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불자들 설 명절 미리 체험...고향의 향수 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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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맞아 우리나라에 정착한 베트남 다문화 가족들을 위한 문화 축제 한마당이 펼쳐졌습니다.

인천의 명찰 흥륜사가 마련한 베트남 다문화 가정 축제는 설 명절 분위기를 미리 체험하고 고향에 대한 향수도 달래주는 의미있는 시간이 됐습니다.

김연교 기자가 축제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인천 송도 앞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흥륜사에 베트남 출신의 다문화 가족들과 불자들이 모였습니다.

낯선 땅에서 새해를 맞이하게 될 베트남인들을 위한 축제가 이곳 흥륜사 만불전에서 열렸습니다.

행운을 뜻하는 '노란 매화'에다 찹쌀과 녹두, 바나나 잎 등으로 만든 베트남의 명절 음식 '반뗏', 그리고 베트남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와 '농라'까지 베트남의 설날을 상징하는 음식과 물건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새해까지는 아직 열흘 남짓 남았지만, 이른 설 명절을 준비하는 이들의 표정에는 벌써부터 흥분과 설렘이 가득합니다.

행사에 참석한 베트남 불자들은 자신들의 전통 의상을 입고 음식도 함께 즐기며 모처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습니다.

[김금옥 / 베트남 이주민]

["이런 행사에 참석하게 돼서 너무 행복하고요. 특히 고향 생각이 많이 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행복합니다."]

행사에서는 한국어와 베트남어로 번갈아 예불이 봉행돼 부처님을 향한 신심을 다지는 시간이 마련됐습니다.

여기에다 양국의 음악이 한데 어우러진 축하 공연이 더해져 화합과 상생의 분위기를 이끌었습니다.

이번 행사를 마련한 인천 흥륜사 주지 법륜 스님은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인 역시 우리 사회의 일원이며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할 대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법륜 스님 / 인천 흥륜사 주지.인천불교문화진흥원장]

["산업근로자로 일하는 분들도 많고, 결혼해서 가정을 갖고 한국민이 돼 사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중에 2세들이 군에 가서 복무도 하고요. 이 사회 깊숙이 참여하면서 그들의 역할이 증대돼가고 있는 시점입니다."]

법륜 스님은 특히 다문화 가정을 포용하고 이들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흥륜사를 찾은 정관계 인사들은 다문화 가정의 우리 사회 적응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박남춘 / 인천 시장]

"(우리나라에 있는) 베트남인들의 삶이 마냥 행복하기만 하냐는데 대해서는 저는 많은 생각 갖고 있고, 지금 말씀하신대로 고충 많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차별이 없고 서로 존중하는 그런 문화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는 다짐을 드립니다. 

'다름을 존중하자'는 취지에 꼭 맞는 형식으로 열린 이번 축제는 국적에 관계없이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됐습니다. 

이와함께 다문화 가족과 이주민들의 한국 사회 정착을 위한 불교계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더욱 힘을 얻을 전망입니다.

BBS 뉴스 김연교입니다. 

영상취재/편집 : 최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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