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치매예방사업 한방 의료보험에 편입돼야

● 출 연 : 이학철 부산시한의사회장

● 진 행 : 김상진 부장

● 프로그램; 부산BBS ‘부산경남 라디오 830’ 금요인터뷰

● 방송일시: 2020년 1월31일 금요일 오전8시30분

앵커) 취임 1주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부산 지역 한의사를 대표하는 자리에서 지난 임기를 돌아보면 어떻습니까? 바쁘게 지내오셨죠?

답) 한의사회의 회무에 처음 몸담게 된 것은 한의원을 개원하고 난 직후인 20대 후반의 나이였지만, 어느새 시간이 훌쩍 흘러 지금 부산시한의사회 회장이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부산진구 한의사회 회장, 부산시한의사회 감사를 맡아 쭉 봐왔던 회무지만, 막상 회장직을 맡고 보니 생각보다 훨씬 책임감을 느끼는 자리임을 통감합니다. 앞으로 시민들을 위한 사회공헌 부분에서도 한의사회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을 약속드리며, 이러한 역할은 부산시한의사회의 실무를 맡은 이사들과 부회장들, 또 사무처 식구 및 부산시한의사회 전체 회원들과 같이 해 나갈 예정입니다.

앵커) 부산한의사회는 한의학의 성지라고 할 만큼 대한민국 한의사회를 이끌었다는 자부심이 있는 곳 아니겠습니까? 그 동안 한의사의 한 사람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답) 부산시와 부산시한의사회가 함께 진행하는 한의난임사업에 저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동안 임상총괄팀장을 맡아서 참여했었는데, 한의난임사업이 공공부분에 안착하게끔 하는데 일조를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한의난임치료로 많은 난임부부가 새생명의 탄생으로 기뻐할 때 한의사의 한사람으로서 많은 자부심과 함께 기억에 남는 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점은 부산시한의사회 구성원간의 단합된 팀웍이 커다란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참여 임원들의 수평적, 유기적 협조와 참여한의원 회원들이 가족같은 마음으로 환자들을 진료함으로서 환자와의 유대감이 증폭되어 좋은 결과를 이루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제 개인적인 사례로서는 인공수정 5회와 체외수정 4회의 시술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되지 않는 37세의 결혼 11년차 여성분이 있었는데, 특히나 이 분은 위암으로 절체수술까지 받은 상태여서 임신을 포기하다시피 하였는데, 지인의 소개로 지푸라기도 붙잡는 마음으로 저희 한의원을 방문하여 침치료와 한약치료를 병행한 결과 예쁜 아기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그 분도 하늘을 나는 듯한 기쁨을 가졌겠지만, 저로서도 한의사로서 뿌듯한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본격적으로 공약하신 내용들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공공부문 의권 사업 확대는 어떤 내용이고, 현재 어떻게 추진이 되고 있습니까?

답) 정부는 현재 커뮤니티 케어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복지부는 정부가 지원하는 다양한 연계사업을 수행하면서 독자적인 지역사회 통합돌봄 서비스 모델을 개발, 제공하는 ‘노인 예비형 선도사업’지역으로 부산에서는 부산진구, 부산 북구를 포함하여 전국 8개 지자체를 별도로 선정하였습니다. 이러한 노인취약 계층의 진료뿐만 아니라 질병의 예방과 건강 관리 및 관내 학교와 노인복지회관 등을 통해 건강 교육 및 예방 사업을 중점으로 추진하기에는 한의사 직능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전국적으로 성공적인 한방 허브 보건소 사업을 부산시에서도 각 보건소별로 한의사가 중심이 되어 추진한다면 부산시민들의 건강에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부산에서는 한의과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보건소가 많아 이 부분에 역량을 다 할 생각입니다.

앵커) 보건소 한의과 설치 확대를 말씀하셨습니다. 현재 현황은 어떻게 되고, 추진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 현재 부산의 16개 구,군 보건소에 한의과가 개설되어 있는 곳은 5곳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모두 임시 계약직의 신분으로 근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서울시만 하더라도 25개 전체 보건소 중에서 23군데 보건소에 한의과가 개설되어 있는 상태이고, 대구시도 8개구 중에서 5군데에 한의과가 설치되어 있으며, 특히 대구 달서구의 경우에는 작년 3월부터 정식 5급 의무사무관이 배치되어 한방진료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보건소는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최일선 조직입니다. 앞으로 더욱 고령화되어가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질병 발생 이전에 미리 병을 예방하는 데 장점을 가진 한의학을 널리 활용하여 국민건강에 이바지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앞으로 부산시 16개 전 보건소에 한의과가 설치되고, 또한 임시 계약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배치되어 소신있게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고, 또 그렇게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앵커)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사업들도 한 번 들여다보죠. 한의난임사업, 지난 2014년부터 시작이 됐는데, 많은 분들이 새 생명을 얻으셨죠?

