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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 명절인 설에 고향을 코앞에 두고도 가지 못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북한 이탈주민들인데요.

서울 목동 국제선센터가 이산가족과 새터민들을 위한 합동 차례를 마련해 고향에 가지 못한 이들의 그리움을 달래줬습니다.

정영석 기자가 전합니다.

서울 목동 국제선센터 주지 법원스님이 새터민들의 합동 차례에 앞서 차례상에 헌화와 헌다를 하며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빌고 있다.

 

서울 목동 국제선센터 2층 큰법당에 설 음식으로 풍성한 제사상이 차려졌습니다.

주지 법원스님이 헌화와 헌다를 하고...

이어 이산가족과 새터민들이 술 대신 차를 올리며 정성스럽게 절을 합니다.

고향 땅을 눈앞에 두고도 갈 수 없어 국제선센터가 마련한 합동 차례를 지내며 조상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습니다.

이들은 법원스님을 비롯한 국제선센터 소임 스님들에게도 삼보의 예를 갖춰 절을 올립니다.

[최정수/평안북도 출신: (고향에) 형제들이 있는데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고 아마 내가 (한국에)왔을 때 모두 잘못 됐을 거예요.]

새터민들이 고향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지도 어느덧 수 십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죽기 전에 가족의 생사라도 알고 싶지만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갑니다.

매년 이맘때면 가족, 형제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간절해진다는 새터민들...

그나마 함께 아픔을 겪는 고향 사람들과 만나 합동 차례라도 지낼 수 있어 그동안 쓸쓸하고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지는 느낌입니다.

[함수연/평안남도 출신: 설날 때나 추석에 한자리에 가족이 앉아서 식사를 할 때 그때 옆에 있던 분들이 없으니까 허전하죠. 남북이 통일돼서 이산가족들이 많잖아요. 그분들 모두 한 상에 모여 앉아서 각자 자기 가족끼리 앉아서 함께 식사를 하는 게 소원합니다.]

국제선센터 주지 법원스님은 명절 때만 되면 북쪽 가족과 형제에 대한 그리움이 더하다는 이산가족과 새터민들을 위로했습니다.

국제선센터 신도들은 설을 앞두고 쌀을 기부해 새터민들에게 10kg씩 나눠주는 '이웃사랑을 위한 쌀 나눔' 행사도 진행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법원스님/국제선센터 주지: 2020년도는 네가 좀 편안했으면 좋겠다. 행복하라고 하면 어렵잖아요. 자네가 편안했으면 좋겠다는 덕담...더 크게는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편안했으면 좋겠습니다.]

명절 때면 북쪽에 두고 온 가족과 형제가 더욱 생각난다는 탈북 주민들.

언젠간 가족과 함께 고향 땅에서 따뜻한 명절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바람이 올해 설날에도 부처님 전에 올리는 발원으로 이어졌습니다.

BBS NEWS 정영석입니다.

(영상취재/최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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