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일 일상생활연구소 대표, "경쟁력 있는 부산 만든다"

● 출 연 : 이동일 일상생활연구소 대표
● 진 행 : 박찬민 기자
● 2020년 1월 15일 수요일 ‘부산BBS 라디오830’
  (부산FM 89.9MHz 창원FM 89.5MHz 진주FM 88,1MHz)
● 코너명 : 집중인터뷰

[박찬민] 부산 산복도로의 어제와 오늘을 객관적이고 체계적으로 평가해 정리한 책이 나왔습니다. 부산연구원 부산학연구센터가 최근 부산학 연구총서 4권 중 첫 번째로 ‘산복도로의 어제와 오늘’을 발간했는데요. 피란수도였던 부산 구도심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산복도로의 어제와 오늘’의 연구원인 이동일 일상생활연구소 대표와 이와 관련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이동일 대표님 안녕하세요?

[이동일] 네, 안녕하세요. 

[박찬민] 좀 생소한데요. 일상생활연구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이동일] 큰 이야기 그러니까 자본주의, 민주주의, 세계화의 관점이 아니라 일상의 구체적 영역, 즉 의식주, 사람들의 의례, 공동체 등의 측면에서 사회를 보고자 하는 연구 단체이자 저술단체입니다.
1991년 연구회로 시작해서 2011년 비영리법인으로 전환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저희 연구소에서 발간한 책을 보면 저희 연구소의 활동을 짐작하실 텐데요. ‘술의 사회학’, ‘한국인의 일상문화코드’, ‘부산인의 신 생활풍속도’, ‘일상과 음식’, ‘일상과 주거’, ‘부산인의 생활문화유산’, ‘부산의 노래, 노래속의 부산’ 등이 있습니다. 

[박찬민] ‘산복도로의 어제와 오늘’이 부산연구원 부산학연구센터가 수행하는 부산학 연구총서 4권 중의 첫 번째 책인데요. 나머지 3권은 어떤 내용으로 구성돼 있습니까?

[이동일] 이건 부산연구원하고 인터뷰하셔야 될 것 같은데요. 책의 발간사에도 소개되어 있지만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부산의 건축학 연구자들이 한 ‘피난수도 부산의 주거’인데요. 한국전쟁 피난 시기와 이후 부산의 주택구조, 여건, 마을 환경에 대한 내용입니다. 특히 주거와 주거환경에 대한 내용들입니다. 그 다음은 ‘재송마을이야기’인데요. 도시공학, 인저리타임이라는 웹진 연구진이 진행한 것인데요. 재송마을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마을 민속지 연구입니다. 아시다 시피 재송마을은 일부 센텀지역과 공간이 공유되고 있어서 첨단도시와 전통마을의 공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으로 ‘개항기 일본인의 부산 이주, 경제적 지배’인데요. 신라대 김대래 선생님의 연구인데요. 개항 이후 식민지 시대에 이르는 시기의 식민지배의 구조와 현상에 대한 내용입니다.
 
[박찬민] 본격적인 책 내용으로 들어가서요. ‘산복도로의 어제와 오늘’ 어떤 내용이죠?

이동일 대표

[이동일] 내용은 산복도로의 역사와 현재의 모습입니다. 이러한 주제를 택하게 된 것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계획되어 실시된 ‘산복도로 르네상스’사업의 과정과 그 결과, 미래에 대한 내용입니다. 현재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은 도시재생사업으로 다른 지자체에도 영향을 미친 사업입니다. 중구, 서구, 동구, 부산진구, 사하구, 사상구, 영도구 등을 대상을 시행되어 왔습니다. 공간, 생활, 문화 재생을 주 테마로 진행되어 왔고요. 사업비는 1,500억 여원이 투입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810억이 투여 되었습니다.
‘산복도로의 어제와 오늘’은 공간(생활, 주거, 도로), 문화(문화거점시설, 문화센터 등), 주민네트워크(공동체, 마을 등)의 세 주제로 연구 되었습니다. 10년간의 사업을 되돌아 보면서 어떠한 점이 변화되었고, 무엇이 개선되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현재적 관점의 내용입니다. 

[박찬민] 산복도로의 정의라고 할까요. 산복도로는 어떤 도로를 말하는 겁니까?

[이동일] ‘산의 중턱을 깍아 만든 도로’, ‘산의 중간쯤 되는 곳을 지나는 도로’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산복도른 산동네를 이어주고 산아래의 생산공간과 산위의 생활공간을 이어주는 도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지형의 70%가 산악지형이기 때문에 산복도로라는 이름이 어디든 붙을 수는 있습니다만 아시다피시 부산의 경우도 70%가 산악지형이라는 점, 그리고 귀환동포, 한국전쟁의 피난민, 도시화의 이주민 등이 거주한 곳이 산 중턱이었습니다. 즉 부산의 지형과 해방, 전쟁, 도시화의 결과로 이루어진 산중턱의 도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찬민] 부산의 산복도로는 어느 지역에 형성이 되어 있나요?

