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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길목에 신도시 예정지 벌판에서 시작된 위례 상월선원의 유례없는 천막 결사가 석 달간의 동안거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결사는 안거를 산중에서 해야 한다는 인식을 깨고 사부대중이 함께 도심 속의 수행 결사를 꽃피웠다는 점에서 한국 불교사에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상월선원, 90일 동안의 숨가뻤던 여정을 정영석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던 지난해 11월 11일.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 등 아홉 명의 수행자가 한국 불교의 중흥을 발원하며 위례 신도시에 조성된 상월선원에서 초유의 동안거 천막 결사에 들어갑니다.

하루 1끼 공양과 14시간 이상 수행, 철저한 묵언, 단 한 벌의 옷과 목욕 금지.

기존 선방과 달리 난방도 갖춰지지 않은 이곳에서 석 달간 극한의 정진이 펼쳐졌습니다.

종단 법통의 상징인 종정 진제 대종사는 동안거 정진 회향일을 맞아 이례적으로 선원을 직접 방문해 결제 대중에게 법어를 내렸고...

[진제 대종사/조계종 종정: (아홉 스님은) 일체중생의 스승이 될 것입니다. 이제부터 문을 활짝 열고 광도중생에 다 같이 매진합시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지난해 11월과 지난달 4일, 그리고 해제 당일 세 차례에 걸쳐 상월선원을 방문했습니다.

[원행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이제 해제 날 큰 해가 9개가 뜨실 겁니다. 우리 정말 정진 잘하라고 잘 하시고 건강하시라고 우리가 그것을 본받아서 참가 대중은 직접 참여는 못하지만 참여하는 거와 마찬가지로 용맹 정진의 뜻을 받들어서...]

특히 상월선원은 시대 상황에 맞는 새로운 수행 결사의 방향도 제시했습니다.

안거를 산중에서 해야 한다는 인식을 깨고, 도심 속 수행에 모범을 보인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외호 대중이 자발적으로 아홉 수행자와 함께 기도 정진에 동참하며 사부대중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수행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도 보여줬습니다.

상월선원 바로 옆에 마련된 무문관에서의 수행 열기도 뜨거웠습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범해 스님을 비롯한 종회 의장단 스님들뿐 아니라 차기 대권 후보로 꼽히고 있는 유력 정치권 인사들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이낙연/前 국무총리: 제가 아까 말씀 드린 대로 이런 고행까지 하셔야 되는가? 그런 무거운 마음이 있고요. 자승스님이 동안거를 시작하시기 전에 제가 뵈었던 적이 있습니다. 끝날 때쯤에 다시 오는 것이 도리일 것 같아서 왔습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자승 큰스님은 안지 좀 됐습니다. 어려울 때마다 제가 좀 뵙고 많은 말씀을 듣고 있고, 지혜를 배우고 있습니다. 또 맛있는 절밥도 많이 주셔서 늘 감사하고. 겨울에 힘든 때 90일 이상을 지내시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설파하실 그런 말씀들 주실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지난 석 달간 하루 평균 천명 이상, 전국 각지에서 10만 명 이상의 참배객들이 다녀갔습니다.

선원 울타리에 가득 매달린 소원등은 위례 신도시를 새로운 수행의 성지로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겨울 크리스마스를 맞아 열린 트리 점등식과 이웃 종교인의 헌신적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시사회는 불교의 잠재적 가치를 널리 알린 계기가 됐습니다.

'포용과 자비'의 상징인 불교가 다종교 사회에서 종교간 평화를 주도하며 지구촌의 평화를 발원하는 기운을 퍼트린 것입니다.

3개월의 동안거 장정은 마무리됐지만 한국 불교사상 유례없는 천막결사는 사부대중의 원력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수행 문화 결사의 역사를 다시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BBS NEWS 정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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