답) 한의난임사업은 전국 광역시중 최초로 부산시와 공동으로 사업이 진행되어 2014년에 시작해서 2019년도까지 여성 1,085명 남성 20명이 참여하여 총 1.105명 참여하였습니다. 이중 약 193명이 임신에 성공하는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이는 난임부부들에게는 아주 희망적인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참여자분들의 사업참여 만족도는 90%이상이니, 그동안의 사업이 아주 큰 의미가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을 통한 난임을 극복하는 방법도 있지만, 한의치료를 통해서 난임을 극복할 수 있다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올해는 어떻게 됩니까? 모집 인원이 끝났나요?

답) 2020년도에는 여성120명 남성30명을 대상으로 현재 모집중에 있습니다. 부산시청의 많은 도움으로 현재 시청전광판 홍보, 각구군보건소 홈페이지 공지, 230여개 주민자치센터 포스터홍보를 진행하고 있으며, 저희 부산시한의사회 자체적으로 페이스북, 홈페이지, 지역신문 홍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의난임부부지원사업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시어 자연임신을 통해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부산시한의사회로 연락주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치매예방사업은 한방난의사업보다 조금 늦게 시작이 됐는데, 이 부분의 성과도 한 번 짚어주시죠.

답) 부산은 전국적으로 광역지자체중에서 초고령화도시로 가장 먼저 진입한 광역시입니다. 그만큼 노인인구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초래할 수 있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치매문제는 국가적으로 심각한 상황을 가져올 수 있기에 중앙정부에서도 최근 들어 치매국가책임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부산시한의사회는 중앙정부차원의 시책 시행전에 이러한 사회적 문제점을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 2016년도부터 부산시와 공동으로 치매의 골든타임인 경도인지장애 때부터 치매예방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2019년까지 900명의 경도인지장애에 해당되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한 결과, 85%이상의 만족도를 보이게 되었습니다. 참여하신 거의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만족하셨고, 재참여의사 또한 높았습니다.

앵커) 치매예방사업의 경우 올해는 어떻게 됩니까? 정책적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답) 2020년도에는 부산시와 부산시의회와 유기적으로 협조하여, 전년도보다 50명 증가된 300명의 어르신들이 혜택을 보실 수 있도록 진행될 예정입니다. 모두들 잘 아시겠지만 치매는 국가적인 사업입니다. 저희 한의계가 지난 4년간 추진해온 치매예방사업을 통해서 검증된 의료서비스이기에 국가사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한 부산을 위해서는 보다 더 많은 재정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런한 치매예방사업에 저희 한의사회 또한 재정적 지원을 함께 해나갈 계획입니다. 아울러 보다 더 근본적인 정책지원으로는 어른신들이 부담없이 치매예방치료에 적극 동참하실 수 있도록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치매안심센터에 한방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의료보험 확대 부분에 있어서도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것 같아요?

답) 국민의 보다 더 나은 건강한 삶을 보장하고자 하는데 일조하고자 하는 저희 한의계는 당연히 의료보험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4월부터 한방추나요법이 의료보험에 적용되었는데, 앞으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권한을 확대하고 의료보험에도 적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저출산과 고령화에 대한 문제를 안고 달려가고 있는 폭주기관차를 저지하기 위해서 저희 한의계는 저출산 및 치매예방사업이 한방 의료보험에 편입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의계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국민들의 진료선택권을 통해 보다 더 건강한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부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한의학에 대해서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이를 위해서 다양한 활동도 계획하고 실천해 왔는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답) 일부에서 한의학이 고리타분하다 혹은 미신적이다라고 오해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은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한의학은 수천년전부터 인간의 역사와 같이 발달해온 학문으로서, 동양의 음양오행(陰陽五行) 사상에 기초를 둔 학문입니다. 음양오행은 기본적으로 음과 양의 조화로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사상은 일반 건축물이나 식생활과 의복에까지 우리 주변의 생활 문화 전반에 넓게 퍼져있습니다. 특히나 이러한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한 한의학은 질병의 치료에 있어 자연친화적인 방법을 널리 활용하고 있습니다. 한의원에 와보시면 알겠지만, 한의원은 환자와의 스킨십이 굉장히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직접 환자분을 진맥하고, 상담하고, 체질을 고려하여 침을 놓고 확인하는 등 한의원은 의사의 직접적인 처치가 많은 편이고, 대화나 상담도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의사와 환자의 유대감, 편한 관계가 가장 잘 형성되는 곳이 한의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강점을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나가고자 합니다.