[이동일] 앞에서도 말씀드렸다 시피 중구, 서구, 동구, 부산진구, 사하구, 사상구, 영도구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사실상 부산의 지형을 볼 때 해변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에 산복도로가 있습니다.

[박찬민] 각 지역 산복도로마다 특색이 있는 것 같아요. 정리 좀 해주시죠.

[이동일] 저희 연구진이 대상으로 한 산복도로는 동구, 중구, (입부 서구)의 망양로, 서구의 해돋이, 천만산로, 영도의 산복도로입니다. 모든 산복도로를 대상으로 할 수 없는 관계로 이곳만을 취재하고 연구했습니다. 먼저 모든 산복도로는 공통적으로 전망이 매우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산의 항구, 바다, 산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중,서구의 망양로는 부산시 뿐만 아니라 자치구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 곳입니다. 동구지역의 경우 많이들 아시겠지만 대표적인 곳이 이바구길입니다. 역사와 문화가 만나는 곳입니다. 한편 중구의 망양로는 산리공동체를 비롯한 마을주민 공동체의 활동이 특징적입니다. 서구의 해돋이길의 감천마을, 비석마을은 부산시민 뿐만 아니라 타지역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또한 천마산로에는 마을 주민이 주체적으로 만들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기찻집예술체험장을 비롯한 자생적이고 활동적인 마을공동체들이 있습니다. 영도는 상대적으로 가장 늦게 지원사업이 이루어 진곳인데요. 흰여울마을 골목길, 고지대 북카페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동구, 중구의 산복도로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스토리텔링, 거리, 음악제등 문화적 특징을 지녔다고 할 수 있고요. 해돋이길은 주민 네트워크 즉 공동체 네트워크, 카페운영, 주부들의 네트워크가 특징이고요. 영도는 거점 즉 흰여울 마을, 마을 북가페 등을 소개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찬민] 이 책은 연구원분들이 수차례 현지 조사와 주민 등을 만나 정리했다는데 그 과정이 궁금해요. 힘들지는 안았나요?

[이동일] 질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연구작업은 6개월간 진행되었는데요. 자료수집과 전문가 인터뷰를 거쳐 6월에서 8월까지 현장 취재가 이루어 졌습니다. 아시다시피 작년 여름이 꽤 더웠지 않습니까. 여담입니다만 더위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취재는 연구원 모두가 함께 하기도 했고, 개별 연구자들의 단독 취재도 함께 병행되었습니다. 일부 연구원을 짧은 시간이지만 그 곳에서 숙박을 하기도 했고요.
지역 주민, 관광객, 지역활동가를 대상으로 취재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나름대로 진솔하고 재미있는 인터뷰 내용도 많습니다. 취재를 하고 있으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는 분들고 계셔서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 취재에 응해 주신 주민들과 관광객, 지역활동가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박찬민] 산복도로 쪽의 지역이 낙후된 곳이기도 한데요. 이 지역의 발전이나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어떤 계획들이 잡혀있나요?

[이동일] 현실적으로 산복도로는 평균 폐가, 공가 비율이 약 30%이고요, 노령화도 심각한 상태입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은 2018년 까지 8차에 걸쳐 진행된 사업입니다. 표면적으로 산복도로 주변의 주민편의 시설 예를 들자면 도로변 정비로 안전한 보행로, 옥상 주차장, 경관 거점시설, 문화시설 등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내부적으로 사실 이것이 더 중요한데요. 내부 주민들의 공동체 네트워크 즉 주민들 스스로 마을을 일으키고, 내부의 공동체성을 강화한 것은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이 정리되면서 새로운 도시재생으로 뉴딜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사업에서 이룬 성과 즉 환경개선, 주민 거점 시설, 공동체 형성을 바탕으로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삶의 높이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즉 기존의 결과들을 바탕으로 좀 더 지역 주민의 요구를 담아야 될 것 같고요. 행정 편의상의 지역이 아니라 행정 구분을 넘어선 마을 단위의 사업이 진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 사업이 아니라 지역 주민,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요구와 필요를 적극 수용하는 것이 더 나은 산복도로의 삶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연구진들의 대담과 저희 책 부록에도 나와 있지만 이제 부산의 도시 재생사업은 이제부터 시작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박찬민] 앞으로도 부산학 연구총서를 계속 수행하셔야 하는데 산복도로를 포함해 부산의 발전을 어떻게 이끌어 나가야 할지 말씀해주시죠.

[이동일] 앞으로 어떠한 프로젝트를 진행할지는 부산연구원의 몫인데요. 우선 연구총서이기도 하지만 시민들이 보실 내용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관심과 요구를 반영하는 연구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저희 일상생활연구소를 비롯한 부산의 연구진들은 세계화의 추세와 더불어 지방화, 지역의 특징을 어떻게 하면 드러내고 경쟁력 있는 부산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산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적극적인 의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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