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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편향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차별 행위를 막기 위해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불교계도 새해 들어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무기한 기도 정진에 나서는 등 차별과 혐오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류기완 기자입니다.

 

[현장음]

체감온도가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도심 한복판에서 스님들의 염불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스님들의 기도에 관심을 보이지만, 이내 자리를 떠납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조계종의 사회·노동문제 전담기구인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은 차가운 바닥에 앉아 목탁 소리에 맞춰 기도 정진을 이어갑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지난달 16일부터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무기한 기도정진에 돌입했습니다.

기도회는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차별과 편견을 극복하고,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실현하자는 불교계의 의지와 발원을 드러내는 자리였습니다.

[혜찬스님 / 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 : "생명은 존재가치로서 고귀하기에 차별받지 말아야 한다는 부처님의 평등 이념에 따라 대한민국에서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언어,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인종, 피부색, 종교, 사상,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금지하는..."

조계종 사노위는 격주 목요일마다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봉행하고 있습니다.

종교 편향 행위와 이웃 종교에 대한 차별, 성적 취향, 인종과 피부색에 따른 차별 등을 막기 위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는 날까지 무기한 기도회를 이어나가겠다는 각오입니다.

[양한웅 /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 : "차별금지법이 전혀 진전이 없습니다...비판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발의조차 안되고, 상정은 아예 고사하고 국회 문턱을 전혀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차별금지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고, 언젠가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거라고 저희들은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동안 불교를 비롯한 각 종교계와 시민 사회단체들은 성별과 연령, 인종, 종교 등을 이유로 한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막기 위해 차별 금지법 제정을 촉구해왔습니다.

이는 모든 생명을 귀하게 여기라는 부처님의 생명존중 사상, 출신 국가와 성별로 인해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부처님의 평등사상을 실천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부 개신교계는 동성애 합법화 등을 문제 삼아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고 있고, 이를 의식한 정치권의 소극적 대응까지 겹치면서 국회 발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등 법 제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이종걸 /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 : "지금 성소수자들이 서울광장에서 5년째 퀴어축제를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미풍양속에 침해됐나요? 문제가 있는 것도 전혀 아님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러한 반대 민원에 대해서 공공기관들이 또는 공무원들이 어떠한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차별을 조장하고 있는 현실이 있었습니다."

경자년 새해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차별과 혐오를 없애고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나기 위한 불교계의 행보는 중단 없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BBS 뉴스 류기완입니다.

영상취재: 남창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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