앵커) 소속 회원들을 위한 활동도 중요한 부분이지 않겠습니까? 회원 분들은 어떤 부분을 한의사회에 가장 많이 요구하고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답) 현재 부산시한의사회 회원 수가 1,600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숫자가 많아지다 보니 어려워지고 있는 의료환경에 대한 걱정이 많은 편입니다. 다행히 작년 4월부터 추나요법이 보험급여가 적용되었고, 앞으로 의료기기 사용권한을 확대하는 등의 한의계 의권사업을 넓혀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회원과 소통하는 협회를 만들기 위해 효율적인 조직으로 협회 구조개편, 회원간의 소모임과 스포츠 활성화로 친목도모, 윤리위원회를 강화하여 회원간의 품위손상 방지, 한의학 폄훼와 불법의료행위에 대한 적극적 대처뿐만 아니라 신입회원이나 경영이 어려운 회원을 위해서는 법률, 세무, 마케팅 등의 상담을 지원하며 회원의 의견이 협회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유기적인 역할을 다 할 생각입니다.

앵커) 해외활동 등도 부산시한의사회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나요?

답)저희 부산시한의사회는 2004년 라오스 해외의료봉사를 시작으로 지난 15년간 라오스, 캄보디아, 키르기즈스탄, 몽골에서 지속적으로 해외의료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몽골해외의료봉사는 그동안의 해외의료봉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부산시에 제의하여 지난 2018년부터 한의사, 의사, 간호사, 약사가 참여하는 나눔의료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몽골의료봉사활동이 계획되어져 있는데, 이번에 가게 되면 저희 한의사회는 4년 연속 몽골에 의료봉사를 실시하게 되어, 몽골 국민들에게 많은 도움을 드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앵커) 한.양방협진에 대한 기대감이 환자분들은 높은데, 활성화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제도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들이 있습니까?

답) 앞서 말씀드린 한의난임사업에 대한 예를 들어보죠. 몇 번에 걸쳐 인공수정과 시험관아기시술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임신이 되지 못한 여성분이 한의원을 찿아 온 경우가 있었습니다. 몇 개월의 한의난임치료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역시 임신이 되지는 못했지만, 이듬해 다시 시험관아기시술을 받아 한번만에 임신에 성공하였습니다. 워낙 자궁이 약해 시험관시술을 받아도 번번히 실패하였지만, 한의난임치료 이후 자궁의 상태가 개선된 이후에는 한번만에 임신에 성공한 케이스이죠. 한의치료 이후 시험관시술시 임신성공 확률의 상승은 외국의 논문에서도 이미 발표된 바 있습니다. 이러한 한,양방협진이 가능할려고 하면 서로간의 학문에 대한 이해와 신뢰가 기초되어야 할텐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앵커)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과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로도 활동하셔서, 현장에서 한.양방 협진의 한계와 가능성도 많이 느끼셨을 것 같아요?

