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령’ 강형욱 씨가 자유한국당의 영입 제안을 거절했다고 합니다. 반려견들 스스로 깨닫고 행동을 고치도록 유도하는 강 씨의 훈련 방식은 우리 반려동물 문화를 한단계 성숙하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강 씨가 지난해 초복을 앞두고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도 인상깊습니다. “반려견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식용을 금지하면 좋겠다”면서도 “개고기를 먹는 사람들에게 항의하지 않고, 강아지가 얼마나 멋진 친구들인지 긍정적인 방식으로 표현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인 개와 인간의 공존을 위해 강요보다는 이해와 존중을 택했습니다. 

강 씨의 모습에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꼬리표처럼 달고 다닌 ‘종교 편향’ 논란이 떠올랐습니다. 황 대표는 지난해 부처님오신날 합장과 관불의식을 거부해 논란을 빚었고, 지난 설에는 조계종에 육포를 선물로 잘못보내 곤욕을 치렀습니다. 황 대표는 세상이 아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입니다. 종교의 자유를 헌법으로 보장하는 우리 사회에서 특정 종교를 믿는다는 것 자체가 비난받아선 안 됩니다. 하지만 이해와 존중은 다른 문제입니다. 합장은 내 종교가 무엇이든, 절집에 찾아와 표시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당연한 예절입니다. 

그런 황 대표가 지난 주 위례 상월선원을 찾았습니다. 상월선원에 마련된 임시 천막에서는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8명의 스님들이 석달 동안 외부의 출입을 끊고 참선하는 ‘동안거’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황 대표는 이날 차에서 내린 순간부터 떠날 때까지 여러 차례 합장으로 예를 갖췄습니다.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는 게 여전히 어색해 보였지만, 합장을 '아예 거부하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황 대표가 선거를 앞두고서야 불교계에 손을 내민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여전히 있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국회의원들의 종교를 알아보면 ‘기천불교’가 가장 많다는 우스개소리도 있습니다. 기독교와 천주교, 불교를 합친 말인데 정치인들이 상황 따라 종교를 바꾼다는 겁니다. 

“이제야 정치인 된 것 같다.”

현장에 있던 다른 기자가 여러 차례 합장하던 황 대표를 보고 한 말입니다. 표를 의식해서 나온 행동이든 아니든, 이제라도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해보려 시도한 점은 다행입니다. 제1야당의 대표로서, 황 대표의 합장이 더 자연스러워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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