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운 부경대학교 산학협력중점교수 "의학계 블루오션...의대 정원 확대되면 설립 박차"

● 출 연 : 손동운 부경대학교 산학협력중점교수
● 진 행 : 박찬민 BBS 기자

(앵커멘트) 국립 부경대학교가 ‘방사선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합니다.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필요성이 제기되었지만 올초 총장 신년사를 통해' 방사선의과대학을 공식화하면서 지역자치단체와의 협력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오늘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방사선 의과대학 설립 추진을 전담하고 있는 손동운 부경대학교 산학협력중점교수 전화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질문1) 설 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 오랜만에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청취자분들께서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2020년 경자년이 되길 바랍니다.

질문2) 방사선의과대학, 구체적으로 방사선 전문의를 교육하고 길러내는 기관이 현재 부산에서는 없는 상황입니까. 어떻습니까?

- 방사선 의학은 내과 외과처럼 의대 교육과정에서 배우기는 하지만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의대 졸업 후 레지던트 과정을 통해 전문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19년을 기준으로 방사선의학의 주축인 핵의학과는 20명 모집에 2명, 방사선종양학과는 23명 모집에 6명만 신청을 했습니다. 신청율이 10~20% 수준이어서 대표적인 의사부족 과인 병리과 흉부외과 산부인과보다 훨씬 낮고 장기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부산에서도 같은 실정입니다.

질문3) 방사선의과대학 설립 추진 이유도 앞서 설명하신 전문인력 양성기관 부재에 따른 것이라고 봐도 되겠네요?

-국내 암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암환자의 25%가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유럽과 미국은 방사선 치료비율이 50~70%입니다. 우리나라도 방사선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고 노인환자들이 늘면서 체력 소모가 많은 수술이나 약물치료보다는 방사선 치료를 하는 환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치매나 뇌종양 등 뇌질환은 절개수술이나 화학적 약물투여로는 진단과 치료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방사선을 이용한 비수술적 기법으로 진단과 치료를 하는 등 그 범위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방사선 전문 의료인력의 육성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특히, 부산에는 10 여 년 전부터 원자력발전소 지역인 기장군을 비발전분야인 방사선의학과 방사선과학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지역주민과 기장군, 부산시 그리고 지역사회단체들이 합심해서 동남권원자력의학원과 꿈의 암치료기인 중입자가속기, 암 진단 및 치료용 동위원소를 생산할 수 있는 연구용 원자로 등 세계적 수준의 방사선의학과 과학의 최첨단 시설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곳에 방사선의학을 중심으로 하는 국립대학교의 의과대학을 만들어 방사선 의학 진료와 연구, 산업 및 교육이 함께 하는 월드 클래스급 방사선의과학 클러스터를 구축하자는 것입니다.

질문4) 부경대학교가 설립추진을 공식화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건립추진위 테스크포스팀 구성은 완료가 되었습니까. 어떤 분들이 참여하시나요?

-먼저 학교내부와 외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설립 추진은 원전지역인 기장군 장안읍 주민대표들의 요청으로 검토가 진행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기장군과 부산시의 담당부서인 미래산업국, 그리고 부경대 기획처가 중심이 되어 정책적 타당성을 검토하고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등 정부 정책 관련부서와 접촉하고 있습니다.

대학 내부적으로는 지난 12월말 학무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의과대학 TF팀을 공식출범시켰습니다. 여기에는 교무위원들과 함께 기획과와 시설과의 실무책임자, 그리고 부지조성 자문을 해주실 명예교수님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질문5) 지금 기장군하고는 그동안 논의를 거쳐왔죠? 장안읍에 의,과학 일반산업단지도 있고 그래서 그런 듯 합니다. 어떤 내용들이 오고 갔습니까?

-예, 기장군과는 9월초 주민대표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촉을 했으며 11월에 기장군 부군수 일행 및 군의원단이 각각 총장님과 만나 방사선의과대학 설립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12월 24일 기장군 부군수 일행이 총장실을 방문해 부지제공을 위한 사전설명을 가졌습니다. 방사선의과학단지에는 교육시설용지로 3만3천여평이 지정되어 있는데 의과대학 및 관련 캠퍼스 조성을 위해 필요하다면 교육시설용지와 인접한 연관산업용지 3만여평도 함께 제공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이후 학교와 부산시, 그리고 기장군의 실무관계자들이 1월10일 기장군 장안읍 교육부지 현장에서 시공사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교육시설부지의 범위와 설계부분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질문6) 앞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야 방사선 의과대학 설립 추진이 성사될 수 있는지도 설명해 주시죠.

-의대설립을 위해서는 먼저 복지부에서 의료인력에 대한 수요를 파악해서, 필요시 교육부에 의대입학정원 증원을 요청하면 교육부가 이를 배정하는 형식을 따르게 됩니다.

