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S뉴스파노라마에서는 연말을 맞아 2019년 한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 번째 순서, 사회 분야를 돌아볼 차례인데요,
사회부 유상석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유상석 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유 기자 안녕하세요?
< 기자
네, 안녕하세요.
< 앵커 >
올 한해도 사회 분야에선 다양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죠,
그 가운데서도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사건이 바로 현재도 진행형인 '조국 사태'인 것 같은데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은 우리 사회를 둘로 갈라놓았고, 지금도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자세히 얘기 나눠볼까요?
네. 2019년 우리나라의 정국은 '조국 정국'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조국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초기 민정수석으로 검찰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 작업을 진두지휘하다가 올해 8월 9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고, 한달 뒤인 9월 9일 장관이 됐습니다.
하지만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논란, 의학 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 표창장 위조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조 전 장관을 향한 여론은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결국 조 전 장관은 임명된 지 한 달을 조금 넘긴 지난 10월 14일, 장관직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법정에서 유무죄를 가리길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는데요.
그 뒤로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일가 의혹'에서 '감찰무마 의혹'과 '청와대 하명수사' 건으로 확대되면서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잘 아시는 것처럼 이 건에 대한 검찰 조사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조 전 장관을 둘러싼 논란은 새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초에는 '버닝썬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었죠?
그렇습니다. '버닝썬 사건'의 시작은 단순 폭행 시비였습니다.
클럽 버닝썬의 직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했고,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경찰의 태도가 석연치 않더라... 이런 논란이 발단이 됐습니다만.
이 수사를 진행하다보니 일이 커진 겁니다.
가수 정준영의 휴대전화 단체 대화방에서 비롯된 성폭행 의혹, 마약과 성매매. 그리고 이른바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규근 총경의 금품 수수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수사가 확대된 사건이었습니다.
결국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정준영과 최종훈은 1심에서 각각 징역 6년과 5년을 선고받았는데요,
가수 정준영이 취재진 앞에서 했던 발언입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정준영 현장음
"국민여러분과 저로 인해서 상처받고 피해받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버닝썬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가수 승리는 경찰에서 기소의견으로 송치돼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요. 윤 총경에 대해서는 형사재판 중입니다.
온 국민을 충격에 빠트린 사건으로 고유정 살인사건도 빼놓을 수 없지요.
잔혹하게 범죄를 저지르고도 죄의식 없어 보이는 침착한 모습 때문에 충격을 받은 분이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
제주에서 살해한 전남편의 시신을 차에 싣고 육지까지 이동하며 훼손하고 유기하는 대담하고 침착한 범행에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경찰에 체포되던 순간에도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모습은 공포 마저 불러일으켰는데요.
당시 상황 직접 들어보시죠.
고유정 현장음.
"(오전 10시 32분 경으로 살인죄로 긴급체포하겠습니다) 왜요?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고, 불리한 진술 거부할 수 있고, 체포적부심 신청할 수 있어요) 그런 적 없는데? 제가 당했는데..."
고유정은 10차례 가까이 열린 재판에서도 전 남편이 자신을 성폭행하려 해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라며, 범행을 사전 계획했다는 공소사실을 계속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고유정 사건 재판도 현재 진행 중인 상태입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이춘재로 밝혀진 것도 올해 큰 사건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이라는 명칭도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으로 바뀌기도 했지요?
그렇습니다. 영원히 미제로 남을 뻔 했던 역대 최악의 연쇄 살인 사건이죠. '화성 사건'의 진범이 밝혀졌습니다.
지난 1980년대 중후반, 온 나라를 충격에 빠뜨렸던 이 사건.
당시 과학수사의 한계로 미궁에 빠졌었습니다만, DNA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결국 33년만에 범인이 덜미를 잡힌 겁니다.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이미 수감돼 있던 이춘재가 범인으로 밝혀졌고요, 지금까지 모방 범죄로 알려져 있던 1988년의 8차 사건도 결국 이춘재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하면서 충격을 더했던 그런 사건입니다.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이 사건을 이유로 이춘재에게 추가적인 형사처벌을 한다거나 그럴 수는 없게 됐습니다만, 그래도 미제로 남을 뻔한 사건의 실체가 밝혀졌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여파가 경찰과 검찰간의 갈등 구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었던 인물이 있죠. 20년 동안 억울하게 수감생활을 해야 했던 윤모 씨인데요, 재심 청구를 했습니다.
