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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신의 시선] "낯선 것에 대한 공포가 우리의 연대감을 이길 수 없다"
전영신 기자 | 승인 2020.02.07 16:38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가 전세계로 확산되던 2014년 여름. 미국 정부는 서아프리카에 있는 자국민 감염자들을 본토로 송환하기로 한다. 하지만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가 극심했기에, 감염자들을 데려오는 것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거웠고 여론 조사에선 국민의 3분의 2 이상이 서아프리카와 미국 사이에 전면적인 여행 금지 조치를 취해 줄 것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토머스 프리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소장은 “낯선 것에 대한 공포가 우리의 연대감을 이길 수는 없다”며 감염자를 왜 데려오느냐는 비판 여론에 단호히 맞섰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감염자와 사망자가 계속 발생하면서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의 화살은 프리든 소장에게 돌아갔고, 사임 요구에 직면하게 됐다. 프리든 소장은 청문회에서 “여행을 금지해도 어차피 들어올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들어온다. 오히려 에볼라 바이러스를 추적하기 더 어려워질 뿐 아니라 여행금지는 과학적으로 합리적인 방어수단이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에볼라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간호사를 백악관에 초청해 포옹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으로 사태를 마무리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미국 사회가 보여준 것은 국민적 연대감, 과학적 판단과 소신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는 전문가들, 국민을 안심시킨 리더십이었다.

낯선 것에 대한 공포가 또 한번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가 인간의 삶을 어떤 식으로, 얼마만큼, 언제까지 위협하게 될 지 짐작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는 또 한번 우리사회의 성숙도를 시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연대감을 발휘하고 있나, 과학적인 근거에 따라 판단하고 있나, 국민을 제대로 안심시키고 있나.

세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지금, 중국 우한을 탈출해 온 우리 교민들을 받아준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 지역 주민들의 연대감은 동포애 그 이상의 감동이었다.

이제는 정부 차례다.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뿐 아니라 중국인에 대한 전면적인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수치와 통계에 근거한 정책 결정은 과학적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마땅히 지향해야 한다. 다만, 현대 심리학은 대중의 공포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늘 길 뱃 길을 모두 닫아 걸자는 주장, 마스크 부족에 대한 원망, 가짜뉴스를 맹신하게 만드는 공포. 그저 ‘과잉 반응’이라고 치부하며 외면할 게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정책결정자들이 나서서 국민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국민을 더 이해시키고, 더 안심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다.

전영신 기자  ysjeon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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