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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대표적인 불자 정치인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지역은 물론 불교계에 큰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국회 정각회 회장을 두 차례나 역임하면서 정치권과 불교계를 잇는 튼실한 다리 역할을 해왔고 자비와 포용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민을 섬기는 정치인 상을 보여줬기 때문인데요.

새 정치를 위해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강 의원의 불출마는 등신불을 떠올리게 합니다.

김호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12일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국회의원이 제주한라아트홀에서 연 의정 보고회를 통해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기자 >

지난 2004년 17대 국회부터 내리 당선된 4선 중진 의원으로서 주위 반대를 무릅쓰고 불출마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1월12일 제주도 의정보고회] "소신 있는 지식인 강창일 국회의원이, 중진 국회의원이 불출마 선언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알아야 합니다. 정치 개혁이고 새로운 21대 국회가 되기 위한 저의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충정에서 하는 겁니다."

그동안 강 의원은 말로만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판의 현실에 괴리감을 느껴왔습니다.

[1월1일 BBS 신년특집대담] "식물국회되니까 부끄러워서 뱃지를 달아본 적이 없어요 자괴감 때문에 무력감 때문에"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인적 쇄신 요구는 강 의원의 불출마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대표적인 불자 정치인을 민의의 전당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점은 불교계에 깊은 고민을 안겼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 1월12일 의정보고회] "제19대 국회와 제20대 국회에서 정각회장으로 추대돼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전통문화발전과 불교중흥을 위해 여야의 분별을 넘어 불교계의 현안들을 해결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셨습니다."

한 때 출가를 결심했을 만큼 탄허스님의 제자로도 활동했고 법정스님과도 교류했습니다.

정계에 입문한 뒤로는 불교 관련 입법 활동에 매진해 10.27법난 특별법 제정에 앞장섰고 공무원들의 종교 중립을 의무화하는 법안도 발의했습니다.

무엇보다 오늘날의 정각회를 탄생시킨 일등 공신 중 한 명입니다.

[1월1일 BBS 신년특집대담] "17대 국회 들어갔더니 정각회가 없어요. 그 분(안홍준 전 의원)과 얘기해서 정각회를 재건하자. 재건했죠 2004년도 17대 첫째 해에"

시대 변화와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안세력 발굴은 정치권 뿐 아니라 불교계에도 요구됩니다.

강 의원의 불출마는 여당 불자의원 모임에도 경각심을 줬습니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창일 의원이) 정치의 길 자체를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기에 민주당 연등회의 발전을 위해서 더많이 고민하고 구체적으로 강화시키는 일들을 벌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몸을 태워 세상을 구하겠다는 등신불처럼 정치개혁을 위한 강창일 의원의 희생은 불자 정치인 세대 교체의 신호탄으로도 비춰져 주목되고 있습니다.

BBS NEWS 김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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