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영 은정한의원장(부산시 여한의사회장)

● 출연 : 박은영 은정한의원장(부산시 여한의사회장)
● 진행 : 박찬민 BBS 기자

(앵커멘트) 다음은 주간 섹션 순서입니다. 매주 화요일 이 시간에는 부산시 한의사협회에서 한의학 상담을 해주는데요. 오늘은 부산시 여한의사회 회장을 맡고 있는 범일동 은정한의원 박은영 원장님과 함께 기능성 소화불량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금 박은영 원장님 전화연결되어 있습니다. 박은영 원장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박은영입니다.

질문1) 요즘 연말이라 잦은 모임으로 과식하거나 술을 마실 일이 많으시죠? 다음날 속이 더부룩하고 불편한 증상 다들 겪어보셨을 거 같습니다.

-소화가 완전히 안되면 더부룩함, 속쓰림, 메슥거림, 복통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이처럼 식도, 위, 십이지장인 상부 위장관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모든 소화기 증상을 소화불량이라고 합니다. 소화불량은 내시경 검사나 초음파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기능성 소화불량과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등 소화성 궤양, 역류성 식도염, 위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 선종, 위암과 같은 종양 등 명확한 기질적인 원인이 있는 경우인 기질성 소화불량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질문2) 소화불량이 기능성 소화불량과 기질성 소화불량으로 구분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기능성 소화불량인데요. 기능성 소화불량은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하셨잖아요.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는데 왜 소화불량이 생기나요?

-기능성 소화불량은 식도, 위, 십이지장의 기질적인 이상은 없지만 음식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위장의 연동운동에 문제가 있거나 과민하게 반응하여 생깁니다.

위에서 음식물이 배출되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 식사 후 위의 윗부분인 위저부의 이완이 잘되지 않는 것, 위가 팽창하는 것에 대해 위의 아랫부분에서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 십이지장에서 지방이나 위산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 심리적인 영향 등을 원인으로 봅니다.

질문3)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원장님?

-먼저 말씀드린 두 가지 원인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음식을 먹고 나면 식도를 통과하여 위로 음식물이 내려가고, 위에서 일정 부분 소화된 음식물이 십이지장으로 내려가면서 소화가 일어나는데요. 영양소의 종류에 따라서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내려가는 시간이 다릅니다. 밥과 빵 등의 탄수화물은 보통 1~2시간이 걸리고요. 소고기 닭고기 등의 단백질은 2~3시간, 튀긴 음식 등 지방은 3~4시간이 걸립니다. 위는 심장처럼 자체적으로 위 근육을 움직이는 신경이 있는데요. 평균적으로 1분에 3번 수축하면서 음식물을 조금씩 십이지장으로 내려보냅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이 있으신 분들은 위의 운동성이 떨어져서 음식물을 내려보내는데 1.5배 이상 시간이 걸립니다. 음식이 위에 오랫동안 남아있으면 더부룩한 느낌이 생기고 위산 분비가 많아지면서 속쓰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음식물이 들어오면 위가 잘 늘어나야 하는데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긴장된 상황에서는 교감신경이 작용하여 위가 팽창하기 힘들고요. 또한 횡격막이나 복부 근육의 긴장이 과도하더라도 위가 팽창하기 힘들어서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배가 빨리 부르거나, 식사 후 더부룩하거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생깁니다.

질문4) 한의학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의 원인을 어떻게 봅니까?

-한의학에서는 음식으로 인한 병증을 식상(食傷)이라고 합니다. 식상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소화 기능이 약한 비위허약, 기름진 음식을 먹거나 과식하여 생긴 식체, 소화 과정에서 발생한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뭉쳐서 생기는 담음이나 담적입니다. 평소 소화 기능이 아주 좋은 사람이 급체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만성적인 소화불량은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세 가지 원인이 함께 작용하여 소화불량이 생긴다고 봅니다.

질문5) 비위허약, 식체, 담적 세 가지를 원인으로 말씀하셨는데요. 그럼 치료는 어떻게 합니까?

-침과 약침으로 위의 운동성을 정상화시키고 긴장되어 있는 복부의 근육을 이완합니다. 소화불량은 배가 차가워서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뜸이나 따뜻한 찜질, 광선치료를 통하여 배를 따뜻하게 합니다. 그리고 체질과 원인을 고려한 한약을 처방하여 근본 치료를 합니다.

소화 기능이 약해서 오는 비위허약형은 위장을 보해주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소음인 중에 특히 비위기능이 약한 분들이 많으신데요. 비위기능을 강화하는 인삼, 황기 등의 약재를 사용합니다.

위가 팽창이 잘 안되고 운동성이 떨어져서 소화가 안되는 경우, 지실, 창출, 진피 등의 약재를 사용합니다. 또한, 소화효소의 분비를 도와주는 산사, 신국, 맥아 등의 약재가 있는데요. 산사는 리파아제 및 프로테아제의 분비를 촉진하여 지방과 단백질의 분해를 촉진하고 맥아는 아밀라아제가 있어서 탄수화물의 소화를 돕습니다.

담음, 혹은 담음이 쌓인 담적이 있는 경우에는 삼릉, 봉출 등의 강한 약으로 담적을 풀어주기도 하고요. 근본적으로 담음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치료를 합니다.

질문6) 갑자기 소화가 안되고 메슥거리는 경우 체했다고 하잖아요. 그런 경우에도 한의원에서 치료를 하나요?

-급체 혹은 체기를 한의원에서 치료하는 줄 모르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급체는 한방 치료로 정말 빠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침, 약침, 뜸, 한약을 이용하여 치료하는 방법은 만성적인 소화불량과 비슷한데요. 급체의 경우는 한약을 달여서 처방하는 경우보다는 위에서 잘 내려가지 못하고 있는 음식물이 잘 내려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환이나 보험 적용이 되는 보험약을 주로 처방합니다.

그리고 체했을 때, 등이 아픈 적 있으셨을 텐데요. 위, 십이지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 등에 연관통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와 십이지장을 지배하는 척수 분절이 흉추 6번에서 10번에 있기 때문에 심하게 체하였을 때 등에 통증이 오는 건데요. 등에 통증이 있는 경우 통증 부위에 자락관법이라고 하여 부항을 하거나, 약침, 침 치료를 하면 더 빨리 낫습니다.

질문7) 소화불량의 예방을 위해서 일상생활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다들 아시지만 실천이 어렵죠?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요. 저녁 8시 이후 혹은 밤늦게 먹는 야식은 꼭 줄여주세요. 소화기관들도 일을 해야 할 때는 일을 하도록 하고, 쉬어야 할 때는 쉬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하셨을 때는 3일 동안은 미음이나 흰죽으로 식사를 하시는 것이 좋고요. 평소에 소화가 잘 안되시는 분들은 생야채나 잡곡밥보다는 야채는 데쳐서 드시고 흰쌀밥을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위장의 운동성이 많이 떨어지는 분들은 몸을 이완시키는 명상, 스트레칭, 하루 30분 이상 걷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질문8) 마지막으로 당부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의학에서는 비위가 건강한 것을 건강의 기본 요건으로 봅니다. 잘 먹고 영양분을 잘 흡수하여야 인체에서 필요한 물질들을 만들어내고 대사가 원활하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최근 집 밥을 먹는 경우보다 외식이 잦고, 가정식 대체식품이 늘어나면서 기능성 소화불량은 더 흔히 발생하는 거 같습니다. 속이 불편한 증상이 있으실 때, 검사 상으로 이상이 없다고 방치해두지 마시고, 한의원에 내원하셔서 건강의 기본인 비위가 건강할 수 있도록 치료받으시길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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