응하는 노력도 있어야 되겠고 시공 중심에서 벗어나 플랫폼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는 데도 관심을 둬야 할 것입니다. 다행히 정부도 4차 산업혁명의 성과를 건설 분야에 적용하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업과 정부가 함께 노력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신두식 : 그러면 우리나라 건설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어떻게 대응해나가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조언을 한 말씀 해주시죠.

유병권 : 건설 시장이 어렵습니다. 주택과 부동산 경기도 하락세이고 금년도 SOC 예산이 늘었다고 하지만 계속 증가하리라 예상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해외 수주는 200억 달러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기업체들도 보면 당장 오늘, 혹은 금년을 걱정하는 상황입니다. 우리 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외부 감사 대상 건설업체 1,833개 중에서 영업이익으로 이자 상황도 못하는 좀비 기업이 28%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146개는 한계 기업, 그러니까 부실업체로 평가가 되었습니다. 그나마 외부 감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중소 건설업체라 하면 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겠죠. 그래서 우리 건설이 발전하려면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재나 장비, 인력과 같은 핵심 생산요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해야 합니다.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고 기술력에 기초한 가격 경쟁력도 갖춰야 합니다. 건설업계에서는 공사 금액을 더 높여야 품질도 보장되고 수익성을 맞출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수요자가 원하는 가격에 맞추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과 서비스 혁신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초 체력을 갖춘 다음에는 4차 산업혁명과 같은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해야 지속적인 성장 기회가 확보될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도시 재생이나 스마트 시티와 같은 시장도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시대적 추세를 반영한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건설기술과 정보통신기술과 같은 첨단 기술을 잘 융합해서 새로운 건설 수요에 대응하면 좋겠습니다. 건설업계도 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해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신두식 : 예전에는 건설 산업 쪽에 일자리가 많았잖아요? 요즘은 건설 산업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이 부분에 영향을 미쳐서 40대 일자리가 감소했다, 이런 이야기도 있고요. 학계에서는 건설 산업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건설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만큼 취업자들의 증가를 위해서는 건설업 경기가 일어나야 된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병권 : 건설 일자리는 경제적 측면도 있지만 사회적 관점에서도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장 인력에 대한 관심이 높고요. 건설 산업 종사자가 현재 200만 명 정도 됩니다. 단일 산업으로는 가장 많습니다. 200만 명 중에서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130만, 많게는 140만까지 추산이 됩니다. 건설 산업이 경기에 민감하다 보니까 경기가 나빠지면 비정규직 현장 인력의 실업이 증가하고 소비도 감소하고, 국민 경제 상으로 보면 거시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다른 측면은 건설현장의 기능인력 다수가 사회 취약계층에 속한다는 점입니다. 일당 받는 것 외에는 다른 수입이나 보호막이 없는 계층이죠. 생존의 문제입니다. 말씀하신 40대 일자리 문제를 건설 산업 활성화로 해결하자는 의견은 40대 취업자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40대 취업자의 10%가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40대는 경제 사회적으로 중추적인 세대입니다. 생산성과 숙련도가 높으면서도 가족을 부양하는, 경제와 사회를 떠받치는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죠. 건설 경기가 호전되거나 산업이 활성화되면 40대 고용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신두식 : 그러면 건설 일자리 양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정규직이 아닌 좋은 질의,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되니까 건설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런 의견도 있는데요. 독일의 경우에는 건설 근로자가 정규직이 대부분이라는데,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을까요?

유병권 : 독일의 경우는 발주자가 건설공사에 입찰해서 정규직 근로자가 없으면 시공 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식을 해서 잘 선택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발주자가 처음 선택한 건설업체가 스스로 공사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서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국가별로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비율이 맞는지 그 기준을 제시한다는 것이 쉽지 않고요. 어느 국가나 어느 상황이 우월하다, 더 열등하다 이렇게 판단한다는 것도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습니다. 건설 일자리의 양은 정부나 학계가 늘리자고 주장한다고 해서 늘어나는 것은 아니고요. 기본적으로 수요가 있어야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경기가 좋아져서 일자리가 많아진다든지 기업이 늘어나든지 해야 그만큼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죠. 오히려 앞으로 현장의 시공이 자동화되는 경향이 강해지면 일자리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산업의 성장, 투자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일자리 증가를 하면 좋겠지만 인위적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도 있습니다. 성장과 투자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일자리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죠. 탈의실이라든지 화장실, 샤워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은 현장은 요즘에는 정부나 업계의 관리를 통해서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근로자로서, 인간으로서 받아야 될 기본적인 대우조차 받지 못한다면 노동의 보람이라든지 직업적 자긍심을 느끼기 어렵겠죠. 그리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도 매우 중요합니다. 젊은이들이 건설현장을 꺼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죠. 정부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난 2017년에 건설 산업 일자리 개선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앞으로 업계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서 건설 일자리 질이 개선되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신두식 : 아쉽지만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요. 건설 산업의 싱크탱크로서 건설정책연구원이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또 마지막으로 청취자들에게 당부하거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같이 해주시죠.

유병권 : 우리 연구원은 10년이 조금 넘은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정부나 학계로부터 좋은 인식을 받고 있습니다. 어느 연구 조직이든지 그렇겠지만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예측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중장기 비전도 제시해야 되고 현안도 다루어야 하는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 조직의 인적 구성이나 물적 자원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융합과 협력을 강조하려 합니다. 그래서 관련 학계, 업계와 함께 연구주제 발굴이나 연구과제 수행, 성과의 공유 등에서 협력관계를 가지려 하고 있고요. 내부 구성원들의 마인드를 보다 개방적으로 갖추도록 하고, 학습 조직화하고, 능력을 함양하는데 노력하고 있고요. 저로서는 협력을 원하는 모든 주체들과 협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불교방송에서 초청해주셔서, 말씀을 드릴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께서 건설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좀 더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라겠습니다. 건설 산업은 청취자 여러분을 포함해서 국민들의 삶과 직결되어 있는 산업입니다. 가족과 머물고 휴식하는 집, 직장과 일자리가 있는 건물, 집과 직장을 오갈 때 사용하는 도로와 지하철, 여행할 때 이용하는 철도와 고속도로와 같은 모든 일상생활과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건설 산업을 사랑해주시고 긍정적인 관점으로 봐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신두식 : 원장님 앞으로도 건설 산업의 싱크탱크로서 미래의 건설 산업의 기술 발전을 위해서 많은 역할을 해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유병권 : 감사합니다.

신두식 : 지금까지 유병권 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님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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