정부는 그동안 고령화 등에 따른 사회적 수요를 반영해 지난 10 여 년 동안 간호대 입학정원은 1만1000명에서 2만3000명으로 2배 이상, 약대도 20개 대학에서 37개 대학으로 늘렸습니다. 하지만 의대는 1998년 이후 22년째 신,증설이 억제됐고 입학정원도 동결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전공의 주 80시간제 도입 등으로 의료인력 부족현상이 가중되고 4차 산업혁명에 따른 헬스케어 분야의 발전을 위한 의사과학자의 필요성까지 대두되자 보건복지부에서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올해 8월까지 보건의료인력중장기 수급체계 및 종합계획 용역을 의뢰했습니다.

이 연구에서 의사인력에 대한 증원 필요성이 제기되면 보건복지부가 의료인력 확충을 위해 교육부에 의대 입학생 증원을 요청하고, 교육부에서 이를 반영해 의대 정원을 확대조정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과정이 진행된다면 부경대 방사선의과대학 설립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질문7) 방사선의학, 그 범위를 어디까지로 보면 될까요? 의학계의 블루오션이라고 봐도 되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방사선의학은 크게 세 가지 분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방사선 의약품인 동위원소를 인체에 투입하여 진단과 치료를 하는 핵의학과가 있습니다.

또 방사선을 직접 암세포에 빛추어서 치료를 하는 방사선종양학과, 그리고 CT나MRI와 같은 기기로 인체외부에서 방사선 또는 전자기파를 발생하여 환부의 영상을 얻는 영상의학과입니다.

방사선치료의 가장 큰 특징은 무혈무통입니다. 즉 치료를 위해 수술하는 과정에서 피를 흘리지 않아도 되고 빛만 쪼이는 것이니 고통이 없습니다. 암은 기본적으로 노인병이라고도 합니다. 국립암센터의 자료에는 남성의 경우 기대수명까지 5명중 2명 즉 40%, 여성은 6명중 2명 33%가 암에 걸린다고 보고 있습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인 암환자가 갈수록 늘고 이와 함께 방사선치료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과학기술과 방사선의학의 발달로 꿈의 암치료기라는 중입자가속기가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고, 그보다 앞서 개발된 양성자가속기 사용도 확대되면서 방사선치료가 미래 암과 난치병 치료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또, 치매나 뇌질환 진단을 위해 방사선의약품인 동위원소를 인체에 투입해 뇌신경의 전기적 연결이 안 되는 곳을 확인하고 바로 치료까지 할 수 있는 4세대 핵의학연구가 진행되는 등 방사선의학은 물리. 화학, 생물학, 공학 등과 연계해 학문적으로 최첨단 연구를 수행할 수 있어 의학적, 산업적 미래가치가 아주 높은 의학계의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8) 지난 20일 정책토론회도 열렸습니다. 방사선 의과대학 설립에 있어서 전문가들은 어떤 점들을 지적하시던가요?

-먼저 우리나라 의료인력 수급 전망과 쟁점이라는 주제를 발표하신 정형선 연세대보건과학대학 교수께서는 우리나라 의사인력과 의대졸업생이 OECD의 절반이어서 환자들이 3분 진료에 만족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의대 증원을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또, 일본의사회가 의대정원 늘리는데 반대를 하다가 고령화와 의료의 고도화, 전문화 등으로 2007년부터 의대의 절대 수 불충분을 인정하고 정부에서도 의대 정원을 늘린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다른 토론자들도 방사선의학의 발전과 전문인력 부족, 그리고 첨단 방사선의학과 과학 시설이 집중된 기장군 일대를 세계적인 방사선의과학의 중심지로 육성하기위해 방사선의과대학 및 의과학 인력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질문9) 방사선의과대학 설립 추진과 관련해 지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지역적으로 필요한 사항에 대해, 중앙과 지방의 시각이 다른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10 여 년 전 부산시와 부산과학기술협의회 등 지역단체들이 열성을 다해 유치한 중입자가속기의 경우, 만일 암치료를 위해 그처럼 좋은 치료장비라면 많은 인구가 살고, 모든 국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도권에 설립해야 하지 않느냐는 중앙의 논리로 유치에 많은 시간과 노력, 설득이 필요했습니다.

방사선의과대학은 원전 밀집지역을 비발전분야인 방사선의학과 과학의 중심지로, 또 현재 건립 또는 계획 중인 최첨단 방사선 시설과 융합된 세계적 수준의 방사선 진료 연구 산업 교육의 중심지로 육성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좋은 일자리의 핵심인 미래의료산업 육성과 수준높은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한 거점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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