답) 부산에서 유일한 한의과대학인 동의대학교와 국립 전문대학원으로 유일하며 양산에 소재한 부산대학교에는 공히 부속한방병원이 있습니다. 많은 한의사 졸업생을 배출했고, 또 한방병원에서는 현대의학이 다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술과학 분야의 화두는 융합입니다. BT와 IT, 예술과 역사, 공학과 인문학의 융합 등등.. 의료에서도 한,양방 협진과 융합으로 한의학의 진가를 더욱 잘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한,양방 협진과 융합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대학에서부터 서로간의 학문에 대한 이해와 교육이 있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국가적으로 정책적,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앵커) 시대 변화에 맞춰서 후배 양성을 위한 교육 환경은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답) 지금은 제가 대학에 강의를 나가지는 않습니다만 한의학 교수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결국 한의사라는 직업은 아픈 환자와 이를 치료하는 의사의 관계지만, 비록 겸임교수로 활동했지만 교수라는 의미는 같은 업(業)을 이어나갈 우리 후배들한테 인생을 먼저 앞서가는 선배로서 후배들을 이끌어 주는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치료 방법이 좋았는데 지금은 또 다른 새로운 치료 방법이 좋을 수도 있고, 시대에 따라 치료 방법과 기술도 달라질 수도 있겠죠. 또한 우리나라 안에서만 한의학을 생각할 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시야를 넗힐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너무 기존 사고의 틀에만 갇혀 있다 보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으니까, 중국이나 대만,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러시아 등에 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 나갈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세계화뿐만 아니라 현대의학에서 잘 치유하지 못하는 분야에서도 한의학치료의 우위성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치매분야 역시 우리 한의계에서 노력해야 할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병이 생기기 전에 미리 예방한다는 치미병(治未病)하는 한방요법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한약재의 항암제 개발도 연구해 나갈 분야일 것입니다. 동네 환자만 본다는 좁은 입장에 머무르지 않고 좀 더 큰 관점으로 노력하다보면, 한의사로서 노벨의학상을 탈 수 있는 그런 시대도 올 수 있을 테고, 그래서 그러한 생각을 선배 한의사의 입장으로서 후배들한테, 학생들한테 소개해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능력이 큰 것은 아니라서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겠지만, 제가 아는 것 내에서 이끌어주고 후배들은 그것을 좀 더 발전시켜 나간다면 그게 십년이 지나고 이십년이 지나면서 점차적으로 한의학의 세계화와 대중화에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요.

앵커) 개인적인 질문인데요. 한의학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신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답) 단순한데요. 저는 어려서부터 너무나 약하고 아픈 아이였습니다. 아파서 학교 수업에 수시로 결석하기도 했고, 특히나 체육시간에는 선생님에게 아프다는 핑계로 빠지기가 예사였습니다. 학생 때 그 흔한 개근상 한번 타본 적이 없었으니 말이죠. 고등학교 시절에 대학진학을 고민할 때, 이왕이면 내가 아프지 않도록 연구하는 학문을 전공하면 어떨까, 그러한 학문으로 평생의 직업을 가지면 어떨까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비록 한해의 재수생활을 거치기는 했지만 그러한 생각이 지금으로까지 이어오게 되었던 것입니다.

앵커) 한의학 부분의 새로운 치료 개념이라든지 회장님 개인적으로 목표는 무엇입니까?

답) 요즘에는 ‘말기 암환자의 관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1, 2기 암환자들은 당장 양방으로 가버립니다. 거기서 수술을 받거나 또는 비수술 요법으로 치료를 받거나 하는데, 문제는 암이 말기로 전이되었을 때는 속수무책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환자나 환자 가족들은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마음에, 좋다고 하는 데는 여기저기 기웃거리게 되는 것이죠. 그러한 경우에 ‘우리 한의학 영역에서 해줄 수 있는 역할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미신이나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현혹되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기보다는, 정식 의료인인 한의사의 지도하에 옳은 식이요법과 섭생을 잘 실행해 나간다면, ‘비록 말기암이 치유되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6개월의 생존기간을 1년 내지 2년 정도는 연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제 암세포의 95% 정도는 별 활동성이 없으며, 약 3% 정도의 암세포가 다른 쪽으로 전이되어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암치료의 개념을 단지 종양세포의 축소만이 아니라 암세포의 휴면상태 유지로도 본다면, 암에 대한 한의학의 역할은 적지 않다’고 할 것입니다. 특히 부정거사(扶正祛邪)시키는 많은 한약재에는 항암 부작용이 거의 없이 효과가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단지 아직 초기 연구단계이고 저의 임상 경험이 일천하여, 더욱 더 많은 공부와 연구를 할 생각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청취자 여러분들에게 부산시한의사를 대표해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답) 불교방송을 즐겨듣는 청취자라면 한의학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계실 것으로 믿습니다. 부처님의 깨달음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정신은 한의학에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에 거스르기보다는 순응하고, 자연에 대한 이해와 깨달음으로 아픈 사람의 고통을 덜어줄려는 마음이 한의학에 깊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2020년 경자년은 불기로 2564년이죠. 올 한해에도 불교방송 많이 들으시고, 육신뿐만 아니라 마음으로도 항상 건강하시길 빌며, 저희 한의계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또한 한의난임사업이나 치매예방사업에 관심이 있으신분은 부산시한의사회에 연락주시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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