이 과정에 대한 진상 조사도 벌어지면서, 당시 국과수 감정에 은폐라거나 조작 이런 문제들이 있었는지를 두고 검경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당시 경찰이 국과수 감정을 고의적으로 조작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경찰은 "단순 오류였을 뿐"이라고 맞서는 그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죠.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수사는 결국 비극적으로 일단락됐어요?
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었죠. 결국 사법행정권을 남용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검찰이 제시한 구체적 혐의는 재판 개입과 사법부 블랙리스트, 비자금 조성 등 무려 47건에 달합니다.
그리고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10명의 전·현직 법관들도 관련 의혹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소환조사 당시 포토라인을 거부하고 대법원 앞에서 별도 회견을 갖는 등 검찰과 신경전을 거듭하던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치열한 법리 대결을 벌였는데요.
검찰이 신청한 증인만 200명이 넘고, 주 두세 차례 열리는 재판 증인석에 전·현직 법관들이 줄줄이 나와 증언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 재판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증인 신문 일정만 해도 최소한 2020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3월 한 차례 보석을 청구했다가 기각됐지만, 7월 재판부 직권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헝가리에서 우리나라 관광객이 탄 유람선이 침몰했었고, 강원도에서는 큰 산불이 나 축구장 면적 4천개가 넘는 산림이 잿더미가 되기도 했었죠?
네. 지난 5월 29일 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바이킹시긴호와 충돌 후 침몰해 한국인 승객 25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또, 한국인 승객 한 명은 현재까지도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인데요.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헝가리인 선장과 승무원 등 헝가리인 2명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최악의 수상 참사였는데요. 유람선 참사를 일으킨 선장은 과실로 인한 수상교통 방해로 다수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와 사고 후 구조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보다 앞선 지난 4월 4일부터 6일까지는 강원도 고성·속초, 강릉·동해, 인제에서 잇따라 발생한 대형산불로 축구장 면적 4천22개에 해당하는 2천872헥타르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이 불로 2명이 목숨을 잃었고요. 658가구 천524명의 보금자리가 사라졌습니다. 정부는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고요.
8개월에 걸친 경찰 수사 결과 산불은 고압전선 자체의 노후와 한전의 부실시공, 부실 관리 등 복합적인 하자가 원인인 '인재'로 드러난 사건이었습니다.
경찰은 한전 직원 7명과 유지·관리 담당업체 직원 2명 등 9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긴 상태입니다.
인천시를 큰 충격에 빠뜨렸던 '붉은 수돗물' 사태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67일 동안, 무려 26만 천 세대가 피해를 입었는데,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도 '혹시' 하는 걱정이 끊이지 않았었죠?
네. 인천시 서구 지역에서 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민원이 제기된 건 지난 5월 30일이었습니다.
그 이후 붉은 수돗물은 영종과 강화 지역에서도 나왔는데요. 수돗물을 사용하는 시민들의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학교들도 수돗물 문제로 급식을 중단하면서 정상 수업조차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붉은 수돗물의 원인은 수계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환경부는 '인재'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박남춘 인천시장이 시민들에게 공개 사과까지 했습니다만, 붉은 수돗물은 계속 나왔고, 시민들의 불신은 이어졌습습니다.
사태가 발생한 지 67일이 지나서야 인천시는 수질 정상화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박남춘 시장의 정상화 선언, 한 번 들어보시죠.
박남춘 인천시장 현장음
"인천시민 여러분, 이제 수질은 피해 이전 상태로 회복되었습니다. 이후 보상 협의 시행과 근본적인 수질 개선을 위한 단기, 중장기 상수도 혁신 과제에 집중해나가겠습니다."
이렇게 문제는 일단락됐습니다만, 관련 공무원 7명은 지금도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 붉은 수돗물 사태의 여파는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도 불안감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유상석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