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청구 취하 압력...시민단체 출신 '어공'들 처신문제

● 출 연 : 안일규 전 부산경실련 의정.예산감시팀장

● 진 행 : 박찬민 기자

● 프로그램; 부산BBS ‘부산경남 라디오 830’

● 방송일시: 2020년 1월16일 목요일 오전8시30분

앵커) 먼저 지금 건강은 괜찮으신가요?

답) 경남에서 활동하던 시기였던 2017년에 과다노동에 의한 질병으로 6개월을 쉬게 된 적 있습니다. 그 뒤로 현재까지 모 상급종합병원에 격월 간격으로 정기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약물치료로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업무를 보는데 큰 제약은 없습니다. 다만, 언론인 여러분께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피곤한 것 같다는 말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이번 부산시 정무라인 외압 사건이 보도된 후 제가 많이 힘들어 보인다는 말씀들을 들었습니다.

앵커) 이번 일이 알려지면서 주위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답) 여러분들께서 연락을 주셨고, 조심스러워서 연락을 못 주시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산시 정무라인, 정무라인에서도 시민단체 출신 인사가 저에게 압력행사를 한 것에 분노하는 말씀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부산지역의 주요 시민단체들이 관변단체로 전락했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시민단체들이 이래선 안 된다, 부산 시민사회 건강성이 많이 훼손됐다는 말씀들을 들었습니다. 오늘 부산시 정무라인으로부터 압력을 받은 사람으로 인터뷰를 하지만 저도 지난해 부산경실련 활동가 출신으로 있는 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했다고 느낍니다. 시민단체의 관변화에 대한 일말의 책임을 느끼며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보공개청구를 한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요?

답) 저는 기획재정부에 2건의 문서를 정보공개청구했습니다. 지난 10월에 해양수산부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북항재개발사업계획변경(안)’과 기획재정부가 관련 의견 통보한 문건입니다.

앵커) 이 사안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답) 저는 시민단체 내에서 거의 유일한 오페라하우스 찬성론자였습니다. 부산지역의 모 일간지가 이 문제를 파헤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오페라하우스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마음에 부산항만공사, 해양수산부에 전화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앵커) 부산시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압력이 들어왔습니까?

답) 기획재정부에 청구한 정보공개청구를 부산시 정무라인이 알고 있었다는데 놀랐습니다. 12월 30일, 시청에 불려가서 직접 정보공개 취하를 요구받았는데 그 요지는 안일규의 정보공개청구 때문에 부산항만공사로부터 500억을 받는 데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었습니다. 1월 3일에는 이훈전 보좌관으로부터 오전 10시부터 오후 17시40분까지 5차례의 전화가 걸려왔는데 제가 받지 않자 문자로 정보공개 취하 여부를 재차 확인 및 타진했습니다.

앵커) 압력을 받으셨을 때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답) 저 개인의 정보공개청구로 오페라하우스 500억이 부산항만공사로부터 받는 돈이 못 받는 돈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부산시 정무라인이 과도한 비약으로 저를 압박한 것이라 느꼈습니다. 그러나 최수영 사회통합과장과 이훈전 보좌관은 저에게 시민사회에서 최소 10~20년 선배라 정보공개청구 취하를 수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앵커) 그런데 정보공개청구인의 신상이 외부로 알려지고 청구내용이 공유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답) 어제 부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회의를 통해 드러난 것은 해양수산부에서 부산시에 저의 정보공개청구 사실과 제가 어떤 움직임을 취했는지 동향이 공유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기획재정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했는데 해양수산부와 부산시가 이를 알고 대응책을 마련해 실제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 경악할 일입니다.

앵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답) 정보공개청구 관련 위법성도 말할 수 있지만 시민단체 출신 어공들의 실제 업무와 처신의 문제가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시에 들어와서 시민사회 인사들에게 압력을 행사하거나 관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음이 이번에 드러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산지역 시민사회의 건강성을 잃어가고 부산시와 부산시민사회 간 협치도 저해하는 결과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민선7기가 출범하면서 시민단체 출신 인사가 부산시 정무직에 임명돼 논란이 됐는데요, 바로 이런 부분이 걱정이었습니다. 우려가 현실이 됐는데 팀장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답) 지난 12월에 부산시가 사회통합과 내 ‘협치추진단’을 만들어서 이동환 전 부산경실련 사무처장, 김기식 전 부산참여연대 시민교육센터 소장 등 4명을 시민사회 출신으로 모두 꾸렸지 않습니까? 저는 이분들이 실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동환 전 처장, 김기식 전 소장 등이 최수영 과장, 이훈전 보좌관 등이 보였던 행태와 다른 행보를 보인다면 지금까지의 우려도 불식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앵커) 시민단체와 지자체의 올바른 관계라고 할까요? 어떻게 설정돼야 하겠습니까?

답) 부산지역 시민단체의 예산은 부산시민들의 회비가 절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산시민들로부터 월급을 받고 있다고 인지하면 시민단체와 지자체 간 올바른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이해될 것이라 봅니다.

앵커) 이번 논란을 그냥 덮고 넘어갈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해결해야 하겠습니까?

답) 각계각층의 여러분들과 상의하고 있습니다. 법률적인 검토도 진행 중입니다.

앵커) 복귀 계획은 있으신가요?

답) 저에겐 부산과 부산지역 시민사회에 대한 애정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그 애정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고민은 길게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최종결정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앵커) 끝으로 부산시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답) 부산시가 비공식 경로로 민간인의 동향 등 정보를 중앙정부 및 타 공공기관 간 공유하고 이에 대응하는 현실이 드러났습니다. 우리는 국정원 민간인 사찰로 한동안 각종 논란이 있었지 않습니까? 부산시 내부의 국정원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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